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교육계의 대책은 물론 사회의 관심도 부족한 실정이다. 인구 감소와 교육의 문제를 공론화하여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기획된 책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달라지고 있는 교육의 현실을 짚고 어떤 대비가 필요할지를 짚어본다. 결혼을 넘어선 대안적 가족 제도, 최근 개정된 독일의 이민 정책 등 사회 변화에 필요한 이야기도 담았다.
본문 미리 보기
지난 10년 사이 출생아 수가 반으로 줄었다지만 여전히 한 해 2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지요. 이 책에서 나누고 싶은 건 ‘인구’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이들이 ‘문제’라 말하는 이 ‘현상’을 교육적 관점으로 꿰어 우리 삶과 연결하는 통로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저출산’은 ‘고령화’ 같은 말과 짝지어 다니면서 우리 마음을 더 무겁게 하지만,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도 회복되지 않는 이 현상의 해답은 ‘오늘의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에 있을지 모릅니다. 출산율 감소는 아직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태어나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그들이 살아갈 사회를 보고 내린 결정이니까요. 그러니 출산율에 연연하기보다 이 아이들이 어떤 세상을 살아갈지,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부터 살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 급격한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지도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_ 장희숙, 엮은이의 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부처는 출생아 20만 명 시대를 대비하는 여러 정책을 실행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교대와 사범대를 통합해서 교원 양성 규모와 비용을 줄이고, 학령인구에 맞게 신규 교사 임용을 줄이고, 작은 학교들을 통폐합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혹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묶는 통합학교 혹은 이음학교도 시범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얼마나 실효적인가를 다투기 전에 아이 한 명 한 명이 진짜 소중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깊은 자각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을 우리는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먼저 논의하면 좋겠다. 미래학교 담론은 무성했지만 모두를 위한 꿈의 교실, 꿈의 학교를 이루어가는 데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집중했었나! _ 한희정, '줄어드는 아이들, 달라지는 학교'
외국인 이주민의 증가는 이주배경학생(다문화학생)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2022년 기준 18만 명가량인 이들은 매년 1만 명 정도 늘어나 2년 후에는 20만 명을 넘어설 것이다. (...) 아일랜드 교육과정평가원이 2005년에 발간한 「초등학교 상호문화교육Intercultural Education in the Primary School」은 상호문화교육을 “인간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다양성의 정상성을 존중·찬양·인정하고, 평등과 인권을 신장하고, 불공정한 차별에 도전하고, 평등을 뒷받침하는 가치들을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 교육의 내용으로 유사점과 차이점, 정체성과 소속감, 차별과 평등, 갈등과 갈등 해소, 인권과 책임을 제시한다. 상호문화교육은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만남을 북돋는 교육이다. 이런 만남의 교육은 이주배경학생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강화하고, 일반 학생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완화해 차별을 줄일 수 있다. _ 장한업, '다문화교육을 넘어 상호문화교육으로'
2017년 통계로 프랑스에서 결혼하지 않고 팍스를 맺거나 동거 중인 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비율이 60%에 이른다. 법적 부부 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 태어나 아이가 열에 여섯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결혼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차별하지 않는 각종 사회보장제도 덕분이다. 팍스를 맺은 커플의 숫자와 결혼한 커플의 숫자가 비슷해지자 프랑스는 2006년, 비혼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어떤 경우에도 신분상 차별을 받지 않도록 가족관계법을 개정했다. 프랑스 국립 인구연구소는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출산율이 높은 이유로 “아이를 마음 편하게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들며 “정부가 젊은이들의 불안을 해소해줘야 결혼과 출산을 마음먹을 수 있다”고 했다. 저출산을 극복한 대표적 나라로 손꼽히는 프랑스의 2020년 합계출산율은 1.83명으로 유럽연합에서 가장 높다. _ 이승연,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
차례
1부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의 변화
학령인구 감소 시대,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다 _ 좌담
왜 작은 학교는 더 작아지고 큰 학교는 더 커질까 _ 이슬기
줄어드는 아이들, 달라지는 학교 _ 한희정
작은 학교에서 미래교육을 생각해봅니다 _ 김효근
소멸하는 지역대학,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까 _ 이현호
다문화교육을 넘어 상호문화교육으로 _ 장한업
2부 저출산 위기론 다시 보기
다둥이를 바라보는 시선, 애국과 민폐 사이 _ 송시진
저출산은 문제가 아니라 현상이다 _ 조귀동
저출산 위기 담론이 말하지 않는 것 _ 신나리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_프랑스 시민연대계약 _ 이승연
3부 인구 감소 사회에서 살아가기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 _ 현병호
정의로운 돌봄, 인간다운 돌봄이 실현되려면 _ 이명란
지방소멸 위기론에 대한 몇 가지 문제 제기 _ 전희식
삶의 굴레를 마주하고, 지역에서 살아보기 _ 장성해
독일의 이민 정책에서 한국의 미래를 보다 _ 손어진
100세 시대, 관계의 재구성 _ 장희숙
민들레 Vol.152 (2024년 여름)
책 소개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교육계의 대책은 물론 사회의 관심도 부족한 실정이다. 인구 감소와 교육의 문제를 공론화하여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기획된 책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달라지고 있는 교육의 현실을 짚고 어떤 대비가 필요할지를 짚어본다. 결혼을 넘어선 대안적 가족 제도, 최근 개정된 독일의 이민 정책 등 사회 변화에 필요한 이야기도 담았다.
