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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호] 뉴미디어 시대의 '읽기'

엮은이의 말

왜 『민들레』를 만드는가 물으신다면

 

기획 특집_뉴미디어 시대의 읽기

성공을 위한 독서는 이제 지겹다|김동환

어느 독서광 이야기|문현정

디지털 원어민 세대의 읽기|박주영

소리 내어 함께 읽기|이희경

 

단상_읽어야 사람다워질까|장희숙

지상강좌_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 세 가지|우치다 타츠루

살며 배우며_무엇을 하려고 하는 인생인가|박진순

또 하나의 창_군중교육에서 시민교육으로|함돈균

톺아보기_‘효율성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기|모홍철

산촌일기_산불|채효정

소곤소곤_아빠가 들려주는 적정기술 이야기|정해원

만남_어린이와 노인의 유쾌한 동거, ‘뿌리와새싹어린이집

교사일기_그가 학교를 떠났다|정은균

열린마당_아파트 단지에서 꽃피는 놀이 문화, ‘들락날락|장아름

부모일기_엄마에게 일이란|이승미

생생한 성_“싫어요안돼요!”를 가르치기 전에|조아라

교육동향_문재인 정부교육정책의 변화와 전망|강영택

책수다_다문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한수경

서평_가난을 향한 정신의 아름다움|조순익

함께 보는 영화_우리 모두의 맨체스터 바닷가|김남훈

 

민들레 읽기 모임 180 새로 나온 책 188 소자보 190

 

 

엮은이의 말

 

왜 『민들레』를 만드는가 물으신다면

 

이 책을 꼭 내야 할까요?” 새 책 기획회의를 할 때면 던지게 되는 질문입니다세상에 이렇게 책이 많은데 민들레가 꼭 출간해야 하는 책은 무엇인지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으로 만들어 두고두고 읽어야 할 텍스트는 무엇인지 늘 고민입니다다양한 매체가 생겨나며 책을 읽는 사람은 줄었다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의 앎에 대한 갈구가 줄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무언가를 읽으며 살아갑니다.

글이란 것은 여러모로 유익한 인류의 자산이지만 혼자 읽으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일방적으로 수신하는 메시지를 읽은 이가 멋대로 해석하거나글쓴이의 의도와 다른 엉뚱한 결론을 내리더라도 글은 말이 없으니까요그런 면에서 함께 읽기는 참 중요한 읽기의 한 방법입니다아는 것이 힘이라며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독점하는 지식은 권력으로 작용하기 쉽습니다하지만 그 지식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면 집단지성으로 발현되어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겠지요.

몇 년 전 책 만드는 일이 영 몸에 맞지 않아 그만두겠다고 뻗댄 적이 있는데그 마음을 바꾸어놓은 것이 민들레 독자모임입니다강의 차 광주에 갔다가 잠시 독자모임에 들렀었지요아기 엄마들이 들고 온 민들레 100호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고밑줄이 그어져 있고표지는 손을 많이 타서 바깥으로 휘어져 있는 걸 보았습니다아기가 잠든 시간에 혹은 남의 품에 맡긴 사이에 틈틈이 읽어갔을 손때 묻은 민들레를 보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민들레의 고유한 역할이 있구나세상에 필요한 이 책을 누군가는 만들어야 하는구나 싶어서 그만두려던 마음을 그 자리에서 돌려먹었지요.

고단함이 따르지만 즐겁게 이 일을 할 수 있는 건 민들레를 읽으며’ 조금씩 삶을 바꾸어가는 독자들의 힘입니다전국 50여 군데에서 들려오는 독자모임 소식은 만드는 이에게 늘 활력을 줍니다민들레를 읽고 나서 제주에 어린이식당이 생겼다거나대구에 대안교육을 준비하는 강좌가 열렸다거나순천에 품앗이 육아가 생겼다거나 하는 소식을 들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지요각자의 자리에서 앎을 삶으로 바꾸어가는 독자들의 소중한 실천이 교육운동이고 사회변화운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읽는 이들이 그러하건대민들레출판사도 책 속에 담아내는 메시지만큼 좋은 삶을 이곳에서 어떻게 구현해갈 것인가요즘 그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전국 독자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는 자리도 조만간 마련하면 좋겠다 싶은데요다음 호에는 반가운 소식 전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20176장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