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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호 / 2019년 3~4월호]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 엮은이의 말


전국에 불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 바람이 어디로 흘러갈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이 시점에, 아이들에게 ‘우발적 만남’과 ‘뜻밖의 배움’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는 건 아무튼 반가운 일이지요. 때로 우연한 만남이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이끌곤 하니까요.

그럼에도 이 행보가 조심스럽습니다. 정책이 시민의 자발성에 앞설 때 ‘시스템’의 관성에 밀려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을 흔히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가치의 제도화’를 비판했던 이반 일리치의 시선으로 보자면,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이 자칫 배움을 또 하나의 소비 과정으로여기게 만드는 ‘사회의 학교화’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당위를 앞세우기 전에 실시간 전 세계와 연결되는 디지털 세대들에게 마을이란 무엇인지, 그들에게 필요한 삶의 공간은 어떤 곳인지 먼저 질문을 던지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마을교육의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_ 엮은이의 말 ‘마을교육과 시민교육’


◉ 목차


엮은이의 말

마을교육과 시민교육


기획 특집

마을 교육 공동체 (사업)


민관 협치, 마을교육을 시작하며 | 임경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아니라 삶입니다” | 이승훈

마을교육공동체와 교육생태계의 진화 | 서용선

마을교육, 운동과 사업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 김경옥

나는 마을학교에서 청년이 되었다 | 유예


단상

우리는 다 다르지만 | 현병호


제언

창의적 공유지에서 시작하는 학습과 돌봄 | 조한혜정


지상강좌

남의 입장에 선다는 것의 위태로움 | 우치다 타츠루


톺아보기

폭력이 폭력인 줄 알기까지 | 신민하


부모 일기

다운증후군 아이가 열어준 새로운 세상 | 최세민


살며 배우며

그렇게 사람이 되어간다 | 남기웅


기고

위기의 놀이터, 추방에서 환대로 | 편해문


열린 마당

열흘간의 공동육아 여행 | 김지혜


디지털과 교육

디지털 위험 경보 | 이재포


함께 읽는 책

잘못된 삶은 없다 | 김진우



함께 보는 영화

누가 이 아이들을 돌보는가 | 최정현


민들레 읽기 모임 | 새로 나온 책 | 소자보



◉ 본문 미리 보기



요즘 나는 사람들이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뭐냐고 물으면 ‘중매쟁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은 서로 다른 삶의 배경에 있었던 주체들이 만나 새로운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 과정인 것 같다. 아이들의 성장을 중심에 두고 교사와 지역주민, 교육지원청과 지자체가 만나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을 중간에서 이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순천시마을학교지원센터가 마을의 자원을 교사들에게 소개하는 행사를 기획하던 중에 황전초등학교 주변에서 자연생태 농법으로 농사짓는 분을 알게 되었다. 그분에게 마을학교의 취지를 설명하자, 그분은 계획서를 들고 교장선생님을 찾아갔다. 그 결과 황전초등학교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동아리 형식으로 유기농 텃밭 농사를 지어보게 되었다. 농부가 그 마을에 이주해 온 지 14년 만에 처음으로 학교와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_ 임경환, ‘민관 협치, 마을교육을 시작하며



마을과 교육을 어떻게 연결할까, 마을교육공동체를 기획하시는 많은 분들의 고민일 텐데요. 제가 경험해보니 가는 곳마다 저보다 그 마을을 사랑하는 분들이 꼭 있었어요. 항상 나보다 이 마을을 더 생각하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고, 그 사람들을 발견하는 게 저의 일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같은 곳에 있으면서도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게 공공의 일이라고 봤고요. 그분들을 찾아가고 초대하고 연결하면서 서로 같이 해볼 일들이 생겨나는 거죠. 마을교육도 기관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몇 가지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은 나보다 지역에 관심도 많고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협업하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요즘 유행하는 ‘마을 만들기’라는 말은 좀 적절치 않고요. 저는 ‘마을 발견하기’ ‘마을의 공기 바꾸기’라는 표현을 씁니다. _ 이승훈,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아니라 삶입니다.’



한때는 개인의 시간과 돈을 들여 학교를 대안학교로 바꾸는 것이 대안교육운동의 전부라 여겨졌지만, 이제 제도적 학교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사회적 돌봄이 가능한 소통과 상생의 시공간을 여는 방법이 열리고 있다. 학교교육에만 올인하는 게 아니라, 학교와는 느슨하게 연계하면서 진짜 배움이 일어나는 창의적 공유지에서 질문을 던지고 원하는 해답을 찾고 문제 해결을 해가는 즐거움을 일찍부터 알게 되면 된다. _조한혜정, ‘창의적 공유지에서 시작하는 학습과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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