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vol.154: 남자아이들이 위험하다? (2024년 겨울)
• 판형: 140⁕210mm
• 쪽수: 200쪽
• 책값: 16,500원
• 펴낸날: 2024년 12월 1일
• ISBN : 9791191621174 (03370)
• 펴낸곳: 도서출판 민들레
책 소개
'남자아이들의 성장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학교에서 임원을 맡는 것도, 친구들을 잘 챙기는 것도, 성적이 뛰어난 것도 여자아이들이라며 아들 가진 부모들 사이엔 남녀공학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진다. 그 원인으로 여학생에게 유리한 교육과정, 평가 방식 등이 지목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아들맘’이 멸칭으로 치환되고 젠더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성장 과정에 남녀 차이가 있는지, 요즘 남학생들이 정말 위험해진 건지, 혹은 교육 환경이 정말 여성에게 유리한 조건인지 그 전제들을 하나씩 살피며 인간의 성장을 이해하고, 서로를 더 깊이 수용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본문 미리 보기
“딸이 얼마나 좋은데. 아들 키우는 거랑 딸 키우는 거랑은 천지 차이야. 엄마한텐 딸이 있어야 해!” 그들의 말에 악의는 없다. 악의는커녕 오히려 선의에 가깝다. 아들만 둘을 키워야 하는 나에게 딸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충만한지를 일깨워주려고 애쓰는 낯선 사람들. 이런 상황을 나 혼자만 겪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내게 똑같은 말을 건네었던 것으로 보아 이는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어떤 인식과 맞닿아 있다. (...) 아들을 키우는 일과 딸을 키우는 일은 본질적으로 다르며, 아들을 키우는 일이 딸을 키우는 일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인식. 딸 키우는 양육자는 딸을 위험으로부터 지켜야 하며 아들을 키우는 양육자는 그런 이슈에 대해 그저 입을 다무는 것이 최선이라고 암묵적으로 합의된 문화. _ 이서리, < 아들 키우는 법, 따로 있다?>
여학생의 내신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주장의 전제에는 여성들 특유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보면 이 또한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성향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여자아이들에게 ‘칠칠치 못하게’, ‘조신하지 못하게’, ‘꼼꼼하지 못하게’ 같은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온 우리가 학습시킨 결과는 아닐지.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구획 짓는 이분법적 환원주의에 반발하는 나조차 학생 생활지도를 하면서 ‘-다움’이라는 본질적 성차를 그대로 재현해왔다. 아마도 가정과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방식의 교육은 그 뿌리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단단할 것이다. _ 김형성, <남녀공학은 남학생들에게 불리할까>
불평등과 양육 방식의 관계를 연구한 도프케·질리보티는 오늘날의 교육에 시간과 자본 투자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PISA 점수가 부모의 양육 방식과 높은 상관도를 보인다고 분석한다. (...) 이들은 불평등이 두드러진 나라에서 부모 역할이 증가한 것은 교육으로 인한 보상이 커진 것에 대한 합리적 대응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대표적인 나라로 미국과 한국을 꼽는다. 알파걸의 코호트는 이 집약적 양육이 늘어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여성들로, 교육, 취업, 정신 건강 등 모든 면에서 경제적으로 유복한 가정 출신의 백인 여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즉 알파걸은 노동시장에 존재하는 구조화된 성차별을 뛰어넘고자 하는 야심만만한 젊은 여성들의 개인적 노력만이 아니라, 계급화된 부모의 후원이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다. ‘소년 위기’와 ‘알파걸’ 담론은 이러한 구조를 고려하기보다는 오로지 학업 성취 기준에 따른 성별 간 비교 잣대 경쟁으로 접근함으로써 경쟁교육 체제로 인해 빚어진 문제와 비용을 소녀와 여성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_ 엄혜진, <'소년 위기' 담론의 세계적 동향>
물론 딸을 키운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젠더적 관점을 습득하는 건 아니다. 여성 인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딸을 양육하며, 이를 넌지시 자랑하기도 한다. 딸에게 한없이 자상하고 너그러운 아빠를 뜻하는 ‘딸바보’가 그런 경우다. (...) 아빠가 딸에게 ‘꿈벅 죽는’ 이유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지친 자신을 애교와 미소로 위로하는 무해한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딸을 무해한 존재로만 가두는 이 시선은 성별화된 고정관념을 재생산한다. 더욱이 무분별한 애정을 주며 예뻐하기만 하는 것을 바람직한 양육 태도라고 할 수도 없다. 딸바보식의 양육 태도는 여성이 시혜적 사랑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_ 이슬기, <'아들맘'은 어쩌다 멸칭이 되었을까>
혜택은 없고, 불안은 높고, 이성에 대한 선망은 강렬하다. 젊은 남성의 삶은 불균형과 부조화 그 자체이다. 젊은 여성들도 불안하고 불안정하긴 마찬가지이지만 보다 공동체적인 방향으로 자존을 찾아가려는 경향이 강한 데 비해 남성들은 문화적으로 더욱 취약하다. 게임과 운동 외에 정신을 안정시켜줄 자기들만의 세계를 찾지 못한다. 어쩌면 해소하지 못한 그 불안감을 약자인 여성에게 쏟는 것인지도 모른다. _ 안정선, <모두가 억울한 세상에서 어린 남자들이 사는 법>
차례
엮은이의 말
이상하고 아름다운 남자아이들 세계
기획 특집_ 남자아이들이 위험하다?
