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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호] 청소의 재발견

엮은이의 말_ 익숙한 것들의 재발견


기획특집_ 청소의 재발견

 

생활교육으로서의 청소 | 한희정

청소가 가정교육이 되려면 | 김영미

청소, 안 하거나 못하는 자의 항변 | 장자헌

현대인들의 청소, 어디로 가는가 | 걸레와 빗자루

마음까지 쓸고 닦는다 | 강주호


단상_ 청소, 그 부질없음에 대하여 | 현병호

삶을 나누는 창_ 사물의 질서 | 지민희

좌담_ 살아 있는 교육은 어떻게 가능한가 |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외

또 하나의 창_ 너그러운 부모, 버릇없는 아이 | 알피 콘

만남_ 세상을 변화시키는 청소년들의 모임 ‘사람숲’ | 편집실

열린 마당_ 곁을 주지 않는 십대와 대중음악으로 소통하기 | 박하재홍

쓰레기장 덕분에 이웃을 만나다 | 양영희

제언_ 학교에서 노동교육이 필요한 이유 | 하종강

살며 배우며_ 디지털 유목민 가족의 공유경제 실천기 | 한김지영

나누며 풍성해지는 도시 공동체 ‘과천품앗이’ | 김은희

통념 깨기_ 무위의 기술 배우기 | 데오도르 다이먼

삶의 인문학_ 인문학 공동체의 중심, 주술밥상 | 박연옥

톺아보기_ 자연주의 밥상 한 끼가 지구를 살린다 | 류외향

배움터 이야기_ 의무교육 강화가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길일까 | 배영길

또 하나의 창_ 기본소득, 우리에겐 꿈일까 | 이완배

함께 보는 영화_ 라다크와 몬드라곤, 대안 경제를 찾아서 | 김남훈


민들레 읽기 모임 184 새로 나온 책 194 소자보 196




엮은이의 말

익숙한 것들의 재발견


고백하건대 대안학교 교사 시절 때때로 아침에 학교 가기 싫었던 이유는, 청소로 하루를 시작해서였습니다. 전혀 티가 안 나는데 했다고 박박 우기는 녀석, 허공에 대고 빗자루 흔드는 시늉만 하는 녀석들과 아침 댓바람부터 실랑이를 하다 보면 속이 부글부글합니다. 3분 만에 청소를 마치는 신공을 발휘하고는 바람처럼 사라진 녀석을 다시 붙잡아 와야 할 때 느껴지는 자괴감은 또 어떻고요. 그렇게 복작거리며 나름 열심히 청소를 했어도 학교에 오는 손님들은 현관에 들어서면서부터 혀를 끌끌 찹니다. 한번은 공교육 교사들이 방문한 적이 있는데 나이 지긋하신 선생님 한 분이 어질러진 현관을 보며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애들을 안 잡는다는 얘기죠.”

말씀처럼 아이들을 들들 볶지는 않았지만 ‘생활의 기본’인 청소를 ‘교육적’으로 풀어보려고 부단히 애를 쓰긴 했습니다. 회의 안건에도 올려보고, 날을 잡아 대청소를 하기도 하고, ‘참을 인’자를 가슴에 아로새기며 자율성에 맡겨보기도 했지만 청소를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상으로 만들기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청소 그 자체도 싫은데 ‘즐겁게 해야 한다’는 강박까지 얹어지니 ‘교육적 차원에서’ 함께하는 청소는 더욱 어려웠던 게지요.

이번호 특집은 ‘청소의 재발견’입니다. 청소를 열심히 하든 안 하든 우리 머릿속에는 ‘정결한 것’에 대한 강박이 조금씩은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설거지나 빨래와 비교해 청소의 영역은 너무나 넓어서 가사노동 중에서도 중노동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늘 주변을 깨끗이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드는 근거는 주로 ‘건강상의 이유’입니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더욱 청결에 신경 쓰게 됩니다. 문명화되면서 청소와 청결에 대한 개념도 많이 달라져 각종 세정제가 나오고, 심지어 유아용품 소독기까지 판매되기에 이르렀죠.

그런데 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인체 미생물 군집 프로젝트’는 세균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얘기를 합니다. 어렸을 때 너무 깨끗한 생활을 하면, 정작 세균에 노출되었을 때 면역체계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주장인데요. “애완견과 자란 아이가 천식 위험이 낮다”든지 “손톱 물어뜯는 아이가 면역력이 높아진다”든지 하는 연구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독일의 한 유치원에서는 숲에서 놀다가 아이들이 흙 묻은 손으로 샌드위치 먹는 걸 외려 중요하게 생각한다는군요. 흙 속에 면역력을 길러주는 이로운 세균들이 있다고 말이죠. 이번 호를 통해 늘 쓸고 닦고 치우고 주변을 소독하며 청결을 강조하고, 때로 ‘교육적 차원’에서 아이들을 ‘달달 볶던’ 우리 삶을 돌아보고 보듬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마감은 언제나 쉽지 않지만 (매년 8월엔 더욱!) 그래도 큰 기쁨은 최근 전국 곳곳에 민들레 읽기 모임이 홑씨처럼 번져가고 있는 겁니다. 모임을 만들고 싶다는 전화를 받으면 반가운 마음이 왈칵 솟고, 힘이 불끈 납니다. “말이 건너가려면 사물의 징검다리가 있어야 합니다(백무산 시, 꽃가루가 바람을 타고 가듯이).” 민들레가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좋은 벗들을 만나는 징검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바라면서 삼복더위 속 마감도 기꺼이 견뎌냅니다.


2016년 8월 장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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