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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섬게임식 악성 자본주의 경쟁과 그것을 지지하는 교육을 벗어나자.
 한수수  | 2009·04·08 18:41 | HIT : 671 |

하루 24 시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우연히 서로 다른 장소에서 청년들의 교육과 삶에 관한 2 가지 사례를 텔레비젼 방송을 통해 보았다. 하나는 집안 거실에서, 다른 하나는 마을 친구의 사무실에서 다른 일을 하던 중 누군가 켜놓은 방송에서 흘러나온 내용을 흘려듣다가 어떤 부분부터 끌려 들어가 자세히 보게 되었다.

첫째는 우리나라의 한 대학졸업생이 재학 기간 내내 계획을 세워 열심히 공부하고 각종 연수와 봉사, 인턴, 토플, 그리고 평균평점 등 소위 스펙(Specification)이라 불리는 대기업 취업요건에 적합한 조건들을 모두 갖춘 다음 의기양양하게 취업경쟁에 뛰어들었는데 4 학년 2학기부터 무려 6 개월 이상 100 개가 넘는 기관과 회사에 원서를 제출하고 취업을 위하여 전력을 경주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취업을 포기하게 된 사례였다.

두 번째는 미국에서 경기침체기를 맞아 예년 같으면 고액연봉을 받으며 모심을 받아갈 유명 대학 경상계열 졸업생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극심한 경제위기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던 끝에 그 동안 추구해왔던 안락한 대기업 사무직, 높은 금액의 보수를 접어버리고 온갖 고생을 마다 않고 미국 50개 주를 돌아다니며 목장에서 소젖 짜기, 물품배달, 거리청소, 공장의 조립공 등 각종 직업을 체험하면서 각 직업의 특성과 자신의 적성을 발견해내려는 대장정을 하고 다니는 사례였다.

이 두 사례를 보면서 얼핏 떠오르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경상도 밀양의 모 중학교 교장선생님이다. 얼마 전 교사 연수회에서 자신은 ’사는 목적이 자기 부인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이며 그 실행방안 중에 한 가지로 매일 아침에 눈을 뜨고 옷을 차려 입은 다음 한 결 같이 부인을 상석에 앉게 하고 108배 큰절을 올린다’ 고 떳떳하게 대중 앞에서 말씀하셨다.

그 기발한 생각에 호기심이 나서 그를 초청했다. 저녁식사 후에 내가 자는 방으로 모셔와서 간단한 술을 나누며 대화를 나눴다.

그 선생님은 자신은 부인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재직하는 학교의 매주 월요일 조회에서도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훈화시간을 줄이는 것이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 믿으며 그래서 교단에 올라서자마자 곧장 ’여러분! 사랑합니다!’ 라는 단 한 마디만 하고 훈화를 마친다고 했다.

한편 자신의 자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태어나서 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공부해라.’고 시켜본 역사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 아이들의 장래가 어떻게 되길 바랬기에 그렇게 할 수 있었느냐? 고 묻는 질문에 ’대학 나온다고 취직이 잘 안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 라고 했다. 그래도 아이들이 알아서 놀고, 알아서 공부한 끝에 윗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해 회사에 다니고 아들은 고등학교 때 사귄 여자 친구와 결혼하고 싶어 해서 대학 재학 중인데 결혼부터 시켜줬다고 했다. 그들이 대학 진학을 앞뒀을 때도 ’가장 좋은 대학은 서울대나 연고대가 아니며,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 이라며 서울의 유명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조금도 원하지 않고 밀양에서 가까운 진주와 인근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게 했다고 했다.

다른 한 사람은 일본인 사장님으로 세계 최고의 초정밀 베어링을 만드는 회사를 경영하신다. 그 분에 대해서 난 신문기사를 읽고 그 분이 쓴 자서전을 사서 읽었다.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해마다 신입사원들을 선발할 때 공개경쟁시험이나 학교 추천을 통해서 하지 않고 선착순으로 ’누구든 어디서 무엇을 배웠든 상관없이 보충할 인원이 생기면 그때마다 먼저 온 지원자를 무조건 합격시킨다.’ 고 했다. 아무리 해도 도저히 믿기 어려운 발상의 전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회사는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 패배한 궁핍한 시기에 창립한 때부터 지금까지 50-60 년 동안 계속 발전해 왔고 안정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새로 들어온 사원들이 과거에 무엇을 배웠든 성적이 어떻든 따지지 않고 회사에서 길들이고 가르쳐서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인화를 이루고 서로 잘 해보자 는 상생상승의 분위기 속에서 회사의 기술혁신과 종합적인 발전이 오늘날까지 이루어져왔다 는 것이었다.

