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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130호] 온라인 수업, 그 후

◉ 목차


엮은이의 말 서로 만나고 싶어서

기획 온라인 수업, 그 후

온라인 수업이 교육에 던지는 질문│이충일

장기 비상시대의 교육│정형철

온라인 수업, 시민으로서 부모의 역할│이현주

세대 읽기  Z세대의 온라인 세계│박세연

톺아보기  가짜뉴스 현상과 디지털 시민성│금준경

부모 일기  학교와 홈스쿨링 사이│김지현

통념 깨기  남성에게 왜 페미니즘이 필요하냐면│박정훈

또 하나의 창  ‘집에서 논다’는 말이 사라지는 그날│정아은

제언  재난, 미래의 노동 그리고 기본소득│이원재

지상강좌  ‘유전’보다 중요한 건 부모라는 ‘환경’이다│고병헌

연재  학대 받은 아이들은 어디로 갈까│정은주

만남  사회인으로 서는 경계선지능 청년들│편집실

열린 마당  슬픔이 슬픔에게, 416합창단 이야기│양영희

살며 배우며  청년농부가 체감하는 기후위기│서와

함께 읽는 책  독서모임을 꾸리는 사람들│김화수 <이 책으로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함께 보는 영화  아무거나 써도 되지만 아무렇게나 쓰면 안 되는, 인생│최정현 <찬실이는 복도 많지>

독자마당│새로 나온 책│소자보


◉ 본문 미리 보기


삶의 패러다임을 흔드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교육을 둘러싼 논의는 ‘입시’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학교에서 학습 진도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일 아닐까 하는 부모의 이야기나 급변하는 교육환경이 불평등을 심화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가자는 교사의 이야기가 와닿습니다. 궁여지책의 온라인 수업이 미래교육을 앞당기기라도 한 듯 설레발치는 현실을 경계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합니다. _ 엮은이의 말


등교 개학을 하자마자 아이들은 집에 돌아와 누구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는지 그 소식부터 전했다. 전화 통화로만 이야기 나눴던 담임선생님을 직접 만난 이야기도 신나게 했다. 한 번의 등교 이후 한 교실에 스무 명도 많다고 한 반의 등교 일을 다시 요일별로 나누자 “그러면 학교에 가도 못 만나는 반 친구들이 있다는 거야?” 하면서 아쉬워하는 아이를 보면서 놀랐다. 그동안 교실 안에서의 관계가 아이들에게 주는 피로감이 더 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런 걱정보다 관계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또래를 만나지 못하는 동안 느꼈을 고독감과 소외감은 아마 이 시절이 지난 뒤에 어떤 비용을 들여도 메우기 어렵지 싶다. _ 이현주, <온라인 수업, 시민으로서 부모의 역할>


가짜뉴스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보를 의심하고 불신하는 것이 곧 비판적 읽기인 것처럼 왜곡되는 경향이 있는데, ‘불신’과 ‘비판적 읽기’는 구분해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은 무조건적인 불신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신뢰하기 힘든 정보를 구분하는 데 있다. 일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를 제시하고 퀴즈를 푸는 식으로 정답을 찾게 한다. 하지만 정보를 분별하는 과정은 명백한 정답과 오답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과 검증, 추적과 분석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하는 데 있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_ 금준경, <가짜뉴스 현상과 디지털 시민성>


일 자체에서 기쁨을 얻고 일을 놀이로 만들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일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배우는 과정에서 일이 이뤄지도록 시간을 설계해야 한다. 기본소득제도를 통해 꿈꾸는 사회는, 사람들이 방구석에 틀어박혀 온라인 쇼핑만 하는 은둔형 소비자로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일하며 질 높은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사회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이 생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시대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놀라운 미래가 아니다. 조금씩 경계를 허물면서 매일 변화하고 있다. _ 이원재, <재난, 미래의 노동 그리고 기본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