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노력한다고 잘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술을 익힐 때 우리는 흔히 열심히 연습하면 그만큼 능숙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작정 애쓰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습관만 강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이 책은 악기 연주나 노래 부르기, 테니스나 야구처럼 어떤 기술을 배울 때 더 잘 배울 수 있는 길을 일러준다. 이 배움의 기술은 다른 모든 배움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를 자각하고 습관적인 행위에 지배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배움은 실패와 성공, 판단과 평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성공에 대한 집착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오히려 배움을 방해한다. 배운다는 것은 무언가를 잘 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술의 구성요소들을 의식적으로 터득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가 잘 배우기 위해서는 성취나 성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오히려 배움의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건 결과에 목매달지 않고, 성공이나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는 내적인 태도를 기르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배움에 접근할 때 우리는 비로소 배우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가르치는 데에도 이와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
교사는 배우는 사람이 잘 배울 수 있게 가르치는 사람이다
뭔가를 잘한다고 해서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류 선수가 꼭 훌륭한 코치가 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뭔가를 할 수 있게 된 사람은 보통 사람들이 왜 어려움을 겪는지를 잘 모르는 수가 많다. 교사의 역할은 학생이 어떤 지점에 걸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지를 꿰뚫어보고 그것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잘 배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해하지 않은 학습 환경 만들기, 어려운 과제를 단계별로 나눠서 접근하기, 멈춤의 기술 등 실제적인 교수법이 필요하다.
모든 배움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이다
어떤 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다. 어떤 기술을 익힐 때 곧바로 뭔가를 올바로 해내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면서 스스로 탐구하는 가운데 그 기술과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뭔가를 습득하는 과정은 생각과 행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스스로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단순히 어떤 기술에 숙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에 좀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본문 가운데
우리는 누구나 기본적인 기술을 마스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기술을 마스터하지 못한다면
그 때는 학생이 아니라 교육 방식이 문제시되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의 근본에는 여전히 원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교육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_들어가는 이야기 중
어떤 기술을 쉽게 다룰 수 있는 여러 단계로 나눔으로써
우리는 현재 자신의 능력 안에서도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때 우리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진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한 가지 단순한 문제에만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뭔가를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_1장 중
배움의 과정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만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포함하고 있다._2장 중
악기를 배울 때의 목표는 그저 단기간에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 그 악기를 잘 사용할 수 있는 원리를 터득하는 데 있다.
학생에게 이런 원리를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건 부적절한 교육일 뿐이다._3장 중
악기를 연주하거나 운동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어떤 동작을 익히거나
음계를 연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이는 자신의 부적절한 반응과 감정,
태도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의 여러 모습들을 배우는 것이며,
또한 가치와 전통,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는 어떤 기예를
갈고닦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훈련에 적절한 태도를 계발해야 한다. _4장 중
교사는 학생에게 ‘결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실패의 보증수표임을 알려줘야 한다.
학생은 결과가 아니라 그것에 이르는 ‘방법’에 오롯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과정을 신뢰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학생은 무엇을 ‘제대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덜 걱정하게 되고, 성취를 돕는 요소에 더 온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_5장 중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모든 행동이 자기 자신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기억해야 하는 점은
몸에 밴 끈덕진 습관들도 자기 자신의 일부라는 점이다. _6장 중
자세에 주의를 기울이는 소수의 무술가와 음악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취하고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어떤 기술을 숙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특정한 동작들이 아니라
오히려 몸의 움직임을 적절한 방식으로 제어할 줄 아는 것이다. _7장 중
목표는 우리 밖에 있지 않다. 공을 쳐서 홀에 넣는 것이나 음계를 연주하는 것은
사실 전적으로 자기 안의 여러 요소들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목표를 자기 안의 한 요소로 인식할 때 외적인 목표 달성에 대한 걱정은 사라진다.
목표가 외적인 도전 과제가 아닌 내적인 훈련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지성적이지 않은 애씀으로 목표를 성취하려는 열망을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_8장 중
옮긴이의 말 가운데
나는 청소년기에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 탁구를 연습하며 어떻게 하면 실력이 더 늘 수 있나 고민했다. 그래서 자연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탁구를 배우고 있나 살펴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러니를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어떤 사람은 탁구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실력이 쑥쑥 늘었지만, 어떤 사람은 십 년 이상 탁구를 쳤다는데도 여전히 초보자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나는 단순히 탁구를 오래 많이 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력이 늘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력하면 된다’는 구호가 아닌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게 뭔지는 잘 몰랐다.
