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의 말
둥둥둥, 고동치는 심장 소리에 공명하는 새해가 되기를
설 연휴에도 마감 때문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서도
지구촌 저편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로 나선
그이들의 뛰는 심장 소리가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이곳까지도 들리는 듯했습니다.
당신들은 왜 가만 있느냐 둥둥둥,
함께 가자 둥둥둥,
새날이 왔다 둥둥둥,
점점 크게 들려오는 듯합니다.
‘둥둥둥’ 북소리에 실려 1980년 그리고 1987년
또 그리고 이어졌던 우리들의 함성도 다시 들려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거리로 나서야 할 이유들은 이 땅에도 숱하게 널려 있습니다.
다들 추위에 문 꽁꽁 걸어 잠그고 제 집 아랫목만 챙기면
그 온기는 오래 가지 못할 거라는 걸 우린 잘 압니다.
올 한해 거리에서, 또 어딘가에서 “이건 아냐!”라고 외치는 북소리가 울려 펴지길 고대하며,
저 멀리 나일 강변의 또 다른 우리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73호에는 ‘특집’이 없습니다.
특별히 콕 집어 ‘이걸 보세요’ 하지 않고
두루 올 한해 같이 생각해봤으면 하는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먼저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대안교육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아이들과 청년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 그이들 이야기를 실으려면
삼고초려는 물론, 어른 필자와 소통하는 시간의 몇 배를 쏟아야 합니다.
힘들다기보다 그만큼 귀한 글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거지요.
어렵게 받은 만큼 새겨들을 말들이 많습니다.
그 시절에 배운 게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지금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한 줄 한 줄 새겨들을 말들이었습니다.
원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친구도 있습니다.
“선생님하고 친구들하고 친했다는 이야기는 다시 쓰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얘기 하는 데 질렸다고 할까….
대안학교 나온 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왜 사람들은 아직도 그런 훈훈한 장면을 또 보고 싶어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차! 어른들이 자신 없어하는 걸 아이들은 이미 이렇게 눈치 채고 있는 셈입니다.
어른들이라고 늘상 씩씩하고 자신만만하진 않잖아요.
저는 그렇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어른들도 자기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때론 두렵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하는 거지.
그 어른들의 나침반이 바로 너네들의 그런 말인 게지. 게다가 우리도 자주 위로 받고 싶거든.” 하고.
그래서 이번호에는 우리들이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담고 싶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쓰다듬으며
올 한 해 또 힘내자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탱크 위에 올라 카메라맨을 향해 V자를 그려 보이는
이집트 아이들을 보며 자꾸 어른거리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10.26 이후 광주로 탱크를 밀고 내려왔던 누군가도 떠오르고,
그 뒤 영악한 얼굴을 디밀던 정치인의 얼굴도 떠오릅니다.
이미 이집트에서도 1진 2진… 진을 치고 있겠지요.
바로 눈앞에 것만 보지 말고
그 뒤에 뒤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인 듯합니다.
새해 건강하십시오.
_김경옥(편집인)
* 현병호 발행인은 올 한 해 쉬기로 했습니다.
김희동 님이 책임편집위원으로,
또 다음호부터는 고양자유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던
진형민 씨가 편집장으로 결합할 예정입니다.
새로워질 『민들레』를 기대해주시길!
표지 이야기
005 아이들을 하늘로 날아오르게 하는 힘
엮은이의 말
006 둥둥둥, 고동치는 심장 소리에
공명하는 새해가 되기를 | 김경옥
민들레 단상
008 내 안의 나무, 인류의 나무 | 김희동
세상 읽기
015 구제역에 내리실 분 계십니까? | 전희식
교사 일기
024 폐 끼치고 남의 삶에 개입하기 | 성태숙
대안교육 이야기
034 학생들을 부디 따돌리지 마시라 | 최진영
048 죄책감을 떨치고 연대로 경계 넓히기 | 정지윤
대화
056 우린, 온실 속 화초였던가 | 송윤지
064 맞아,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순 없는 거야 | 이철국
대안 공간
074 허술한 연대, 우리를 살맛나게 하리라 | 김이경
민들레 논단
086 ‘대학’에 대한 새로운 상상, 그리고 실천을 위해 | 하태욱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100 싸움, 내 작은 인생의 기나긴 투쟁사(2) | 김희동
열린 마당
126 귀촌 일기 | 박계해
137 서로를 위하는 사람이 자신도 위한다 | 신봉철
부모 일기
146 대안학교에서 얻은 것_기다림과 안 하기 | 김법기
지 난 호 를 읽 고
152 여전히 엄마로 태어나는 중인 나를 보다 | 조민숙
소자보
160
마르크스 ‘자본론’ 읽기 |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강좌 | 이숙경과 함께 글
쓰기로 마음의 힘 기르기 | 수유너머 ‘책 낭송하는 금요일’ | 슈타이너교육예술연
구소 공부모임 | 공간민들레 ‘한 수 배우다’ | 신입생 모집 _퍼머컬쳐대학, 꿈어린
이학교, 꿈틀학교, 꿈꾸는아이들의학교, 나무와학교 | 교사 모집_두리하나 공부
방, 디딤돌학교, 양평 조현 방과후, 동무놀이마당 방과후 | 시민모임 ‘즐거운 교
육상상’ 함께 만들어가요 | 공동육아 현장학교 기초과정 | 대안교육 기본권을 세
우는 일에 힘을 보태주세요 | 나눔문화 아카데미와 함께 하실 분 | 대안 공간
‘이쑤시개’ 놀토 프로그램
085 독자투고 기다립니다 157 대안교육연대 소식 158 새로 나온 책 164 알림_민들레 독자모임
엮은이의 말
둥둥둥, 고동치는 심장 소리에 공명하는 새해가 되기를
설 연휴에도 마감 때문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서도
지구촌 저편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로 나선
그이들의 뛰는 심장 소리가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이곳까지도 들리는 듯했습니다.
