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호 보기

[통권 33호] 몸과 배움 외

엮은이의 말 l

만두의 대안 찾기 l

만두! 말만 들어도 입맛이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교육만큼이나! 만두 파동으로 억울하게 당하는 이들도 한둘이 아니겠지요. 여론이란 것이 얼마나 비인격적이고 무책임한 것인지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런 소동을 계기로 음식과 몸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뜰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되겠지요. 하지만 그다지 기대할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교육판이 한바탕 소동으로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듯이요.

공교육 또한 '공해 교육'이니 하며 도매금으로 싸잡아 욕을 먹으면서 억울함을 느끼는 선생님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만두 속 같은 교육이 우리를 속터지게 하고 있지만 이 만두소를 만든 사람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과 희극성이 동시에 있지요. 부모들과 교사, 교육 관료와 장사꾼들 모두가 짜고서 몇십 년 동안 불량제품을 생산해내고 있고,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든 이 불량제품을 울며 겨자 먹기로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쓰레기 만두의 대안은 과연 무엇일까요? 찐빵일까요? 찐빵을 먹다가 중국산 팥고물이 문제될 즈음이면 다시 만두로 돌아오면 될까요? 웰빙 바람을 타고 최고급 재료로 만든 고가의 만두가 '세상의 1%인 당신을 위해' 등장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의 대안'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대안교육이 유기농 재료로 만든 고가의 만두로 비치는 마당에 웰빙 상품을 또 하나 추가하는 꼴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두파동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몸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과 야단스러움이 동시에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몸에 대한 관심을 돌아보면, 아이 때는 그저 시험공부에 지장 없으면 된다는 정도에서 어른이 되면 직장생활, 부부생활에 지장 없으면 된다는 식이지요. 그러다가 몸이 말을 듣지 않으면 몸이 하는 말을 듣기보다는 병원부터 찾기 바쁩니다.

학교에서는 몸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지도 않고 몸을 놀려 일하는 것도 하찮게 여기게끔 만들지요. 그래서 이른바 대안학교에서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몸을 놀려 일하는 노작교육을 수업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제대로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몸을 놀리는 일은 그 자체로 몰입해서 할 때 흥미도 생기고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수업이나 다른 목적을 위해 하게 될 때는 따분한 노동이 되기 십상이지요. 단순히 돈벌기 위해 하는 일처럼.

삶이 곧 교육이라면, 그 삶을 이루는 근본인 몸을 소홀히 여기는 교육은 이미 교육의 기본을 상실한 셈입니다.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교육이 몸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몸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있는지부터 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건강과 학교교육의 상관관계에 대해 '그것이 알고 싶다'는 문제제기부터 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 호에는 몸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글들이 여러 편 실려 있습니다. 몸과 관계를 바로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의 첫걸음이라고 한다면 그런 교육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잘못 끼워진 단추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민들레 단상
몸에 제대로 올인하기/현병호

교사일기
교사의 길을 가르쳐주신 분들/조명숙

엄마일기
'선생님 영화'를 보면서/이신영

몸과 배움
된장 우유를 먹고 자란 아이/김혁배
온몸으로 하는 공부/김광화
자연의학에서 본 아이들의 몸/양동춘

살며 배우며
선이골 다섯 나무 이야기/김용희
날품을 팔면서/이해강

열린 마당
'선생됨'의 어려움과 절반의 교육학/이철국
학교에 관한 거짓말을 넘어/김현수
대안교육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양희규
'숲속학교'를 만듭시다/현병호

민들레 논단
홈스쿨링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교육인류학적 분석/서덕희

함께 읽고 싶은 책
'사랑'과 '교육'은 어울리는 조합일까?/편집실

소자보
합천자연학교 숲속교실과 가족나들이/지리산 어린이 여름학교/지리산 선돌마을 청소년 생명, 평화학교/지평선중학교 여름학교/아힘나캠프/강화 마리학교 여름학교/간디 계절학교/인시도 자연학교와 걷는학교/수원지역 대안초등학교 교사 모집/실상사작은학교 교사 모집/'습지해설가' 양성 교실/재미난 학교 신입생 모집/과천자유학교 교사 모집/자유터학교 자원교사 모집/노목 천연계 탐사관/인천에서 대안학교를 같이 준비할 분을 찾습니다/HSBC 미래세대 섬환경캠프/치유적 대안학교 별 교사양성 아카데미

0 0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로 47-15, 1층

민들레출판사 T. 02-322-1603  F. 02-6008-4399

E. mindle1603@gmail.com

공간민들레 T, 02-322-1318  F. 02-6442-1318

E. mindle00@gmail.com

Copyright 1998 민들레 all rights reserved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