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호 보기

[88호] 몸을 살리는 교육

표지이야기_몸과 관계 맺기


손은 눈에 보이는 뇌라는 말도 있고

눈에 보이는 마음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 몸과 정신, 마음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말이겠지요.

기껏해야 휴대폰 자판을 누르거나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일이 전부이다시피한

도시인들의 삶속에서 손과 몸의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잘 사는 길은 무엇보다 자신의 몸과

좋은 관계를 맺을 줄 아는 데 있다고 한다면

아이들이 자신의 몸과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엮은이의 말_몸을 쓰며 산다는 것


  지난날 학교교육은 아이들의 몸을 아주 무시하는 교육을 해온 것 같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몸을 통한 교육에 충실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몸

을 길들이는 것이 정신을 길들이는 첩경임을 잘 알고 있었지요. 차렷! 열중

쉬엇! 같은 군대식 제식훈련이 학교에서 그대로 쓰인 것은 그 목적이 같았

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 그런 훈련 방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

습니다. 그래서 해병대 캠프 같은 외주업체에 아이들 훈련을 맡기게 된 걸

까요? 하지만 그렇게 며칠 뻘밭에서 구른다고 길들여질 수 있는 몸이 아니

지요. 다행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러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정신이 길들

여지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편

하게 사는 길이라는 처세술만 터득하게 되는 게 아닐까 우려스럽습니다.


  아이들의 몸을 돌보지 않는 교육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들이 있어왔지만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교육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각처럼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사회는 세상의 기준에 몸을 맞추라고 강요합니다.

상품성을 인정받으려면 그 기준을 따라야겠지요. 잘 팔리는 몸을 만들기 위

해 아이들은 몸에 칼을 대는 일도 서슴치 않습니다. 노동할 수 있는 몸이 아

니라 잘 팔릴 수 있는 몸을 만드는 일에 너도나도 목을 맵니다.


  가진 것이라곤 몸밖에 없다고 여기는 아이들이든,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몸밖에 없다고 여기는 아이들이든, 몸은 아이들에게 가장 가까운

자연이고, 이는 변할 수 없는 진실일 것입니다. 몸이 가진 자연성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이 아쉽습니다. 병영체험보다 몸 쓰는 일, 손 쓰는 일

을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요. 스스로

집을 짓고, 밥을 짓고, 옷을 지으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몸, 손이 해낼 수 있

는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다면 삶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

습니다.


  이번호에서는 몸과 몸을 쓰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기에는 힘에 부쳤던 거 같습니다. 어쩌면 몸을 제대로 쓰

지 않고 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시에서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면

서 몸으로 사는 삶에 대해 입으로 떠드는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몸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살리는 길임을 믿기에 몸 이야기

를 꾸준히 풀어보고자 합니다.


  니어링 부부처럼 4시간은 몸 쓰는 일을 하고, 4시간은 공부하고, 또 4시

간은 사람들을 만나거나 사회활동을 하는 데 쓰면서 조화롭게 살 수 있기를

꿈꾸는 이들이 많지만, 우리네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지요. 하루 8시간 노

동으로 생계를 꾸리기도 어려운 이들이 많은 현실에서 이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떤 이는 손이 갈라지도록 일을 해야 하

고, 또 어떤 이는 손에 물도 묻히지 않고 사는 이 세상에서 손을 잘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몸을 잘 쓰면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3년 8월 현병호


===============


Vol.88



표지 이야기 005_몸과 관계 맺기

엮은이의 말 006_몸을 쓰며 산다는 것


특집_몸을 살리는 교육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믿는 부모가 있을까요.

아이 잘 키워보고자 책상 앞에 꽁꽁 묶어둔 덕분에 좀비가 되어가는

이 아이들에게 ‘몸 놀리는 즐거움’을 되찾아줄 방법은 없을까요?

몸을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교육을 할 수는 없을까요?


008 아이들이 몸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 허당

015 움직임을 거세당하는 아이들 | 박현숙

024 학교는 아이들의 몸을 어떻게 교육시켜왔는가 | 구수경

036 농살림, 몸살림 | 한선예


부모 일기 045_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것 | 맹달

민들레 단상 054_사회의 병영화를 경계하며 | 현병호

만남 062_이런 교장 보셨나요_서울 중화고등학교 방승호 교장 | 장희숙

대안학교 이야기 076_작은학교에서 자란 나를 보다 | 조윤하

지상 강좌 085_소음을 신호로 변환하기 | 우치다 타츠루

열린 마당 092_잘 먹을 수 있는 축복을 함께 나누기 | JENA

공부 뒤집기 104_노동교육의 방향에 대하여 | 이한

            120_이 아이들이 ADHD라고? | 박형규

살며 배우며 126_놀다보면 저절로 내 몸을 알게 된다 | 고무신

열린 마당 132_손이 기억하는 세계 | 이진홍

다시 읽는 명칼럼 140_손이라는 공부길 | 김영민

함께 읽고 싶은 책 144_제로 성장 시대에 되살아날 몸과 손의 지혜 | 도은


교육 풍향계 

152_결국 또 점수인가_체력장 부활에 관한 논란을 보면서 | 편집실

156_교육기본권_과천시 '정규학교 밖 청소년 교육 지원 조례' | 미나리

소자보 

행복한 부모 아카데미 안내 | 파주자유학교 신입생 모집 | 중등 수원 칠보산자유학교

설명회 | 대안대학 풀뿌리사회지기학교 신입생 모집 | 무지개학교 신입생 모집 |

푸른숲발도르프학교 신편입생 모집 | 성미산학교 신입(전학)생 모집 | 맑은샘학교 2

학기 편입생 모집 | 고양자유학교 교사 모집 | 한드미농촌유학센터 교사 모집 |

온배움터 생태건축학과 신입생 모집 | 고양우리학교 설명회 안내 | 제천간디학교

교사 모집 | 세 번째 인권숲 페스티벌 "남산, 기억의 상자"





1.jpg

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