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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호] 공생의 기술, 젠더 감수성

엮은이의 말 _ N개의 성


기획_ 공생의 기술, 젠더 감수성


남학교에서 펼치는 남교사의 젠더 교육 / 최승범

억압받는 존재들의 언어 / 이라영

자기답게 살아가는 힘, 젠더 교육 / 서한솔

속바지와 젠더 감수성 / 조아라


단상_ 타고나는 성, 만들어지는 성 / 장희숙

탐방_ 놀이와 민주주의를 연습하는 어린이꿈의 공원 / 편집실

제언_ 패션의 사회학 / 현병호

또 하나의 창_ 입장주의자들의 행복 위장 공작 / 야스토미 아유무

배움터 이야기_ 대안교육 20년, 대안대학을 생각하다 / 김혜원

톺아보기_교육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 이찬승

부모일기_ 입양은 본능에서 출발한다 / 정은주

교육동향_ 공립 대안학교, 공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여태전

통념깨기_ ‘좋은 시험’이란 / 모홍철

교사일기_ ‘각자의 언어론’을 찾아가는 글쓰기 / 정은균

열린마당_ 소비한다는 것, 관계를 맺는다는 것 / 장시내

소근소근_ 아빠가 들려주는 적정기술 이야기 / 정해원

함께 읽는 책_ 알로마더가 필요해 / 김지혜

함께 보는 영화_ “청년, 포기를 꿈꾸다” / 김남훈

지난 호를 읽고_ 스스로 서는 삶,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 볍씨학교 9학년

_ 자립의 기술, 이렇게 배웠더라면 / 길꽃


***


엮은이의 말


N개의 성


친구 후남이는 ‘수빈’으로 개명을 한 후 한층 밝아졌습니다. ‘다음엔 아들’이라는 이름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존재를 부정당한 듯한위축감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넷째 딸 이름에 그렇게 간절함을 담았어도

결국 딸 다섯으로 가족계획을 종결한 후남이 부모님은지금도 두 딸을 둔 후남이에게(아니 수빈이에게)

‘또 낳으면 아들일 거라’며 잔소리를 멈추지 않으신답니다. 그런 것을 보면한국사회에선 때로

성별이 존재에 앞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 이기 전에 여자 혹은 남자로 대해지는 경험이 너무 흔합니다.

스스로 하는 말이나 행동에도 성별이 개입해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습관처럼 ‘장남’이니‘누나’니 하며 역할과 책임을 가르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부여된 성 역할이

아이 그 자체로 살아갈 기회를 앗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뜨거워진 한국사회의 젠더 이슈가

남자, 여자 양성간의 대결구도처럼 읽히기도 하고 성소수자나 동성애자들의 입장까지 포함해

찬반을 빚어내기도 하지만 사실 젠더 문제는 한 인간의 존엄과 해방에 관한 담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성차별을 없애자거나 하는 것을 넘어 존재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는데,

잘 전달이 될까 모르겠습니다(분홍과 파랑보다 다채롭고 오묘한 색이 어우러진 세상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헤아릴 수 없는 N 개의 성에 대해 생각해보며 우리에게 덧씌워진 통념을 걷어내고,

온전한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호 글 중에 어른들의 개입 없는 놀이를 통해 민주주의를 배워가는 일본 어린이꿈의공원이나

독신자 입양에 관한 글도 눈여겨보시면 좋겠습니다.

나는 정말 여자일까. 여자임을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이 살아온 자신에게 이번 호를 만드는 내내

던진 질문입니다. 밤늦게 어두운 골목길을 씩씩하게 걸어가며 생각해보니 평소 겁이 많지만 혼자 밤길 걷는 건

하나도 무섭지 않은 저는 여성스러운가, 남성스러운가 잘 모르겠네요. 여자답고 남자다운 건 또 뭘까요.

우리 주변에 늠름한 여자, 참한 남자도 많지 않나요? 한국사회는 변하고 있습니다.

젠더 감수성 없이는 인간관계도 사회생활도 쉽지 않습니다. 인권 감수성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공생의 기술’이 되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트렌스젠더는 들어봤는데 젠더폭력이 뭐냐고 묻는

정계의 그분께도 이번 호 민들레를 꼭 권하고 싶네요.


2017년 9월

장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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