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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142호] MZ세대를 말하다

[격월간 민들레 142호]

  • 엮은이 편집실
  • 발간일 2022년 7월 20일
  • ISSN 1739-6506
  • 책값 11,000원


◉ 목차 


엮은이의 말  MZ세대론에 가려져 있는 것들 


기획 _ MZ세대를 말하다
MZ세대의 말_ “끝끝내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해도” │ 이민혜민
MZ세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주재성
10대 꼰대가 말하는 “라떼는 말이야” │ 이하은
세대가 아니라 세습이 문제다 │ 조귀동

단상  진로교육이라는 외로운 줄타기 │ 장신미

논단  
N수 권하는 사회 │ 엄수정

제언  
혁신교육과 마을교육이 놓치기 쉬운 것 │ 현병호

만남  
탐색과 창작을 위한 제3의 청소년 공간 │ 편집실

교육 동향   
코로나 이후, 다시 마을교육을 생각하다 │ 김태정

또 하나의 창  
말에 담긴 청소년 인권 │ 백호영

배움터 이야기   
중도입국 청소년과 다문화교육 │ 손소연


열린 마당  초등학생들이 학원에 가는 이유 │ 이준수


살며 배우며  
시골에서 청년으로 살아가기 │ 박누리

부모 일기  
세 아이 육아하며 읽고 쓰기 │ 이인진

함께 읽는 책  
백 세 시대에 서로를 돌본다는 것 │ 장윤미『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함께 보는 영화  
태어나줘서 고마워! │ 최정현「태어나길 잘했어」

새로 나온 책 │ 전국 독자 모임 │ 소자보



◉ 본문 미리 보기 


이번 호 기획은 ‘카더라’ 하는 MZ세대론의 실체와 그 양상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해, 청년 세대 안에서 양극화되고 있는 불평등, 청소년들의 진로, N수생이 급증하는 현상에 관한 분석으로까지 이어집니다. 백 세 시대를 살아갈 젊은 세대가 꿈꾸는 미래, 우리의 현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불안정한 사회에서도 안정과 행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분투가 느껴져 한편 마음이 짠하기도 합니다. 구분하고 단정 짓기 전에,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서 동시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로서 접점을 찾는 일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_ 엮은이의 말

 

‘뭔가 더 팔고 싶어서 밀레니얼 세대라고 명명을 해봤는데 알고 보니 그들은 돈이 별로 없네. 아이쿠, Z세대랑 얼른 붙여버리자!’ 밀레니얼 세대에게 경제력이 좀 더 있었더라면 Z세대가 이렇게 빨리 도래하진 않았을 것이다. 또 Z세대가 돈이 좀 있었더라면 밀레니얼 세대에 묻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등장하고 얼마 되지 않아 Z세대와 통합되었는데, 노령화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왜 아직도 건재한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_ 주재성, <MZ세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라는 20여 년 터울의 연령 집단이 ‘MZ’로 묶여 이야기되는 현상은 더 이상 세대를 사회 현상의 분석 단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MZ라는 호명에서 묻어나는 건 단일한 경험을 했을 리가 없는 광범위한 연령 집단을 ‘이해할 수 없는 요즘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기성세대의 시각이다. 눈길을 끄는 몇 가지 현상으로 MZ세대를 설명하는 게 설득력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번듯한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청년 내부의 경제적·사회적 이해관계 차이는 더 부각될 것이다. 세대가 아닌 계급이야말로 지금의 청년 문제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으로 적합해 보이는 이유다. _ 조귀동, <세대가 아니라 세습이 문제다>

 

이 공기를 마시고 있는 아이들에게 입시와 노동시장이라는 핵심 문제를 외면한 채 줄곧 선택 을 강조하고 확대해온 교육과정은 진로 선택을 희망에서 공포로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저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아이들의 꿈은 소비 욕망에 포획된 이 시대의 반영인 동시에 경쟁과 격차의 심화가 야기하는 불안의 증상이다. 아이들은 사실 ‘나, 불행해질까봐 겁나요!’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_ 장신미, <진로교육이라는 외로운 줄타기>

 

친한 사람을 우리는 ‘친구’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어린 사람에게 ‘친구’란 말을 남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을 가리켜 “그 친구는~” 한다든지, 어른이 어린이들을 부를 때 “우리 어린이 친구들은~”이라고 하는 경우다. 본래 친구 관계는 상호적인 것이다. ‘서로’ 친해야 친구인 거다. 하지만 나이의 위계 속에서 쓰이는 ‘친구’라는 호칭은 일방적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더 적은 사람을 ‘친구’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반대로 나이가 적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을 ‘친구’라고 부르는 것은 어색하거나 심지어 무례하게 느껴진다(학교에서 교사를 “우리 선생님 친구들~”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학생은 없다). _ 백호영, <말에 담긴 청소년 인권>

 

대중교통 문제, 열악하고 비싼 주거 환경, 다양한 교육문화 시설과 일자리 같은 정주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데 사람들이 지역 안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일자리나 주거, 문화 기반 문제는 청년의 지역살이를 힘들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사실 이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좋은 일자리와 주거 환경이 갖추어진 지역은 청년 말고 그 누가 와도 살기 좋은 곳이다. _ 박누리, <시골에서 청년으로 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