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엮은이의 말
우리를 사로잡는 것_ 장희숙
기 획_ 우리가 중독이라 부르는 것들
중독, 도둑맞은 아이의 뇌_ 신성욱
무엇을 ‘디지털 중독’이라 부를 수 있는가_ 윤명희
스마트폰 세상 속의 SNS 인간_ 정지우
마약, 청소년들이 위험하다?_ 편집실
중독과 몰입_ 현병호
단상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교육적 관점_ 장희숙
교사 일기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가기_ 이임주
배움터 이야기 문해력이 자라는 교실_ 진혜련
통념 깨기
기억교육과 주입식 교육은 다르다_ 박제원
살며 배우며
마을교육의 씨앗, 정담회_ 임경환
톺아보기
교육과 학대 사이_ 천경호
또 하나의 창
아이들을 위한 지구_ 흔적
열린 마당
‘나’를 배제하지 않는 환경운동_ 백소현
함께 보는 영화
의심하는 태도, 선택하는 용기_ 최정현 _《돈 룩 업》
함께 읽는 책
우리는 왜 진정성에 목을 맬까_ 장윤미 _『진정성이라는 거짓말』
◉ 엮은이의 말
인류는 기원전 4천 년부터 아편 같은 약물과 함께해 왔지만 중독 현상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은 근대 이후, 산업혁명과 세계화로 ‘사회적 격차’가 확대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특히, 전쟁이 일어난 나라에서 알코올, 담배, 의존성 약물 사용량이 급증한다고 하지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기 위한 하나의 방책인 셈입니다. 이 시대,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중독’이란 말이 넘쳐나는 이유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
최근 청소년의 약물 중독(오남용) 문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강남 학원가의 마약 음료 사건으로 교육계에선 중독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청소년중독치료센터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문제로 보이는 현상 그 자체보다, 현상의 원인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문 미리 보기
청소년들이 겪는 중독 상황은 그것이 핸드폰이든 게임이든 흡연, 알코올, 마약이든 뇌의 보상체계와 억제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중독이라는 문제는 의지, 또는 도덕적 타락의 결과가 아니다. 중독은 미성숙한 뇌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사고’다. (...) 청소년들의 중독 현상을 의지 박약, 도덕적 타락이라는 관점에서만 접근한다면 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권고한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의 전전두엽이 되어야 한다”고. 아이들은 판단하고 억제하는 뇌의 능력이 아직 미성숙하므로 어른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_ 신성욱, <중독, 도둑맞은 아이들의 뇌>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폐해에 대한 강조는 특정 인구 집단, 이를테면 주로 10대 청소년을 디지털 문제 집단으로 낙인찍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걱정과 확신은 지나친 과장과 청소년에 대한 편견에 기반하고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중독률이 고위험군과 잠재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선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 고위험군이 복합적인 중독 치료가 요구되는 병리적인 집단이라면, 잠재군은 중독 환자라기보다 디지털 통제력이 일시적으로 약화된 이용자에 가깝다. 이렇게 구분해서 보면, 스마트폰 과의존 고위험군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3%가 채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중독 증상이 명확한 인터넷·스마트폰 문제 집단은 100명 가운데 2~3명이라는 얘기다. _ 윤명희, <무엇을 ‘디지털 중독’이라 부를 수 있을까>
가해자를 응징하는 것은 그 중심이 가해자에 있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최우선은 피해 학생의 회복에 두어야 한다. 피해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다. 이미 일어난 일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상대방이 정말로 잘못을 뉘우치고 미안해하면 그나마 위로가 된다. 책임을 묻는 처벌은 그다음이다. 가해 학생을 위해서도 처벌의 목적은 잘못을 깨닫고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폭력 대처법은 결과적으로 해를 입힌 학생과 해를 입은 학생,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_ 장희숙,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교육적 관점>
기억교육과 주입식 교육은 마땅히 구별되어야 한다. 기계적 암기를 통한 주입식 교육이 문제지,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기억교육은 오히려 장려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길러주고자 한다면 지식을 효과적으로 저장하는 기억교육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AI를 핑계로 기억교육을 멈춰서는 안 된다. _ 박제원, <기억교육과 주입식 교육은 다르다>
공모사업을 수행하기 이전에 우리는 왜 마을교육을 해야 하는지 좀 더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사라지면 기존에 하던 사업을 반복하는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마을과 학교가 왜 만나야 하는지, 마을이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 되려면 어떤 활동을 기획해야 하는지, 마을교육이 지향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그 본질을 끊임없이 묻지 않으면 마을교육은 학교교육의 보조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_ 임경환, <마을교육의 씨앗, 정담회>
민들레 147호 [2023. 5-6]