당신들은 왜 가만 있느냐 둥둥둥,
함께 가자 둥둥둥,
새날이 왔다 둥둥둥,
점점 크게 들려오는 듯합니다.
‘둥둥둥’ 북소리에 실려 1980년 그리고 1987년
또 그리고 이어졌던 우리들의 함성도 다시 들려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거리로 나서야 할 이유들은 이 땅에도 숱하게 널려 있습니다.
다들 추위에 문 꽁꽁 걸어 잠그고 제 집 아랫목만 챙기면
그 온기는 오래 가지 못할 거라는 걸 우린 잘 압니다.
올 한해 거리에서, 또 어딘가에서 “이건 아냐!”라고 외치는 북소리가 울려 펴지길 고대하며,
저 멀리 나일 강변의 또 다른 우리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73호에는 ‘특집’이 없습니다.
특별히 콕 집어 ‘이걸 보세요’ 하지 않고
두루 올 한해 같이 생각해봤으면 하는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먼저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대안교육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아이들과 청년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 그이들 이야기를 실으려면
삼고초려는 물론, 어른 필자와 소통하는 시간의 몇 배를 쏟아야 합니다.
힘들다기보다 그만큼 귀한 글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거지요.
어렵게 받은 만큼 새겨들을 말들이 많습니다.
그 시절에 배운 게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지금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한 줄 한 줄 새겨들을 말들이었습니다.
원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친구도 있습니다.
“선생님하고 친구들하고 친했다는 이야기는 다시 쓰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얘기 하는 데 질렸다고 할까….
대안학교 나온 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왜 사람들은 아직도 그런 훈훈한 장면을 또 보고 싶어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차! 어른들이 자신 없어하는 걸 아이들은 이미 이렇게 눈치 채고 있는 셈입니다.
어른들이라고 늘상 씩씩하고 자신만만하진 않잖아요.
저는 그렇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어른들도 자기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때론 두렵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하는 거지.
그 어른들의 나침반이 바로 너네들의 그런 말인 게지. 게다가 우리도 자주 위로 받고 싶거든.” 하고.
그래서 이번호에는 우리들이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담고 싶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쓰다듬으며
올 한 해 또 힘내자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탱크 위에 올라 카메라맨을 향해 V자를 그려 보이는
이집트 아이들을 보며 자꾸 어른거리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10.26 이후 광주로 탱크를 밀고 내려왔던 누군가도 떠오르고,
그 뒤 영악한 얼굴을 디밀던 정치인의 얼굴도 떠오릅니다.
이미 이집트에서도 1진 2진… 진을 치고 있겠지요.
바로 눈앞에 것만 보지 말고
그 뒤에 뒤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인 듯합니다.
새해 건강하십시오.
_김경옥(편집인)
* 현병호 발행인은 올 한 해 쉬기로 했습니다.
김희동 님이 책임편집위원으로,
또 다음호부터는 고양자유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던
진형민 씨가 편집장으로 결합할 예정입니다.
새로워질 『민들레』를 기대해주시길!
표지 이야기
005 아이들을 하늘로 날아오르게 하는 힘
엮은이의 말
006 둥둥둥, 고동치는 심장 소리에
공명하는 새해가 되기를 | 김경옥
민들레 단상
008 내 안의 나무, 인류의 나무 | 김희동
세상 읽기
015 구제역에 내리실 분 계십니까? | 전희식
교사 일기
024 폐 끼치고 남의 삶에 개입하기 | 성태숙
대안교육 이야기
034 학생들을 부디 따돌리지 마시라 | 최진영
048 죄책감을 떨치고 연대로 경계 넓히기 | 정지윤
대화
056 우린, 온실 속 화초였던가 | 송윤지
064 맞아,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순 없는 거야 | 이철국
대안 공간
074 허술한 연대, 우리를 살맛나게 하리라 | 김이경
민들레 논단
086 ‘대학’에 대한 새로운 상상, 그리고 실천을 위해 | 하태욱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100 싸움, 내 작은 인생의 기나긴 투쟁사(2) | 김희동
열린 마당
126 귀촌 일기 | 박계해
137 서로를 위하는 사람이 자신도 위한다 | 신봉철
부모 일기
146 대안학교에서 얻은 것_기다림과 안 하기 | 김법기
지 난 호 를 읽 고
152 여전히 엄마로 태어나는 중인 나를 보다 | 조민숙
소자보
160
마르크스 ‘자본론’ 읽기 |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강좌 | 이숙경과 함께 글
쓰기로 마음의 힘 기르기 | 수유너머 ‘책 낭송하는 금요일’ | 슈타이너교육예술연
구소 공부모임 | 공간민들레 ‘한 수 배우다’ | 신입생 모집 _퍼머컬쳐대학, 꿈어린
이학교, 꿈틀학교, 꿈꾸는아이들의학교, 나무와학교 | 교사 모집_두리하나 공부
방, 디딤돌학교, 양평 조현 방과후, 동무놀이마당 방과후 | 시민모임 ‘즐거운 교
육상상’ 함께 만들어가요 | 공동육아 현장학교 기초과정 | 대안교육 기본권을 세
우는 일에 힘을 보태주세요 | 나눔문화 아카데미와 함께 하실 분 | 대안 공간
‘이쑤시개’ 놀토 프로그램
085 독자투고 기다립니다 157 대안교육연대 소식 158 새로 나온 책 164 알림_민들레 독자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