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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76호] 상상, 학교를 넘다!

엮은이의 말

 

아이 손을 잡고 처음 대안학교 문을 들어서던 때가 생각납니다. 

혁명의 깃발이라도 하나 꽂은 것처럼 가슴이 쿵닥쿵닥 뛰었더랬습니다. 

대안교육이 새롭기 짝이 없던, 그래서 낯설고 불온해 보이던 시절 얘기입니다.  
그로부터 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아이와 부모와 학교가 서로 예측가능한 일상을 익숙하게 살아갑니다.

오래 전, 힘주어 꽂아둔 깃발도 더는 삐딱해 보이지 않습니다. 

대안학교와 제도권학교는 여전히 강을 사이에 둔 채 서먹하니 서 있고, 

내가 흔든 것이 그저 망명의 깃발은 아니었을까 한번씩 의심하다가 또 금방 잊고 맙니다.

 

이것이 새로운 교육적 상상을 다시 시작하려는 이유입니다. 

삶과 배움을 가두는 고정관념이 있다면 또 한번 그 벽을 넘어보자 청하는 까닭입니다.  
그리하여 더 자유로운 형태의 배움터들이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기를,

대안교육과 제도교육이 형제처럼 허물없이 넘나들기를, 

그래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교육의 결이 더 다채롭게 빛나기를 기대합니다.
상상의 바다에는 입장료가 따로 없어 모든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습니다.

남들처럼 든든히 붙잡아주는 부모의 손이 없다 해도 상심하거나 주눅들지 않고 

환한 바다에서 같이 어울려 헤엄치며 자라납니다. 

우리가 다시 상상하는 새로운 교육은 이런 바다였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귀담아 들어야 할 목소리도 있습니다. 

자신들은 결코 부모가 원하는 순간에 성장하지 않았다고 외치는 대안학교 아이들과 

이상을 따르며 살기엔 아이들의 현실이 너무 무겁다 고백하는 젊은 심리학자, 

희망 혹은 공감을 싣고 달려가는 두 대의 버스가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생생한 삶들을 허리에 질끈 묶고 날아오르면 상상의 와중에도 제대로 길이 보일 것 같습니다. 

숙제처럼 품고 있던 틈새학교 보따리도 이번호에 같이 풀어 두었습니다.   

 

민들레 사무실이 이사를 했습니다. 

의연한 봄꽃을 피웠던 흙마당을 뒤로 하려니 온 몸이 다 서운했습니다. 

큰 길가 건물 안에 자리한 새 보금자리에는 흙마당도 없고 꽃나무도 없지만, 대신 어여쁜 책마당이 생겼습니다. 

사람들과 책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차를 나눌 수 있는 공공의 자리입니다. 

이 나눔의 공간이 옛 사무실의 흙마당처럼 우리를 온전히 숨 쉬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이전 사무실에서 가깝습니다. 지나실 때나 일부러라도 놀러 오세요.) 

 

2011년 8월
진형민

 

 

 

 

표지 이야기      

005 상상의 바다에서 표류하라

엮은이의 말   

006 문어를 따라나서기 전에

 

기획 _ 상상, 학교를 넘다!

008 천 개의 해방구 | 현병호
014 공감유랑버스는 실험 중 | 임경환

024 교사, 학생, 건물, 교과과정이 없는 보따리학교 | 김재형 

030 틈새학교 둘러보기 | 편집실 

034 또 하나의 상상, 자전거학교 그리고 바이쿱 | 이치열 

045 아이들을 살리는 숲속학교 | 박근덕
050 상상한다, 고로 나는 행복하다 | 심한기  

 

민들레단상     

058 ‘학교’에 갇히다 | 진형민

지상중계    

062 아이들이 말하는 대안교육의 빛과 그늘 | 김바다 외

대안교육 이야기   

075 갈등을 끝까지 마주할 수 있는 힘 | 최민유

민들레논단    

082 교육적 대안의 새로운 상상력, 농촌유학 | 하태욱

다시 읽는 명칼럼  

092 죽기살기로 살기 혹은 죽기 | 이영미

책으로 만나는 과학 

094 무수히 다양한 형태들을 낳는 것은 | 이철국

한 수 배우다    

103 허당 선생, 공부를 논하다(3) | 이한

열린 마당     

122 위험하지만 아이들에게 허락해야 할 다섯 가지 일들 | 거버 털리  

 

사는 이야기      

129 세상이 이런데 네 꿈을 이루라고요? | 조순애

 

만남

134 희망버스의 종점은 어디인가?  | 송경동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138 기억은 나인가(2)_기억력을 좀먹는 것들 | 김희동

지난호를 읽고    

146 어느 현실주의자의 딴지 걸기_심리학과 아이들 | 조영은

 

독자 인터뷰   

155 아줌마들, 소녀들과 함께 놀다 | 편집실

 

소자보  164         

두드림자유학교 2학기 편입생 모집 | 실상사작은학교 중학과정 편입생 모집 | 100일학교 7기 학생 모집 |

대안교육센터 시소학교 2학기 학생 모집 | 중등 무지개학교 2012년 신입생 일반전형 |

고양자유학교 6,7학년 편입생 및 교사 모집 | 간디교사대학원(기초과정) 수강생 모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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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 책 만들 사람을 찾습니다  |  160 대안교육 소식  |  162 새로 나온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