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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호] 세월을 살다

목차


엮은이의 말_ 생각하는 시민, 생각만 하는 시민


기획 특집_ 세월을 살다

뮌헨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 임혜지

우리가 선택한 두 번째 봄 | 장희숙

우산팔이 소녀의 금요일 | 김소아

거대한 힘에 저항하는 작은 꿈틀거림 | 김재진

우리를 세월호 세대라 부른다면 | 강재현

추모시_오래된 기도 | 이문재


연재_자신의 책임으로 자유롭게 논다, 모험놀이터 | 편해문

배움터 이야기_손끝에서 시작하는 교육 | 한주미

연극으로 깨어나는 아이들 | 최원배

대담_발도르프교육의 흐름을 짚는다 | 페터 랑

만남_“핵발전소 사고 당시 나는 후쿠시마에 있었다” | 이소자키 준코

제언_교육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전환학교’ | 안성균

삶의 인문학_ 푸코리언 청년목수 김지원 | 이희경

톺아보기_ 알파고의 등장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박솔잎

부모일기_육아의 고립을 막을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 김지혜

통념깨기_바른 자세 신드롬 | 원성완

몸 깨우기_ 어린왕자와 함께 걷기 | 현병호

교사일기복불복 교실 | 양영희

살며 배우며_캐릭터 카드의 반격, 설득과 복종 | 안순아

함께 보는 영화 공동체상영, 주체적인 문화향유자가 되는 길 | 김남훈



엮은이의 말


생각하는 시민, 생각만 하는 시민


2014년 6월에 펴낸 『민들레』 93호 특집이 ‘잊을 수 없는, 세월’이었습니다.

그때 기획회의를 하면서, 책이 나올 때면 두 달이나 지나 있을 텐데 너무 뒤늦은 얘기가 아닐까 했던 게 기억납니다.

그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깨끗하게 밝혀지고 말끔히 정리되어서 이미 뒷북인 얘기가 되었더라면,

그래서 순수한 연민과 애도로 이 봄을 달리 맞을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습니다.

2년이 지나도록 제자리를 맴돌다 흐릿해져가는 기억들을 보며, 세월호는 우리 삶의 어디쯤 가닿아 있을까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어느 대학생들이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학교 정문 앞 도로변에서 열었더군요.

강의실 대여를 허락지 않아서라고 했습니다. 학교 측은 새로 온 담당자의 실수라고 뒤늦게 변명했지만,

그 학교 학생들이 거리에서 세월호 간담회를 연 건 올해로 3년째랍니다.

해마다 “교육적 성격이 아닌 모임에는 강의실을 빌려줄 수 없다”며 거절해온 거지요.

얼마 전 교육부에서는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전교조에서 제작한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를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편견을 심어준다”며 금지처분 내렸습니다.

시대의 참사를 교훈으로 삼고자 하는 교육자와 청년들의 활동이 교육적이지 않다면 무엇이 ‘교육’일지 다시 생각해볼 일입니다.

비극을 마주한 우리에겐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겪지 않았으면 좋을 일이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기에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는 길밖에 없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911테러를 목격한 미국 소설가 수전 손택은 이렇게 말합니다.

“부디, 다 같이 슬퍼하자. 그러나 다 같이 바보가 되지는 말자.”

차올라 넘치던 언어들이 우리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을까요.

이번 민들레엔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를 삶으로 풀어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독일 뮌헨에서 꾸려가는 세월호 모임 이야기나 친구들과 세월호 우산을 만드는 스무 살 청년 이야기,

세월호 세대임을 자처하며 정치적 삶을 선택한 청년 이야기 모두 봄날 보리싹처럼 귀하고 반가운 글들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5주기를 맞아, 뼈아픈 참사의 교훈을 들려주는 현지인의 생생한 이야기도

읽기 힘드시겠지만 직면해야 할 현실입니다. 그 안에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담겨 있으니까요.

이번호를 만들면서 ‘생각하는 시민’과 ‘생각만 하는 시민’의 차이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더군요.

제가 그렇습니다. 때론 너무 아파서 외면하고 싶다가도 ‘뭘 얼마나 했다고 이러나’ 조목조목 뜯어보니,

정작 그리 행동한 것이 없단 사실에 놀랐습니다. 아직 제겐 지겨워할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았지요.

지금 프랑스에서는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저항으로 백 개 넘는 학교가 휴교를 하고 고등학생들까지 거리에 나오고 있습니다.

“너네 큰일 났다! 우리까지 나왔다!” 하는 유쾌한 피켓을 들고 그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는 명쾌합니다.

“이 법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기 때문이죠.”

멀리서 그 소식을 들으니 ‘생각만 하는 시민’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시민’이 되기 위한 시작으로, 눈부신 4월에 안산으로 봄나들이 가는 건 어떨까 싶네요. 무력한 절망과 작은 봄꽃 같은 희망이 공존하는 그곳에, 하고픈 게 너무 많았던 아이들이 봄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2016년 4월 장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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