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민들레 144호] 도서관과 민주주의는 같이 간다

[격월간 민들레 144호_2022.11-12] 

  • 엮은이  편집실
  • 발간일  2022년 11월 20일
  • ISSN  1739-6506 
  • 책값  11,000원


◉ 목차

 엮은이의 말  민주주의의 머릿돌 

 

기 획 _ 도서관과 민주주의는 같이 간다

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  좌담

도서관이 열어온 민주주의의 길 │ 윤송현

함께 배우며 시민으로 성장하는 곳, 작은도서관 │ 노미정

학교도서관에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 손민영

 

단상  부모 찬스와 공정을 둘러싼 논란 │ 현병호

톺아보기  ‘시험’은 공정하지 않다 │ 이성윤

배움터 이야기  대안학교의 뜨거운 감자, 대학 │ 이하은

교육 동향  계속되는 참사가 안전교육의 부재 때문인가 │ 한희정

또 하나의 창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다양성 훈련’ │김지학

교사 일기  ‘청소년다운 연애’는 뭘까 │ 전향

지상 강좌  사춘기 아이, 갱년기 부모 │ 박재원

열린 마당  현장과 연결된 교사양성에 대한 제언 │ 한희창

살며 배우며  오늘도 비건 ‘지향 중’ │ 이현주

통념 깨기  일하고 싶은 엄마의 성역할 바꾸기 실험 │ 권주리

함께 보는 영화  삶, 돌봄으로 가득 찬 시간 │ 최정현 _ <풀타임>

함께 읽는 책  모두에게 괜찮은 말을 위하여 │ 장윤미 _『그런 말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

 

◉ 소개


 ‘도서관은 민주주의의 머릿돌’이란 말을 떠올리며 이번 호는 시민의식을 도모하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에 주목합니다. 지식 정보의 변화에 따라 모습은 달라지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도서관의 역할을 짚고 미래를 그려보았습니다. 새로운 앎은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그 변화들이 모여 집단지성을 이루는 걸 보면 도서관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둥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도서관이 미친 영향 또한 적지 않을 테지요. _엮은이의 말 중에서

 

◉ 본문 미리 보기


주어진 정보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정보가 많을수록 대화는 더 필요하다. 사람들을 불러내고, 자리를 만들어 서로 이야기하게 하는 사회적 기관이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사회의 지성이 한쪽으로 쏠려서 몰려다니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곳이다. 오늘날의 도서관은 정보통신의 발달이 초래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위험을 예방하고, 다양성을 키워 민주주의를 지키는 보루,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광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현대의 도서관은 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것이다’라는 테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_ 윤송현, <도서관이 열어온 민주주의의 길>

 

네 살, 여섯 살 두 아이를 데리고 처음 찾아왔던 더불어숲. 내년이면 벌써 큰아이가 고3이고, 늦둥이 셋째도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도서관에서 만난 엄마들과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즐겁게 놀았고, 책 모임을 하며 생각을 나눴다. 내 아이에게만 집중됐던 시선이 다른 이들과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넓어졌다. 아이를 키우며 큰 도움을 받았던 ‘울산 동구 민들레 읽기 모임’도 벌써 10년이 됐다. 돌아보니,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나도 많이 성장했다. 엄마들이 모여 시민으로 성장하며 배움을 펼쳐가는 사랑방, 작은도서관이 있어서 참 좋다. _ 노미정, <함께 배우며 시민으로 성장하는 곳, 작은도서관>

 

일평생 시험을 치며 자라온 우리는 ‘시험’이 늘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노력을 평가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의 하나인 시험은 어디까지나 공정함을 전제로 한 평가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시험은 누군가를 강제로 배제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할당제보다 공정치 못하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험은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잔인한 제도다. 시험은 내가 살기 위해서는 옆 사람이 떨어져야 하는 〈오징어 게임〉 같은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_ 이성윤, <‘시험’은 공정한가>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할 수 있는 진로교육의 한계는 명확하다. “하고 싶은 거 맘껏 다 해. 뭐든 도전해봐”라고 응원을 아끼지 않다가도 그 진로가 ‘대학 진학’이면 “아… 그건 좀” 하면서 애매하고 부정적인 태도를 내비치는 것이다. 물론 대학입시 준비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다. 이미 여러가지 활동으로 잘 짜인 교육과정에 대학입시를 위한 과정을 넣기엔 무리가 있고, ‘대안학교답게’ 그 시간에 더 가치 있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안다. (...)

다만 나는 ‘대학 진학’이라는 학생들의 선택지에 학교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 오히려 무관심했으면 좋겠다. 어떤 면에서는 ‘무관심’이 학생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학생이 원하는 진로 중 학교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과도한 관심을 보이고 대학 진학은 부정적으로 본다면, 그 관심까지도 전혀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_이하은, <대안학교의 뜨거운 감자, 대학>

 

안전한 사회는 안전교육 강화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배가 기울고 있는데 탈출하라는 안내방송도 없이 도주한 선장, 비용을 이유로 2인 1조 작업 원칙을 무시한 채 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기업, 인파가 넘칠 것이 예상되므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보고를 묵살하고 심지어 해당 문서를 파기한 관료들, 이들이 갖는 공통분모는 ‘무책임’ 혹은 ‘책임 회피’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왔던 모든 역사적 진실을 외면해버린 시대의 죄인들이다. 그들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하면서 무슨 사고만 나면 아이들에게 ‘안전교육 강화’를 들고 나오는 사회가 어떻게 건강할 수 있을까. _ 한희정, <계속되는 참사가 안전교육의 부재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