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호 보기

[127호 / 2020. 1~2] 급식 세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 목차


엮은이의 말 _ 같이 밥 먹는 사이


기획 특집_ 급식 세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아이들이 먹방에 열광하는 이유│김화수

편의점 세대, 입맛 바꾸기 프로젝트│이영롱

급식 위에 놓인 세계│편집실

편식에 대한 편견│김도영

먹고 사는 일을 배우는 학교│장희숙

 

톺아보기

투표한다고 시민이 될 수 있을까│서지연

 

교육동향

삶의 쉼표, 전환학년제 학교의 흐름│정병오

 

살며 배우며

어른들을 위한 섬마을인생학교│이창희

 

만남

자퇴생, 교사가 되다│이윤승

 

배움터 이야기

학교, 타인을 대하는 법을 배우는 곳│김지혜

 

열린 마당

스물 세 살 아들의 진로 찾기 | 양영희

 

논단

대학의 쓸모│천주희

 

부모일기

다운증후군 아이가 열어준 새로운 세상 6│최세민

 

또 하나의 창

흔들리며 채워가는 엄마의 자리│이슬기

 

지난호를 읽고

‘함께 읽기’가 바꾼 나의 삶│노미정

 

함께 읽는 책

다 커서 읽는 그림책│수진

웃음의 사회학, 유머니즘│김진우

 

함께 보는 영화

다른 자리에 서보는 상상력│최정현

 

독자마당 │새로 나온 책│소자보


◉ 본문 미리 보기

 

‘밥은 하늘’이라는 말도 있지만, 어려서부터 외식과 급식에 익숙한 아이들의 밥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학교급식에 일고 있는 최근의 변화가 반갑습니다. 선택급식제, 채식의 날, 카페테리아형 식당, 미각교육 등 개인을 존중하고, 인간을 넘어 동물들의 삶과 지구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변화의 흐름이 담겨 있습니다. _ 엮은이의 말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어렴풋이 마음에 떠오르는 이유는 먹방이 ‘무엇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이 즐겨 보는 유튜브 콘텐츠는 먹방만이 아니다. 슬라임을 만지는 영상, 외출준비를 하는 영상, 화장하는 영상, 공부하는 영상 등. 그 모든 영상의 공통점은 아이들에게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구하지 않기에 결과를 만들 필요가 없다. 의미를 찾을 필요도 없고 뭔가 깨달을 필요도 없다. 애써 집중할 필요도 없고 그냥, 틈이 날때 잠깐 보고 언제든 꺼버릴 수 있다. 단순하고 무의미한 것이 아이들에게는 간절히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학습노동에 지친 아이들, 또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지친 아이들, 먹을 때마다 빨리 먹으라고 채근 받는 아이들에게 먹방은 그나마 휴식의 시간이 아닐까. _ 김화수, <아이들이 먹방에 열광하는 이유>

 

자연스럽게 조금씩 더 잘 먹을 수 있게 될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식사시간에 해야 하는 것은 ‘대화’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헤쳐 나갈 길을 돕는 것은 눈높이를 낮춘 대화에서 시작된다. 교사는 편안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오늘 급식시간에도 버섯에 질색하는 아이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항상 제일 늦게까지 급식실에 남는 아이다. 나는 가끔씩 하는 것처럼 몰래 내 식판에 잔반을 옮겨 담아 버려주었다. 편식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급식 시간을 꿈꾸며, 아이들과 나의 비밀 거래는 계속될 예정이다. _ 김도영, <편식에 대한 편견>

 

교사가 자기 입장을 드러내고, 학생들 의견을 물으려면 교사가 먼저 바뀌어야 해요. 학교에서 그걸 막지는 않아요. 교사 스스로 못할 때가 많은 거죠. 또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교사가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인간인 이상 이건 불가능한 거예요. ‘교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말은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학교라는 구조 안에서 그 틀을 깨는 행위, 예전부터 내려온 시스템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 못하는 건 한국의 문화적인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_ 이윤승, <자퇴생, 교사가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