그 비밀을 찾고 싶어서 다시 사람들과 나 자신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마추어들은 대개 자신을 관찰하고 기본 원리를 이해하면서 기술을 터득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모방하며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기술을 배우면 그것이 나중엔 습관이 되어 자신에게 익숙한 (하지만 대개는 별로 효율적이지 못한) 방식으로만 기술을 구사하게 된다. 그 뒤엔 연습을 한다며 잘못된 방식의 스윙만 반복하게 되고, 이는 몇 년씩 탁구를 쳐도 실력이 제자리를 맴도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주변 사람을 모방하는 것’이나 ‘해내려고 애만 쓰는 것’은 우리를 엇나가게 만들기 쉽기 때문에 이것은 적절한 배움의 방식이 아니었다.
나는 우선 몸과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걸 공을 치는 데 적용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탁구를 배우는 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건 ‘공을 네트 너머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것을 공을 치는 데 적용하는 ‘지성적인 연습’이었다. 이렇게 몇 가지 원리를 이해하고 그 원리를 내면화 했을 때, 나는 제대로 ‘연습’이라는 걸 할 수 있었다. 공을 ‘잘 치는데’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터득해야 할 ‘원리를 유념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적용하니 연습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실력도 더 빠르게 늘었다.
또 나 자신을 관찰하면서 승부나 결과에 집착하는 것, 실수를 했을 때 스스로를 질책하는 것, 이기는 것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 배우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기려는 마음이 처음에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배움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내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시합 중에 공을 세게 넘기려고 하거나 이기고 싶다는 욕망이 자꾸 고개를 들지만 거기에서 주의를 거두고, 내 몸의 균형과 움직임 그리고 준비 상태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결심을 계속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렇게 생각을 전환했을 때 탁구가 더 쉬워졌고, 또 누군가에게 탁구를 더 쉽게 가르칠 수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연습과 경기를 하는 것은 마치 나를 가다듬어가는 수행처럼 느껴졌다. 라켓을 내려놓은 지 꽤 오래되었지만, 그 때 탁구를 치며 발견한 것들은 무엇을 하건 적용할 수 있는 배움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이 책의 저자도 어떤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고수하는 것,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집중하는 습관은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다. 이를테면 탁구를 칠 때는 공을 강하게 치려고만 하거나,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건반을 누르는 데 급급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우리는 어떤 결과를 내는 데 자신의 생각과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망각하고, 애만 쓰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일차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공이나 피아노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안에서 생각과 움직임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기술을 배운다는 건 일차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움직임을 가다듬어간다는 의미이고, 이 때 우리는 어떤 원리에 따라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배움에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기술을 터득할 수 있고, 또 자신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지은이_시어도어 다이먼 Theodore Dimon
인간의 진화와 발달, 심리학, 해부학에 기초해 정신 및 신체 훈련 분야를 연구하는 다이먼연구소Dimon Institute 설립자이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는 법을 배우기』는 몸을 쓰는 기술에서 인간의 정신과 신체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지난 삼십 년간의 연구를 보여주는 책이다. 『Anatomy of Moving Body』 『Your Body, Your Voice』 『The Undivided Self』 같은 책을 썼다. 다이먼 박사의 작업에 대한 소식은 웹사이트 www.dimoninstitute.org를 참고하면 된다.
옮긴이_원성완
몸과 마음을 병들게 만드는 공부가 아니라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배움의 길을 오래 전부터 찾아왔다. 치유와 성장에 관심이 많아 해부학, 진화론, 심리학, 뇌과학, 움직임 둥을 탐구해왔고, 종종 워크숍도 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배움이란 무작정 애쓰는 게 아닌, 의식적인 탈학습un-learn과 재학습re-learn의 과정임을 배웠다. 하루하루 새로운 배움과 발견 속에서 기쁘게 살고자 한다.