◉ 목차
엮은이의 말
우리를 사로잡는 것_ 장희숙
기 획_ 우리가 중독이라 부르는 것들
중독, 도둑맞은 아이의 뇌_ 신성욱
무엇을 ‘디지털 중독’이라 부를 수 있는가_ 윤명희
스마트폰 세상 속의 SNS 인간_ 정지우
마약, 청소년들이 위험하다?_ 편집실
중독과 몰입_ 현병호
단상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교육적 관점_ 장희숙
교사 일기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가기_ 이임주
배움터 이야기 문해력이 자라는 교실_ 진혜련
통념 깨기
기억교육과 주입식 교육은 다르다_ 박제원
살며 배우며
마을교육의 씨앗, 정담회_ 임경환
톺아보기
교육과 학대 사이_ 천경호
또 하나의 창
아이들을 위한 지구_ 흔적
열린 마당
‘나’를 배제하지 않는 환경운동_ 백소현
함께 보는 영화
의심하는 태도, 선택하는 용기_ 최정현 _《돈 룩 업》
함께 읽는 책
우리는 왜 진정성에 목을 맬까_ 장윤미 _『진정성이라는 거짓말』
◉ 엮은이의 말
인류는 기원전 4천 년부터 아편 같은 약물과 함께해 왔지만 중독 현상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은 근대 이후, 산업혁명과 세계화로 ‘사회적 격차’가 확대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특히, 전쟁이 일어난 나라에서 알코올, 담배, 의존성 약물 사용량이 급증한다고 하지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기 위한 하나의 방책인 셈입니다. 이 시대,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중독’이란 말이 넘쳐나는 이유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
최근 청소년의 약물 중독(오남용) 문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강남 학원가의 마약 음료 사건으로 교육계에선 중독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청소년중독치료센터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문제로 보이는 현상 그 자체보다, 현상의 원인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문 미리 보기
청소년들이 겪는 중독 상황은 그것이 핸드폰이든 게임이든 흡연, 알코올, 마약이든 뇌의 보상체계와 억제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중독이라는 문제는 의지, 또는 도덕적 타락의 결과가 아니다. 중독은 미성숙한 뇌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사고’다. (...) 청소년들의 중독 현상을 의지 박약, 도덕적 타락이라는 관점에서만 접근한다면 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권고한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의 전전두엽이 되어야 한다”고. 아이들은 판단하고 억제하는 뇌의 능력이 아직 미성숙하므로 어른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_ 신성욱, <중독, 도둑맞은 아이들의 뇌>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폐해에 대한 강조는 특정 인구 집단, 이를테면 주로 10대 청소년을 디지털 문제 집단으로 낙인찍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걱정과 확신은 지나친 과장과 청소년에 대한 편견에 기반하고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중독률이 고위험군과 잠재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선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 고위험군이 복합적인 중독 치료가 요구되는 병리적인 집단이라면, 잠재군은 중독 환자라기보다 디지털 통제력이 일시적으로 약화된 이용자에 가깝다. 이렇게 구분해서 보면, 스마트폰 과의존 고위험군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3%가 채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중독 증상이 명확한 인터넷·스마트폰 문제 집단은 100명 가운데 2~3명이라는 얘기다. _ 윤명희, <무엇을 ‘디지털 중독’이라 부를 수 있을까>
가해자를 응징하는 것은 그 중심이 가해자에 있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최우선은 피해 학생의 회복에 두어야 한다. 피해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다. 이미 일어난 일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상대방이 정말로 잘못을 뉘우치고 미안해하면 그나마 위로가 된다. 책임을 묻는 처벌은 그다음이다. 가해 학생을 위해서도 처벌의 목적은 잘못을 깨닫고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폭력 대처법은 결과적으로 해를 입힌 학생과 해를 입은 학생,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_ 장희숙,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교육적 관점>
기억교육과 주입식 교육은 마땅히 구별되어야 한다. 기계적 암기를 통한 주입식 교육이 문제지,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기억교육은 오히려 장려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길러주고자 한다면 지식을 효과적으로 저장하는 기억교육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AI를 핑계로 기억교육을 멈춰서는 안 된다. _ 박제원, <기억교육과 주입식 교육은 다르다>
공모사업을 수행하기 이전에 우리는 왜 마을교육을 해야 하는지 좀 더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사라지면 기존에 하던 사업을 반복하는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마을과 학교가 왜 만나야 하는지, 마을이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 되려면 어떤 활동을 기획해야 하는지, 마을교육이 지향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그 본질을 끊임없이 묻지 않으면 마을교육은 학교교육의 보조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_ 임경환, <마을교육의 씨앗, 정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