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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호] 아이돌과 아이들

목차


엮은이의 말_ 빠순이는 서러워


기획_ 아이돌과 아이들

엄마가 된 젝키 팬의 추억 여행│최세민

방탄소년단 신드롬의 비밀│이지행

아이돌과 인문학이 만나는 순간│박지원

사춘기 딸과 함께한 케이팝 입문기│윤유경

아이돌을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이혜민


단상

문화와 권력│현병호

연중기획

대안학교의 진화는 가능할까│양희규

특별기획

학교 밖 어린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양영희

만남

경험으로 배우는 평화, 피스모모│편집실

톺아보기

난민과 한국사회│김선혜

따뜻한 페미니즘

엄마 페미니즘 탐구생활│이성경

교육과 나눔

참여학습과 학습조력자의 역할│김성훈

살며 배우며

도쿄에서 제주, 서울까지 이어진 어린이식당│윤영희

열린 마당

나의 언어를 찾아서│김고은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김제훈

지난 호를 읽고

우이동 사람들과 용용이│홍지원

교육동향

놀이가 살아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정선아

영화가 공교육 과목으로 도입된다고?│김남훈

함께 보는 영화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할 때│성상민

함께 읽는 책

우리의 성실한 삶을 위해 “운동합시다!”│이현주





엮은이의 말_빠순이는 서러워


지하철 환승을 기다리는데, 커다란 광고판이 눈에 띕니다.

요즘 잘나가는 아이돌 워너원이 닭다리 하나씩 들고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두 눈 부릅뜨고 열한 명의 멤버를 차례차례 훑어보지만 아, 아는 얼굴이 하나도 없습니다.

유심히 들여다볼수록 다 똑같아 보이는 건 왜일까요.

서태지와아이들이 가요계를 휩쓸던 90년대 어느 날 “니들은 서태지인지 소돼지인지가 그렇게 좋냐?”는 망언으로

여중생들의 격분을 샀던 한 선생님이 떠오르며, 저도 그 꼰대의 길로 접어들었나 싶습니다.

아이돌 팀 이름을 들으면 “몇 명이야?”부터 묻는 무식한 수준으로 이번 호를 기획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전과는 달라진 아이돌 팬덤 문화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던 건데요.

새로운 팬덤 문화는 아이돌바라기를 넘어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적 이슈에 개입하며,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입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된 건 팬들 덕분입니다. 몇 년 전 여성혐오 가사를 써서 논란에 휩싸였는데,

그 지적은 팬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덮어놓고 편드는 팬은 있어도, ‘사랑하는 오빠’의 문제를 직접 지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역사를 공부하는 개념돌(개념 있는 아이돌)을 탄생시킨 건 그만큼 성숙해진 팬들입니다.

그럼에도 ‘빠순이’들은 여전히 서럽습니다. 누구를 열렬히 사랑한다는 죄로 눈치보고 구박을 받습니다.

그 기저에는 ‘대중문화’에 대한 폄하가 있습니다. 대안교육 진영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대안학교에선 주류 상업문화를 좋아하면 한심하게 보기 때문에, 아이돌 덕질을 숨겨가며 한다는 친구들도 있으니까요.

요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에게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를 금지시키는 학교도 있다지요.

“갈비뼈 사이사이가 찌릿찌릿한 느낌” 같은 가사가 아이들에게 유해하다고요.

징병 끌려간 님을 그리는 ‘단장의 미아리고개’를 일곱 살 때부터 애창하던 저로서는 무에 그리 유해할까

나이브한 생각도 합니다만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그가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는 편이 빠를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를 한껏 사랑하는 경험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거대한 자본과 맞물려 돌아가는 아이돌 문화는 물론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비판도 지적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함께 비판하고 함께 즐길 수 있으면 더 좋겠지요.

북반구에 전례 없는 폭염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라오스에서는 댐이 무너져 수백 명이 물에 떠내려가고, 그리스에서는 화마에 휩싸여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모든 것이 한순간입니다. 덧없기에 더욱, 서로의 평화를 빌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7월

장희숙


ps. 필자가 추천한 방탄소년단의 ‘봄날’ 뮤직비디오를 돌려보다 푹 빠져든 저는 방탄이모단 가입을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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