1. 위기의 소년들
모두가 억울한 세상에서 어린 남자들이 사는 법_ 안정선
남녀공학은 남학생들에게 불리할까_ 김형성
‘소년 위기’ 담론의 세계적 동향_ 엄혜진
아들 키우는 법, 따로 있다?_ 이서리
2. 젠더와 사회
남성들을 위한 성교육, 희망을 보다_ 남다른성교육연구소
21세기 귀남이와 후남이 이야기_ 장희숙
‘아들맘’은 어쩌다 멸칭이 되었을까_ 이설기
아들이 ADHD 진단을 받은 이유_ 문지성
‘남자는 나이 먹어도 애’라는 말에 대하여_ 기소연
제언
문제는 교육이 아니다_ 현병호
통념 깨기
게임이 해롭다는 어른들에게_ 편해문
배움터 이야기
교실에서 발견한 협력적 자기주도성의 원리_ 신승엽
교사 일기
교사는 가르칠 수 있을까_ 곽노근
교육 풍향계
교육을 위한 응급조치, ‘초등 의대반 방지법’_ 백병환
열린 마당
요즘 초등학생들의 꿈_ 이수진
부모 일기
학부모들이 함께 책을 읽으면 생기는 일_ 윤현희
민들레 vol.154: 남자아이들이 위험하다? (2024년 겨울)
• 판형: 140⁕210mm
• 쪽수: 200쪽
• 책값: 16,500원
• 펴낸날: 2024년 12월 1일
• ISBN : 9791191621174 (03370)
• 펴낸곳: 도서출판 민들레
책 소개
'남자아이들의 성장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학교에서 임원을 맡는 것도, 친구들을 잘 챙기는 것도, 성적이 뛰어난 것도 여자아이들이라며 아들 가진 부모들 사이엔 남녀공학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진다. 그 원인으로 여학생에게 유리한 교육과정, 평가 방식 등이 지목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아들맘’이 멸칭으로 치환되고 젠더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성장 과정에 남녀 차이가 있는지, 요즘 남학생들이 정말 위험해진 건지, 혹은 교육 환경이 정말 여성에게 유리한 조건인지 그 전제들을 하나씩 살피며 인간의 성장을 이해하고, 서로를 더 깊이 수용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본문 미리 보기
“딸이 얼마나 좋은데. 아들 키우는 거랑 딸 키우는 거랑은 천지 차이야. 엄마한텐 딸이 있어야 해!” 그들의 말에 악의는 없다. 악의는커녕 오히려 선의에 가깝다. 아들만 둘을 키워야 하는 나에게 딸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충만한지를 일깨워주려고 애쓰는 낯선 사람들. 이런 상황을 나 혼자만 겪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내게 똑같은 말을 건네었던 것으로 보아 이는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어떤 인식과 맞닿아 있다. (...) 아들을 키우는 일과 딸을 키우는 일은 본질적으로 다르며, 아들을 키우는 일이 딸을 키우는 일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인식. 딸 키우는 양육자는 딸을 위험으로부터 지켜야 하며 아들을 키우는 양육자는 그런 이슈에 대해 그저 입을 다무는 것이 최선이라고 암묵적으로 합의된 문화. _ 이서리, < 아들 키우는 법, 따로 있다?>
여학생의 내신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주장의 전제에는 여성들 특유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보면 이 또한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성향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여자아이들에게 ‘칠칠치 못하게’, ‘조신하지 못하게’, ‘꼼꼼하지 못하게’ 같은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온 우리가 학습시킨 결과는 아닐지.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구획 짓는 이분법적 환원주의에 반발하는 나조차 학생 생활지도를 하면서 ‘-다움’이라는 본질적 성차를 그대로 재현해왔다. 아마도 가정과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방식의 교육은 그 뿌리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단단할 것이다. _ 김형성, <남녀공학은 남학생들에게 불리할까>