본문 미리 보기
지난 10년 사이 출생아 수가 반으로 줄었다지만 여전히 한 해 2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지요. 이 책에서 나누고 싶은 건 ‘인구’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이들이 ‘문제’라 말하는 이 ‘현상’을 교육적 관점으로 꿰어 우리 삶과 연결하는 통로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저출산’은 ‘고령화’ 같은 말과 짝지어 다니면서 우리 마음을 더 무겁게 하지만,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도 회복되지 않는 이 현상의 해답은 ‘오늘의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에 있을지 모릅니다. 출산율 감소는 아직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태어나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그들이 살아갈 사회를 보고 내린 결정이니까요. 그러니 출산율에 연연하기보다 이 아이들이 어떤 세상을 살아갈지,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부터 살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 급격한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지도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_ 장희숙, 엮은이의 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부처는 출생아 20만 명 시대를 대비하는 여러 정책을 실행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교대와 사범대를 통합해서 교원 양성 규모와 비용을 줄이고, 학령인구에 맞게 신규 교사 임용을 줄이고, 작은 학교들을 통폐합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혹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묶는 통합학교 혹은 이음학교도 시범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얼마나 실효적인가를 다투기 전에 아이 한 명 한 명이 진짜 소중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깊은 자각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을 우리는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먼저 논의하면 좋겠다. 미래학교 담론은 무성했지만 모두를 위한 꿈의 교실, 꿈의 학교를 이루어가는 데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집중했었나! _ 한희정, '줄어드는 아이들, 달라지는 학교'
외국인 이주민의 증가는 이주배경학생(다문화학생)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2022년 기준 18만 명가량인 이들은 매년 1만 명 정도 늘어나 2년 후에는 20만 명을 넘어설 것이다. (...) 아일랜드 교육과정평가원이 2005년에 발간한 「초등학교 상호문화교육Intercultural Education in the Primary School」은 상호문화교육을 “인간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다양성의 정상성을 존중·찬양·인정하고, 평등과 인권을 신장하고, 불공정한 차별에 도전하고, 평등을 뒷받침하는 가치들을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 교육의 내용으로 유사점과 차이점, 정체성과 소속감, 차별과 평등, 갈등과 갈등 해소, 인권과 책임을 제시한다. 상호문화교육은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만남을 북돋는 교육이다. 이런 만남의 교육은 이주배경학생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강화하고, 일반 학생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완화해 차별을 줄일 수 있다. _ 장한업, '다문화교육을 넘어 상호문화교육으로'
2017년 통계로 프랑스에서 결혼하지 않고 팍스를 맺거나 동거 중인 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비율이 60%에 이른다. 법적 부부 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 태어나 아이가 열에 여섯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결혼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차별하지 않는 각종 사회보장제도 덕분이다. 팍스를 맺은 커플의 숫자와 결혼한 커플의 숫자가 비슷해지자 프랑스는 2006년, 비혼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어떤 경우에도 신분상 차별을 받지 않도록 가족관계법을 개정했다. 프랑스 국립 인구연구소는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출산율이 높은 이유로 “아이를 마음 편하게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들며 “정부가 젊은이들의 불안을 해소해줘야 결혼과 출산을 마음먹을 수 있다”고 했다. 저출산을 극복한 대표적 나라로 손꼽히는 프랑스의 2020년 합계출산율은 1.83명으로 유럽연합에서 가장 높다. _ 이승연,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
차례
1부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의 변화
학령인구 감소 시대,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다 _ 좌담
왜 작은 학교는 더 작아지고 큰 학교는 더 커질까 _ 이슬기
줄어드는 아이들, 달라지는 학교 _ 한희정
작은 학교에서 미래교육을 생각해봅니다 _ 김효근
소멸하는 지역대학,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까 _ 이현호
다문화교육을 넘어 상호문화교육으로 _ 장한업
2부 저출산 위기론 다시 보기
다둥이를 바라보는 시선, 애국과 민폐 사이 _ 송시진
저출산은 문제가 아니라 현상이다 _ 조귀동
저출산 위기 담론이 말하지 않는 것 _ 신나리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_프랑스 시민연대계약 _ 이승연
3부 인구 감소 사회에서 살아가기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 _ 현병호
정의로운 돌봄, 인간다운 돌봄이 실현되려면 _ 이명란
지방소멸 위기론에 대한 몇 가지 문제 제기 _ 전희식
삶의 굴레를 마주하고, 지역에서 살아보기 _ 장성해
독일의 이민 정책에서 한국의 미래를 보다 _ 손어진
100세 시대, 관계의 재구성 _ 장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