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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호] 학교, 교육과 돌봄 사이

엮은이의 말_봄날 흩어지는 머리칼


기획 특집

학교, 교육과 돌봄 사이

워킹맘의 세 아이 돌봄 분투기 | 정미선

학교의 사회적 기능을 다시 생각하며 | 한희정

돌봄 문제를 푸는 열쇠 | 편집실

돌봄노동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 배진경


단상

선생님은 훌륭하다 | 현병호

교사 일기

돌봄의 두 얼굴 | 성태숙

연중기획

대안교육 현장의 교육철학 돌아보기 | 이병곤

대안교육 제도화의 흐름과 방향 | 하태욱

삶이 보이는 창

모든 사물은 시간을 기억한다 | 김 겸

만남

개인의 삶을 비추는 ‘기억발전소’ | 편집실

통념 깨기

다중지능은 왜 여덟 가지일까 | 김동렬

따뜻한 페미니즘

다시 쓰는 여성 인권의 역사, 미투운동 | 이성경

열린 마당

학교의 변화는 청소년 참정권에서 시작한다 | 이은선

살며 배우며

뿌리 내리는 곳에 내가 존재한다 | 정은주

배움터 이야기

한국형 폴케호이스콜레, 자유학교 문을 열다 | 정혜선

교육과 나눔

교육의 틈새, 비영리 단체의 역할 | 김성훈

지난 호를 읽고

디지털 정글을 함께 탐험하며 | 김명기

함께 읽는 책

가족은 울타리인가 | 이현주

함께 보는 영화

생리 무식자의 반성문 | 오창민


민들레 읽기 모임 178 새로 나온 책 188 소자보 190





엮은이의 말


봄날 흩어지는 머리칼


올해 새 학기도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맞은 맞벌이 부모들은 애를 태웠습니다.

초등돌봄교실의 수요가 늘어 추첨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니, 부모의 퇴근시간까지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고 합니다.

‘맡긴다’는 단어는 아무래도 아이에게 쓰기엔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내 가방 좀 잠깐 맡아줘”처럼

어쩐지 아이들을 짐스러운 존재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여기저기 맡겨지며 살아온 인생살이의

고달픔을 꺼이꺼이 털어놓는 조그만 아이의 서러움이 편집실까지 전해져(<돌봄의 두 얼굴>, 성태숙) 더 그렇습니다.

아이를 기르고 돌보는 책임이 이미 부모의 ‘사적인 영역’을 벗어난 지 오래지만 이 사회는 그 책임을 공적으로

나눌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포화 상태에서 돌봄의 기능까지 요구받는 학교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간 민들레에서는 육아와 교육 문제에 대해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주로 찾아왔으나,

이번에는 좀 더 공적 영역의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아이들에겐 어떤 돌봄이 필요한지, 그것은 누구의 몫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게 되는 요즈음입니다. 4월 2일, 세계자폐인의 날을 맞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모 209명이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요구하며 삭발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것도 내놓을 수 있다고 하면서요.

개나리 피고 벚꽃이 만개한 봄날, 바닥에 흩어지는 것이 가슴 미어지는 부모들의

검은 머리칼이라니 너무 서글픈 일입니다. 청소년 참정권을 요구하는 청소년들도 지난2 2일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밤샘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월 중 법안을 통과시켜 이번 지방선거에는 반드시

만 18세 투표권을 획득하겠다는 절박한 마음입니다. 마감이라 몸은 편집실에 묶여서도 마음은 온통

그곳들로 향합니다. 결국 개인의 선의만으로는 풀 수 없는 사회적 책임과도 이어지는 일들이니까요.

출판사와 열여덟 해를 함께한 고양이 꽃네와 이별하느라 이번 마감은 조금 더 더뎠습니다. 꽃네의 마지막을

지키고 시골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왔습니다. 마감 때마다 위로가 되어주었던 꽃네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마지막 기회라서요. 틈틈이 비집고 드는 슬픔을 눌러 담으며 이번 호를 끝냈으니,

이제 마음껏 슬퍼하러 떠나야겠습니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오. 말하지 않는 큰 슬픔은 무거운 가슴에게 무너지라고 속삭인다오.(셰익스피어 『맥베스』 중에서)”


2018년 4월

장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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