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30여 년 가까이 교육운동을 해오면서 교육과 삶에 대해 깨우친 것들을 정리했다. 20년 전 《민들레》를 창간했을 때와는 관점이 달라진 지점이 있기도 하고, 그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 지점도 있어 그것을 한 줄로 꿰는 작업을 한 셈이다. 꿰는 실 역할을 한 것은 상호작용 또는 맥락이라는 개념이다.
공부는 이것과 저것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아는 것이다. 모든 공부는 ‘사이’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미가 맥락 속에 있듯이, 진짜 정보는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이것과 저것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이자, 그 상호작용의 맥락을 살피는 것이다. 이 책은 교사와 학생의 사이, 학생들의 사이, 세상과 아이들의 사이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방안을 이야기한다.
책 속에서
거울을 끼고 사는 아이의 행동을 세상과 소통하려는 몸짓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현상만 놓고 보면 염려스러울 수 있다. 화장이 지워질까봐 땀나는 활동도 마다하고, 화장을 손보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거울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을 보면 에너지를 쓸데없는 곳에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세상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 강렬한 욕구가 깔려 있다. 소통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거기 있다.
아이들이 외모, 패션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건 성장하고 있다는 증표다. 좋은 징조다. 그 에너지를 꺾기보다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도울 일이다.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찾을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다. 입술에 바르는 립밤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교과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교사라면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7. 형식에 눈뜨게 하는 교육 중)
민주적인 교사는 아이들을 타자화하지 않으면서 아이들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전체를 바라보는 사람이다. 다른 교사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적인 공동체는 구성원 각자가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자로서의 인식을 가질 때 가능하다. 타자가 사라진 경지, 모든 존재가 나의 또 다른 모습임을 깨달은 경지까지는 아니어도 가까운 이들이 자기 편임을 아는 정도, 그리고 생각이 다른 사람일지라도 적으로 돌리지 않을 수 있는 정도면 기본 자질은 갖춘 셈이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흔들리면서 성장할 것이다. (9. 선생님은 훌륭하다는 믿음이 배움으로 이끈다 중)
교사는 아이들을 바꿀 수 없고, 바꾸려고 해서도 안 된다. 맥락을 무시하고 물길을 억지로 틀면 일시적으로 물길이 바뀌는 것 같아도 금방 원래대로 돌아가고 만다. 물길을 바꾸고자 한다면 주변 지형과 물길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환경을 알고 아이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때를 기다리며 타이밍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 교사의 내공이 필요한 지점이다.
교사가 바꿔야 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이다. 교사는 어떤 학생을 실패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정작 실패한 사람은 그 학생이 아니라 학생을 그렇게 바라보는 교사일 가능성이 더 많다. 교사의 관점이 바뀌면 아이를 둘러싼 맥락이 바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맥락이 바뀌면 아이도 변하기 마련이다. 맥락을 살피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자 삶의 본질이다. (15. 시간은 우리 편이다 중)
차례
머리말 |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1부 교육은 만남이다
우정의 혁명성
뿌리를 내린다는 것
자유를 향한 교육
우리는 저마다 고유한 별이다
표준화 교육을 넘어서
2부 교육은 소통이다
아이들은 세상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
형식에 눈뜨게 하는 교육
소통의 시대를 사는 아이들
‘선생님은 훌륭하다’는 믿음이 배움으로 이끈다
교단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3부 교육은 사건이다
삶이 곧 교육이라는 말의 의미
개성을 넘어 보편성에 주목하기
천리 길도 한 걸음 ‘속에’
성장은 ‘위하여’가 아니라 ‘의하여’ 일어난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지은이 소개
현병호_ ‘표준’과 ‘필승’ 이데올로기에 물든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교육운동에 뜻을 품게 되었다. 삶이 곧 교육이 되는 문화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자 격월간 교육지 《민들레》를 창간해 22년째 펴내고 있다. 책을 읽고 출판사를 찾아온 탈학교 청소년들과 함께 민들레사랑방을 꾸리다 2006년부터 대안교육공간 ‘공간민들레’를 열어 아이들을 만나오고 있다.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교육
책 소개
30여 년 가까이 교육운동을 해오면서 교육과 삶에 대해 깨우친 것들을 정리했다. 20년 전 《민들레》를 창간했을 때와는 관점이 달라진 지점이 있기도 하고, 그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 지점도 있어 그것을 한 줄로 꿰는 작업을 한 셈이다. 꿰는 실 역할을 한 것은 상호작용 또는 맥락이라는 개념이다.