한국을 포함한 현대 동서양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에선 ’이긴 자는 먹고 쓰고 남을 만큼 모든 것을 가지게 되고 진 자는 인간으로서 기본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주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물품도 없이 생존을 위하여 구걸하거나 굶주려야 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왔다. 그것이 바로 현재의 우리 사회를 규정하고 지배하는 냉혹한 논리이자 원칙이고 법이다. 그것에 항의하는 자는 가차 없는 천대와 멸시를 받아야하고 심할 경우 용산참사의 경우처럼 좌익, 빨갱이로 몰려 비명에 생을 마감해야 한다. 법은 겉으로는 정의와 평등을 내세우지만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방 그것이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보호하고 갈수록 그 기득권을 더 강화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와 규정을 만들어간다. 그 법을 만들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주체인 소위 국회의원과 법조인 세력은 그 진입장벽을 점점 더 높이고 있으며, 현재도 거의 기득권 계층이 차지하고 거의 대를 물리다시피 하고 있어 같은 규정을 놓고도 기득권층에 유리한 판정과 해석을 내리기 일쑤이다.

우리나라 같은 신흥자본주의 시장국가에선 위에 지적한 모순이 드러나게 보일 정도로 심하다. 미국 같은 오래된 지배 자본국들의 경우에는 겉으로는 잘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덧칠이 되어있다. 학교와 매스콤에서는 이 오래된 제로섬 게임, 경쟁의 논리를 진리라고 선전하고 가르치기 때문에 의례 그것이 유일한 진리이려니 하고 국민들이 길들여있다. 그러나 그 부인할 수 없는 모순의 증거가 이라크전쟁이고, 거리의 수많은 노숙자(Homeless)들이며,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는 무차별 총기난사 사고이다.

그러면 헌법상의 권리이고 인간 고유의 권리라고 배운 진정한 자유와 평등, 생존권의 보장은 어떻게 하여야 가능하단 말인가?

원래 극히 제한된 지구라는 인류 거주 환경과 얼마 동안 쓰고 나면 다 없어질 자원 때문에 치고받고 싸우고 어떤 수단을 쓰든 이긴 자가 모든 것을 다 누리고 소비하며 패배한 자는 굶주림과 질시를 받아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것처럼 당연한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사상과 새로운 논리, 새로운 생활습관을 새로 깨치고 익히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알게 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특히 신자유주의가 강요해온 삶의 방식, 배움의 논리는 이제 시정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경쟁에서 다소 뒤지고 패배하더라도 그것이 모든 것을 빼앗기는 참혹한 결과로 직결되지 않고 서로 나누고 서로 도와 거리의 가로청소부나 산골짜기 다락논의 농부라 할지라도,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생존이 위협받지 않으며 노력하면 언제든 더 나은 삶의 기회가 보장되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의 비자금을 받아 뒤로 배를 불리고 그들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정치와 기업의 검은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중소기업이나 개인 자영사업자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는 공평한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의 교육제도는 고질화된 정경유착 구도 속에서 날이 갈수록 비대해지고 심지어 정권까지 좌지우지하는 대기업에 들어가서 그 하수인이 되거나 아니면 공무원이 되어야만 물질적으로 풍요롭거나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이 구도를 너무 당연시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일류대학에 가기 위해, 그리고 스펙을 갖추기 위해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대부분을 희생해야 하도록 인간을 돈과 자본의 노예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교육은 이런 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인간, 돈과 자본에 굴복하지 않는 인간, 이겨도 자기 것을 나눠주고 진 자들과 친구로 지내는 인간, 자신의 진정한 적성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무언가 진정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는 인간, 이웃과 다른 사람들을 서로 돕고 협력할 수 있는 인간을 키우고 만들어 내는 교육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학교에서 수학 공식을 잘 외우고 문제를 잘 풀게 만들고, 영어 단어를 많이 외우고 문법을 많이 익혀서 토익이나 토플에서 높은 점수만 받게 하며, 난해하고 햇 갈리기 쉬운 지문과 문제를 분석하고 그 정답을 맞추는 기술을 반복 훈련시키는 언어교육 같은 비생산적이고 실제 생활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되는 그런 허구의 교육을 지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제 생활 현장의 생생한 움직임을 체험케 하고 각자의 수준과 흥미를 반영하여 개별적인 이해를 돕고 학생 상호간, 학생과 교사 간에 활발한 대화와 질의응답이 오가는 방식의 교육이 실시되어야 하며 물질적인 풍요와 넘칠 정도의 소비가 인간의 행복과는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음을 깨우쳐 주고 부족한 자원을 아껴 쓰고 나눠 쓰며 적은 것으로도 만족할 줄 아는 생활태도를 길러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박 로마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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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글은 [21세기 새로운 학교를 위한 공부모임] 카페에 기고한 글로
필자는 새로운 대안학교 설립을 목표로
최근 수년 동안 각급 대안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아이들을 만나왔고,

입시교육의 일번지 강남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작은 도시 대안학교를 설립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의사항이 있거나 설립준비위에 참가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 primewld@hotmail.com 이나 전화 0112456833 으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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