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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호] 민주, 시민, 교육

엮은이의 말

그들이 더 이상 기특하지 않은 순간


기획 특집_민주, 시민, 교육

광장 그 후, 청소년들의 목소리 | 청소년 간담회

촛불혁명, 학교에서 완성될 수 있을까 | 서부원

정의로운 민주시민의 탄생, 정세청세 | 윤한결

학교 민주주의의 허와 실 | 염경미


단상_십대라는 이름의 시민 | 현병호

지상강좌_우리는 왜 배우는가 | 엄기호

통념깨기_무지(無知)에서 미지(未知)로 | 원성완

톺아보기_4차 산업혁명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 | 모홍철


교사와 학부모 사이

오늘도 외줄 위에서 | 송주현

학부모와 교사, 협력적 동반자일까 | 차승민

내가 학부모이길 결심했을 때 | 이현주


만남_안산 주민들의 일상을 회복하는 꼬두물정류장 | 편집실

살며 배우며_‘노는아이 노는엄마’ 모여라 | 노미정

교사일기_교육에서 교사란 어떤 존재일까 | 김훈태

또 하나의 창_미래 세대의 자존감을 살리는 길 | 장은주

산촌일기_촌사람이 된다는 것 | 채효정

열린마당_황매산 자락, 청년 농부 이야기 | 김예슬

생생한성_그들과 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 조아라

책수다_낯선 존재들과 함께 사는 법 | 한수경

함께보는영화_동물의 권리, 사람과 동등할까? | 성상민

풍향계_평범한 시민들의 ‘법 공부’ 열풍 | 편집실

학제개편을 둘러싼 몇 가지 쟁점 | 편집실

독자마당_하늘까지 닿은 민들레, “유예은 독자”를 만나다 | 편집실


민들레 읽기 모임 183 새로 나온 책 192 소자보 194




엮은이의 말


그들이 기특하지 않은 순간


어쩌면 예견된 불행인지도 모릅니다. 2012년,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니깐 제가 대통령이 되면 다 할라구요”를 반복하며 일관되게 논점을 일탈하던 이가 끝내는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됐나” 하는 유행어를 남기고 임기 4년 만에 쫓겨났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회 청문회나 국정감사를 지켜보면 다수 정치인들의 언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말과 글은 사유의 발로건대, 단순한 말발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말하는가’라는 물음은 촛불 이후 민주주의를 논의하는 시민들도 함께 풀어가야 할 중요한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겨우내 한목소리로 공동의 목표를 외치며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다양성 속에서 토론과 설득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볼 때 ‘설득이 필요 없었던’ 국민 대화합의 장은 앙꼬 빠진 찐빵 같은 경험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편에서 ‘생각이 많이 다른’ 이들이 태극기를 흔들었지만 압도적인 촛불의 상식을 거스르진 못했지요)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광장에 섰던 우리는 이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일구며 살아가야 하니까요.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된 후 떠오른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촛불집회를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시민은 없다지만, 부실한 교육 속에서 이렇게 훌륭한 시민들이 등장한 것을 보면 시민의식이란 게 교육한다고 길러질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자각하기 오래전부터 그들은 이미 시민이었던 거지요. 교육 잡지인 민들레가 교육이란 단어를 그리 즐겨 쓰지 않는 건 어떤 말이든 ‘교육’이란 단어가 붙는 순간 제도화되고 대상화 되기 때문입니다. 인성교육, 창의성교육,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처럼 말이죠. 11년째 스스로 민주주의를 실천해온 청소년들에 관한 글을 읽으며, 적어도 새롭게 시작하는 시민교육이 ‘어른들이 만들어 제공하는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해집니다.

그동안 자기 생각을 또렷이 밝히는 청소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되바라졌다’ ‘당돌하다’를 거쳐 ‘기특하네’로 변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기특해야 하는가” “시민으로 인정을 안 하는데 어떻게 민주시민일 수 있는가” 하고 청소년들은 되묻습니다. 교육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나란히 설 때 함께 성장하는 민주시민교육은 비로소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년 만에 뭍으로 올라와 길게 누워 있는 세월호를 보며, 봄과 함께 맞이한 시민들의 승리는 그 배에 탔던 이들이 제 몸을 던져 힘을 보태어준 덕분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렇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힘이었으니까요. 남은 자의 몫이 무엇인가 골몰하는 사이 어느덧 세 번째 봄이 깊어갑니다. 꽃망울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한 청소년 시민들의 목소리도 봄으로 활짝 피어나길 기대합니다.


2017년 4월, 장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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