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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36호] '컨닝'을 변호함 외

엮은이의 말 l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마무리하며 l

새삼스런 표현이지요.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있겠습니까만, 올 한 해는 왠지 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마음이 흐트러져서 그럴까요. 어서 이 해가 갔으면 싶다가도 벌써, 으아 벌써… 하며 놀란 눈으로 달력을 쳐다봅니다.
민들레를 시작한지도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믿어지지 않는 햇수를 버텨온 셈이지요. ‘버텨왔다’니, 잘난 척하는 말입니다. 알게 모르게 버팀목이 되어준 많은 분들이 없었다면 벌써 쓰러져 나뒹굴고 있을 것을…. 그런데 새해는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은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새해는 새로워야 한다는 것도 또 하나의 고정관념이지, 그렇게 자위하면서 의연하게, 아니 구태의연하게 새해를 맞이하지 않을까 저어기 걱정됩니다. 그래도 이 겨울 지나고 새봄에는 정말 새로운 출발을 해봐야지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대안교육과 대안학교의 흐름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민들레에서 늘 하는 일이 그런 일이긴 하지만, 마음먹고 여러 사람과 자리를 함께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는 몇 해만이지요. 자칭 타칭 대안학교가 70여 개에 이르고, 또 곳곳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 많은 학교들이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 늦기 전에 한 번 짚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사연들이 얽히고 설켜 있는 이 넓은 마당을 몇 사람이 서너 시간으로 구석구석 살펴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중요한 몇 가지는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소중한 이야기여서 길지만 거의 그대로 실었습니다.
비인가 도시형 대안학교 현황 정리를 끝으로, 지난해 말부터 격호로 연재한 ‘대안학교의 현황과 과제’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더 구체적인 현장 이야기는 ꡔ민들레ꡕ에 꾸준히 소개하겠습니다. 그리고 전체 현황을 좀더 깊이 있게 정리해서 내년에 따로 책으로 엮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호에 실린 ‘녹색대학에는 ‘녹색’이 있을까?’라는 글을 놓고 한 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녹창사(녹색대학을 창립하는 사람들)’의 한 사람으로 녹색대학 설립 과정에 힘을 보탰던 사람으로서 이 글을 읽으면서 낯이 뜨겁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설립 과정에서도 ‘이게 아닌데, 뭔가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철저하게, 정직하게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고 대충 주어진 역할을 하면서 얼버무리고 넘어갔던 자신이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녹색’이란 천천히 가는 것이잖아요.” 이 한 마디만 가슴에 새겨두고 있었더라도 다르게 처신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글이 단지 녹색대학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대안운동을 한다는 모든 사람들과 단체에 약이 될 것이라 믿고 이번 호에 싣습니다. 약은 쓰지요. 그리고 자연주의자라 해도 약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다행히 이 약은 화학약품이 아닙니다. 글을 쓴 이도 한때 녹색대학 일을 하다가 지금은 뒤로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그 마을에서 두 아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고, 녹색대학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지요. 아무쪼록 이 글이 녹색대학을 비롯해 이 땅의 모든 대안운동이 거듭나는 데 좋은 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민들레 단상

‘컨닝’을 변호함 / 현병호

기획

대안학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 좌담

대안학교 이야기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 / 황윤옥

이 한 장의 사진

쥐와 아이들 / 놀

대안학교의 현황과 과제(4)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의 현황과 과제 / 편집실

도시의 학교 밖 청소년 학습공간 / 정연순

살며 배우며

운모망간 같은 나 / 이산하

쟁점

사립학교법 개정, 그 시늉과 호들갑 / 현병호

세계의 대안학교

리버티 스쿨 이야기 /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열린 마당

대중문화와 대안교육 / 변중용

민들레 논단

녹색대학에는 ‘녹색’이 있는가? / 강도은

함께 읽고 싶은 책

열정은 전염성이 강하다 / 최도연

소자보

산어린이학교에서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 수원 칠보산자유학교에서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 제천 간디청소년학교에서 선생님을 모십니다 / 삼각산재미난학교에서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 인시도자연학교, 푸른이학교에서 함께 만나요! / 2005년 소리넝쿨 겨울캠프 / 남한산 작은마을학교에서 내일의 희망을 함께 열어갈 교사들을 초빙합니다 / 고양자유학교에서 자원교사를 모집합니다


교육공동체 나다와 함께 여는 겨울방학 청소년 철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