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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한 결혼

곤란한 결혼 - 타인과 함께 사는 그 난감함에 대하여

  • 저자 우치다 타츠루 
  • 역자 박솔바로 
  • 발간일 2017년 7월 17일 
  • ISBN 978- 89-88613-66-5(03810) 
  • 책값 13,000원


오지랖 넓은 아재의 결혼 리얼리즘

이 책의 저자 우치다 타츠루는 레비나스 철학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문학정치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현대 일본의 대중적인 사상가로, 100권이 넘는 책을 펴낸 다작의 저자로도 유명하다그 중 많은 책들이 타자’ ‘관계’ ‘커뮤니케이션을 다루고 있는데이 책은 부부라는 인간관계 속에서 같은 주제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공생의 기술을 연마하고 사람들에게 전수하는 일에 평생을 바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40년 넘게 합기도를 수련한 무도인이자첫 결혼에 실패하고 십 년 넘게 홀로 아이를 키워보기도 한 인생 선배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기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에서 결혼을 미루거나 못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더욱이 한국의 여성들 경우는 결혼 후 맞닥뜨리게 될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들 때문에 더욱 그렇다육아와 교육 문제도 부모가 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다하지만 이런 사회일수록 결혼을 해서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낫다고 우치다 선생은 말한다.

자칭 리버럴 보수인 저자가 개혁보다 수선을 주장하는 보수補修주의자를 자처하는 것은 무도 수련 과정이 그렇듯이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과 상대방 덕분에 할 수 있게 된 것을 잘 버무려 새로운 가능성을 열 줄 아는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비록 아재스러운’ 구석이 있다 해도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보너스를 기본급으로 착각하지 않기

결혼생활을 흔히 인생학교라고 하는 것은, ‘타인과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이 되어 한집에서 부대끼며 사는 일이 그만큼 인생공부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뭔가를 배우는 것이 아니듯이 결혼을 몇 번 해도 아무것도 못 배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백년해로의 신화는 인생학교 입학식 날 훈화 말씀에 등장하는 말일 따름이고결혼생활은 대개 학교생활이 그러하듯 숨막힘과 노여움좌절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알랭 드 보통의 말처럼 우리 인간은 독신이든 기혼이든 행복을 누리는 재간이 썩 뛰어나지 않은” 것이 진실일 것이다.

하지만 우치다 선생의 말을 빌자면 그것은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보너스를 기본급으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결혼을 위기상황에 대비한 상호부조의 사회계약으로 본다면그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맛보고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것은 으로 여기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본문 가운데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는 난감한 상황에서도

합기도를 수련하는 사람은 결혼생활도 잘할 거라고 저는 항상 제자들에게 말합니다합기도뿐만 아니라 무도는 본래 어찌하면 좋을지 모를 상황에 처했을 때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무도에서는 적의 공격으로 인해 심신의 자유를 잃고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 것을 초기 조건으로 설정합니다이처럼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는 난감한 상황에서도 우리에게는 움직임의 자유와 선택지가 남아 있습니다이 사실에 우선 감사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그 장면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것이 무도입니다.

상대의 행위로 인해 우리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움직임을 할 수 있게 됩니다상대를 축으로 삼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회전하거나 상대의 힘과 자신의 힘을 합쳐 두 배의 힘을 발휘하는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이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상대가 움직여준 덕분에 할 수 있게 된 것’ 그것은 상대가 내게 보내준 선물입니다.

이는 선불교의 말을 빌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디에 처하든 주인처럼 당당하면 곧 참된 것)’이라 해도 좋습니다어떤 상황에 내던져지더라도 마치 그 상황을 자신이 원해서 선택한 듯 당당하고 여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경지를 무도인들은 추구합니다.

이제 왜 무도인들이 결혼하기에 적합한 상대인지 여러분들도 아실 거라 봅니다

_축사가운데


 결혼, ‘잘 모르는 사람과 살아가기 때문에 멋진 것!

타인이란 건 본래 매우 멀리 있는 존재랍니다불러도 팔을 뻗어도 닿지 않아요그렇게 멀리 있는 사람을 만질 수 있다는 것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그 사람을 꼭 안아줄 수 있다는 것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이 이상의 일이 일어나면 그건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감사히 여기면 되는 겁니다.

_'타인과 함께 산다는 것’ 가운데

 

결혼생활을 애정과 이해 위에 구축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배우자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건 십중팔구 그 배우자 본인도 잘 모르고 있을 겁니다그러므로 당신내게 진짜 원하는 게 뭐야?” 같은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그런 질문에 곧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그보다는 그 잘 모르겠는 사람이 항상 자기 옆에 있고 같이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함께 놀며기대고 싶을 땐 의지할 기둥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인식하시는 게 좋습니다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훨씬 감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오랜 시간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두 분 모두 문득 옆에 있는 배우자의 옆모습을 보고는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라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내가 이 사람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구나’ 하고 불안할 때도 있을 겁니다이런 의문과 불안감은 생기기 마련입니다그때는 그 잘 모르겠는 사람과 나름의 세월을 서로 의지하며 지내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그것이 오히려 기적이었음을 마음속에서 축복하시라고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_축사가운데

 

 

지은이_우치다 타츠루(內田樹)

레비나스 철학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문학정치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현대 일본의 대중적인 사상가지난 15년 동안 1백 권이 넘는 책을 펴낸 다작의 저자로도 유명하다타다 스승을 모시고 40여 년 합기도를 수련해오고 있는 그는 개풍관이라는 도장을 열어 무도 수련과 더불어 철학 강의도 하면서 새로운 공동체 모델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스승은 있다』『교사를 춤추게 하라』『하류지향』『어른 없는 사회』『푸코바르트레비스트로스라캉 쉽게 읽기』『청년이여마르크스를 읽자』 등 10여 권의 책이 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옮긴이_박솔바로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일본문화학과 졸업특수보직 중 하나인 일본어 어학병으로서 국제정보전의 첨병 역할을 하며 번역의 시의성과 가독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일본 히토츠바시대학에서 수학하던 시절개풍관에서 우치다 선생과 만난 뒤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다현재는 동아시아 평화교류와 관련한 답사번역통역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동아시아 시민들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차례

 

펴낸이의 말

들어가며

축사1. 무도와 결혼

 

1결혼이 힘든 까닭

 

좋은 배우자를 알아보는 방법

누구와 결혼하든 진짜의 나를 만난다

더 좋은 사람은 나타날까

자기 평가와 사회적 평가

괴로움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

 

2결혼왜 하는 걸까

 

사회의 원리와 싸우기

안전한 공동체 만들기

어른으로 가는 관문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3의례와 가족제도

 

결혼식의 본질은 공개적 서약

현재의 나로부터 한발 내딛기

이별은 대비하지 않는 편이 낫다

가족의 유대감에 대해

 

4타인과 함께 산다는 것

 

부부 사이의 권력 관계

결혼과 자유

미지의 자신을 발견하기

잘 모르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이야말로

단란한 가족의 실상

 

5함께 사는 이들의 커뮤니케이션

 

곰인형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인사를 잘 나누기만 해도

다른 사람을 돌보는 법

성적 취향에 대해

 

6집안일과 살림살이

 

가사다른 시선으로 보기

남자는 기호적여자는 실리적

살림과 돈 문제

 

7결혼생활을 지속하는 일

 

권태기가 찾아온다면

상대를 보면 부모를 알 수 있다

결혼은 사사로운 일이지만

 

축사2. 결혼생활을 애정과 이해 위에 구축해서는 안 됩니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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