불평등과 양육 방식의 관계를 연구한 도프케·질리보티는 오늘날의 교육에 시간과 자본 투자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PISA 점수가 부모의 양육 방식과 높은 상관도를 보인다고 분석한다. (...) 이들은 불평등이 두드러진 나라에서 부모 역할이 증가한 것은 교육으로 인한 보상이 커진 것에 대한 합리적 대응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대표적인 나라로 미국과 한국을 꼽는다. 알파걸의 코호트는 이 집약적 양육이 늘어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여성들로, 교육, 취업, 정신 건강 등 모든 면에서 경제적으로 유복한 가정 출신의 백인 여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즉 알파걸은 노동시장에 존재하는 구조화된 성차별을 뛰어넘고자 하는 야심만만한 젊은 여성들의 개인적 노력만이 아니라, 계급화된 부모의 후원이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다. ‘소년 위기’와 ‘알파걸’ 담론은 이러한 구조를 고려하기보다는 오로지 학업 성취 기준에 따른 성별 간 비교 잣대 경쟁으로 접근함으로써 경쟁교육 체제로 인해 빚어진 문제와 비용을 소녀와 여성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_ 엄혜진, <'소년 위기' 담론의 세계적 동향>
물론 딸을 키운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젠더적 관점을 습득하는 건 아니다. 여성 인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딸을 양육하며, 이를 넌지시 자랑하기도 한다. 딸에게 한없이 자상하고 너그러운 아빠를 뜻하는 ‘딸바보’가 그런 경우다. (...) 아빠가 딸에게 ‘꿈벅 죽는’ 이유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지친 자신을 애교와 미소로 위로하는 무해한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딸을 무해한 존재로만 가두는 이 시선은 성별화된 고정관념을 재생산한다. 더욱이 무분별한 애정을 주며 예뻐하기만 하는 것을 바람직한 양육 태도라고 할 수도 없다. 딸바보식의 양육 태도는 여성이 시혜적 사랑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_ 이슬기, <'아들맘'은 어쩌다 멸칭이 되었을까>
혜택은 없고, 불안은 높고, 이성에 대한 선망은 강렬하다. 젊은 남성의 삶은 불균형과 부조화 그 자체이다. 젊은 여성들도 불안하고 불안정하긴 마찬가지이지만 보다 공동체적인 방향으로 자존을 찾아가려는 경향이 강한 데 비해 남성들은 문화적으로 더욱 취약하다. 게임과 운동 외에 정신을 안정시켜줄 자기들만의 세계를 찾지 못한다. 어쩌면 해소하지 못한 그 불안감을 약자인 여성에게 쏟는 것인지도 모른다. _ 안정선, <모두가 억울한 세상에서 어린 남자들이 사는 법>
차례
엮은이의 말
이상하고 아름다운 남자아이들 세계
기획 특집_ 남자아이들이 위험하다?
1. 위기의 소년들
모두가 억울한 세상에서 어린 남자들이 사는 법_ 안정선
남녀공학은 남학생들에게 불리할까_ 김형성
‘소년 위기’ 담론의 세계적 동향_ 엄혜진
아들 키우는 법, 따로 있다?_ 이서리
2. 젠더와 사회
남성들을 위한 성교육, 희망을 보다_ 남다른성교육연구소
21세기 귀남이와 후남이 이야기_ 장희숙
‘아들맘’은 어쩌다 멸칭이 되었을까_ 이설기
아들이 ADHD 진단을 받은 이유_ 문지성
‘남자는 나이 먹어도 애’라는 말에 대하여_ 기소연
제언
문제는 교육이 아니다_ 현병호
통념 깨기
게임이 해롭다는 어른들에게_ 편해문
배움터 이야기
교실에서 발견한 협력적 자기주도성의 원리_ 신승엽
교사 일기
교사는 가르칠 수 있을까_ 곽노근
교육 풍향계
교육을 위한 응급조치, ‘초등 의대반 방지법’_ 백병환
열린 마당
요즘 초등학생들의 꿈_ 이수진
부모 일기
학부모들이 함께 책을 읽으면 생기는 일_ 윤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