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도서

그렇게 가족이 된다

그렇게 가족이 된다

  • 저자  정은주
  • 발간일  2021년 8월 1일
  • ISBN 9791191621013
  • 책값 14,000원



책소개


모든 아이들에게는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아동학대 사건으로 위기아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아이들이 따뜻한 부모 품에서 자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양한 이유로 부모의 품을 떠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는 사회가 안고 있는 숙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함께 찾는다. 건강한 입양문화가 정착되어 좀 더 많은 아이들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설과 입양가정, 위탁가정이 당면한 어려움을 알려 제도 개선의 방향을 모색한다.

 

 ‘정상가족’과 혈연중심주의를 넘어, 새로운 가족을 상상하며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 그 바탕에는 결혼과 출산으로 이루어진 가족만을 ‘정상’으로 취급하는 혈연중심주의가 깔려 있다. 우리 사회가 ‘출생’에 방점을 찍고 ‘뿌리’에 집착하는 한 아동복지의 척박한 현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원가정 바깥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어른들을 조명한다. 베이비박스를 만든 사람들, 학대아동을 보호하는 그룹홈 운영자, 입양대기아동을 돌보는 위탁모, 보육원을 퇴소한 청년들, 해외입양인들과 국내 입양가족 등 당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저자 _ 정은주

사춘기를 맞은 아들 해민과 어머니 한정희 님, 강아지 초롱이와 함께 고양시에서 살고 있다. 2006년 세상을 떠난 딸에게 했던 약속 ‘부모 잃은 아이와 아이 잃은 부모를 위한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14년 전 보육원 봉사 활동에서 만난 아기를 입양하며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깨달은 후 ‘건강한입양가족모임’과 ‘전국입양가족연대’에서 활동 중이다. 20년간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퇴직한 후, 지금은 시민단체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의 웰다잉 강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본문 가운데

p.8

우리 사회가 ‘출생’에 방점을 찍고 ‘뿌리’에 집착하는 한 아동복지의 척박한 현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옛말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마치 격언처럼 통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런 말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근본을 모른다는 말로 보육시설과 입양가정의 아이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며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꾸리는 사람들,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 책에 담았다.

 

p.58

시설 자원봉사자나 방문객의 선의에 대한 폄하도 멈춰야 한다. 시설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삶에 관심 갖는 일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 더 많은 이들이 시설에 들러 봉사하고 후원하고 위탁하고 입양해야 한다. 더불어 그간 사회가 외면했던 원가정 지원에 대한 관심도 들불처럼 일어나야 한다. 탈시설이라는 이상을 강조하기 전에 시설아동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하는 방식을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

 

p.75

외부에서 흔히 ‘좋은 일 한다, 열심히 한다’고 찬사를 늘어놓는 것은 오히려 처우 개선을 더 어렵게 만든다. 그룹홈 종사자들이 지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가의 일이다. 그룹홈을 특별대우하라는 것이 아니라, 일한 만큼 호봉을 지급하는 등 상식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종사자들이 덜 소진되면서 안정적으로 아이들과 지낼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p.116

시설과 마찬가지로 위탁제도 또한 영구적인 가정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임시보호를 위한 위탁이 5년, 10년씩 장기화되는 현실을 생각할 때 위탁가정에 아이들이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들의 삶에서 중요한 시기를 맡고 있는 위탁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시급하다. 위기에 처한 아이에게 일정 기간 곁을 내어준 위탁가정의 헌신 덕에 아이들은 평생의 자양분을 얻는다.

 

p.120

나와 얘기를 나눈 뒤 아들은 출판사 편집부에 전화를 걸었다. “제가 국어사전을 보다가 입양이란 말의 뜻을 봤는데요. 설명이 잘못 나온 것 같아서 전화했어요. 남의 아이를 자기 자식으로 삼는 건 입양이 아니라 납치거든요.” 전화를 건네받은 나는 편집자에게 그 정의가 왜 잘못되었는지 얘기했다. 편집자는 혹시 대안이 될 만한 다른 견해가 있는지 물었다. 먼저, 입양은 ‘남의 아이’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산했다고 해서 아이가 자동적으로 소유물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식으로 받아들여 부모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겠다고 할 때 비로소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라고.



차례

 

머리말 

머리 검은 짐승 거두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지만

 

1장 베이비박스의 명암

베이비박스의 명암

베이비박스를 찾는 이들

베이비박스 아기들은 어디로 갈까?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논쟁

 

2장 보육원에서 자라는 아이들

고아원, 보육원

보육원에서 살아간다는 것

보육원 아이들에게 입양이란

‘보육원 폐쇄’를 주장하기 전에

 

3장 가정을 닮은 시설, 그룹홈

왜 그룹홈인가

그룹홈에서 자라는 아이들

원가정 복귀와 아동 최선의 이익

보람만큼 큰 어려움

 

4장 보육시설을 나온 청년들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

보호종료아동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울타리를 만드는 사람들

절실한 대책들, 그러나

 

5장 또 하나의 보금자리, 위탁가정

위탁양육의 유형

위기에 처한 아동을 보듬는 사람들

이별이 예정된 만남이라면

생부모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6장 ‘입양’으로 맺어진 새로운 가족

입양, 새로운 관계 맺음

입양에 관한 우리의 편견

모든 사람은 원리적으로 입양인이다

입양은 원초적 상처가 아니다

 

7장 뿌리 내리는 곳에 내가 존재한다

입양가족 이야기

입양특례법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해외입양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해외입양인들의 목소리를 듣다

뿌리 없는 사람은 없다

 

8장 혈연중심주의 다시 보기

아이에게 ‘엄마’라는 말이 갖는 의미

‘정상가족’ 신화를 넘어

모성 다시 보기

한 아이의 세상이 바뀌면

가족을 만드는 건 함께한 시간이다

 

후주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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