공부는 이것과 저것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아는 것이다. 모든 공부는 ‘사이’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미가 맥락 속에 있듯이, 진짜 정보는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이것과 저것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이자, 그 상호작용의 맥락을 살피는 것이다. 이 책은 교사와 학생의 사이, 학생들의 사이, 세상과 아이들의 사이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방안을 이야기한다.
책 속에서
거울을 끼고 사는 아이의 행동을 세상과 소통하려는 몸짓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현상만 놓고 보면 염려스러울 수 있다. 화장이 지워질까봐 땀나는 활동도 마다하고, 화장을 손보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거울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을 보면 에너지를 쓸데없는 곳에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세상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 강렬한 욕구가 깔려 있다. 소통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거기 있다.
아이들이 외모, 패션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건 성장하고 있다는 증표다. 좋은 징조다. 그 에너지를 꺾기보다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도울 일이다.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찾을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다. 입술에 바르는 립밤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교과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교사라면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7. 형식에 눈뜨게 하는 교육 중)
민주적인 교사는 아이들을 타자화하지 않으면서 아이들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전체를 바라보는 사람이다. 다른 교사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적인 공동체는 구성원 각자가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자로서의 인식을 가질 때 가능하다. 타자가 사라진 경지, 모든 존재가 나의 또 다른 모습임을 깨달은 경지까지는 아니어도 가까운 이들이 자기 편임을 아는 정도, 그리고 생각이 다른 사람일지라도 적으로 돌리지 않을 수 있는 정도면 기본 자질은 갖춘 셈이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흔들리면서 성장할 것이다. (9. 선생님은 훌륭하다는 믿음이 배움으로 이끈다 중)
교사는 아이들을 바꿀 수 없고, 바꾸려고 해서도 안 된다. 맥락을 무시하고 물길을 억지로 틀면 일시적으로 물길이 바뀌는 것 같아도 금방 원래대로 돌아가고 만다. 물길을 바꾸고자 한다면 주변 지형과 물길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환경을 알고 아이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때를 기다리며 타이밍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 교사의 내공이 필요한 지점이다.
교사가 바꿔야 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이다. 교사는 어떤 학생을 실패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정작 실패한 사람은 그 학생이 아니라 학생을 그렇게 바라보는 교사일 가능성이 더 많다. 교사의 관점이 바뀌면 아이를 둘러싼 맥락이 바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맥락이 바뀌면 아이도 변하기 마련이다. 맥락을 살피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자 삶의 본질이다. (15. 시간은 우리 편이다 중)
차례
머리말 |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1부 교육은 만남이다
우정의 혁명성
뿌리를 내린다는 것
자유를 향한 교육
우리는 저마다 고유한 별이다
표준화 교육을 넘어서
2부 교육은 소통이다
아이들은 세상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
형식에 눈뜨게 하는 교육
소통의 시대를 사는 아이들
‘선생님은 훌륭하다’는 믿음이 배움으로 이끈다
교단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3부 교육은 사건이다
삶이 곧 교육이라는 말의 의미
개성을 넘어 보편성에 주목하기
천리 길도 한 걸음 ‘속에’
성장은 ‘위하여’가 아니라 ‘의하여’ 일어난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지은이 소개
현병호_ ‘표준’과 ‘필승’ 이데올로기에 물든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교육운동에 뜻을 품게 되었다. 삶이 곧 교육이 되는 문화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자 격월간 교육지 《민들레》를 창간해 22년째 펴내고 있다. 책을 읽고 출판사를 찾아온 탈학교 청소년들과 함께 민들레사랑방을 꾸리다 2006년부터 대안교육공간 ‘공간민들레’를 열어 아이들을 만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