차례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_ 배움에 실패하는 까닭
1장_ 배우는 법
1. 배움의 역설
애쓸수록 배움에서는 멀어지고・새로운 배움의 방식 찾기
2. 낡은 관념이 유발하는 문제
배움에 우회적으로 접근하기・과제를 다루기 쉽게 만들기
3. 배우려면, 실험하라
틀릴 수 있는 자유・배움에 실패하기 위한 무의식적 전략들
4. 지성적으로 배운다는 것
과정에 초점 맞추기・멀리 내다보면서 배울 줄 아는 능력
5. 학습 장애와 심리 문제
심리가 아닌 교육 방식의 문제・제대로 해야 한다는 두려움
2장_ 기술의 구성 요소
1. 움직임의 요소
반사운동과 수의적 운동・애씀 없는 행위
2. 심리적 요소
인식・주의・눈과 손의 협응・움직임 자 각 I, II
움직임을 조율하는 생각
3장_ 긴장의 문제
1. 긴장 패턴 이해하기
2. 머리와 몸통의 관계
3. 움직임의 기본 원리
4. 부분적인 기능 이상
5. 이완의 문제
6. 몸과 마음의 이분법
7. 자신을 돌보기
4장_ 긴장과 수행불안
1. 두려움을 낳지 않는 학습 환경 만들기
2. 원리를 고수하고 결과에는 초연하기
3. 주의와 행동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기
5장_ 반응의 역할
1. 행위의 무의식적 요소
2. 생각이 움직임으로
3. 감각-운동 신경회로, 익숙한 습관
4. 익숙한 노력이 아닌, 의식적인 연습
5. 낡은 생각과 습관적인 행동의 결합 깨기
6. 습관적인 ‘반응’에서 의식적인 ‘행동’으로
6장_ 습관의 역할
1. 어설픈 동작이 기술에 미치는 영향
2. 잘한다고 해서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3. 습관이 목표에 이르는 수단이 될 때
4. 과정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목표를 이루기
7장_ 행위 속의 무위
1. 불안해하는 운전 교습생
2. 애쓰는 테니스 교습생
관찰 vs 행하기・원리를 터득하기・움직임의 조절
8장_ 무위의 기술 배우기
1. 노래 부르기와 호흡
2. 피아노 연주와 생각
3. 목표는 자신 안에 있다
후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_ 즐겁게 배우는 법
배우는 법을 배우기
무작정 노력한다고 잘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술을 익힐 때 우리는 흔히 열심히 연습하면 그만큼 능숙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작정 애쓰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습관만 강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이 책은 악기 연주나 노래 부르기, 테니스나 야구처럼 어떤 기술을 배울 때 더 잘 배울 수 있는 길을 일러준다. 이 배움의 기술은 다른 모든 배움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를 자각하고 습관적인 행위에 지배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배움은 실패와 성공, 판단과 평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성공에 대한 집착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오히려 배움을 방해한다. 배운다는 것은 무언가를 잘 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술의 구성요소들을 의식적으로 터득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가 잘 배우기 위해서는 성취나 성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오히려 배움의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건 결과에 목매달지 않고, 성공이나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는 내적인 태도를 기르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배움에 접근할 때 우리는 비로소 배우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가르치는 데에도 이와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
교사는 배우는 사람이 잘 배울 수 있게 가르치는 사람이다
뭔가를 잘한다고 해서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류 선수가 꼭 훌륭한 코치가 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뭔가를 할 수 있게 된 사람은 보통 사람들이 왜 어려움을 겪는지를 잘 모르는 수가 많다. 교사의 역할은 학생이 어떤 지점에 걸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지를 꿰뚫어보고 그것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잘 배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해하지 않은 학습 환경 만들기, 어려운 과제를 단계별로 나눠서 접근하기, 멈춤의 기술 등 실제적인 교수법이 필요하다.
모든 배움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이다
어떤 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다. 어떤 기술을 익힐 때 곧바로 뭔가를 올바로 해내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면서 스스로 탐구하는 가운데 그 기술과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뭔가를 습득하는 과정은 생각과 행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스스로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단순히 어떤 기술에 숙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에 좀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본문 가운데
우리는 누구나 기본적인 기술을 마스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기술을 마스터하지 못한다면
그 때는 학생이 아니라 교육 방식이 문제시되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의 근본에는 여전히 원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교육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_들어가는 이야기 중
어떤 기술을 쉽게 다룰 수 있는 여러 단계로 나눔으로써
우리는 현재 자신의 능력 안에서도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때 우리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진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한 가지 단순한 문제에만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뭔가를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_1장 중
배움의 과정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만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포함하고 있다._2장 중
악기를 배울 때의 목표는 그저 단기간에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 그 악기를 잘 사용할 수 있는 원리를 터득하는 데 있다.
학생에게 이런 원리를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건 부적절한 교육일 뿐이다._3장 중
악기를 연주하거나 운동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어떤 동작을 익히거나
음계를 연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이는 자신의 부적절한 반응과 감정,
태도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의 여러 모습들을 배우는 것이며,
또한 가치와 전통,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는 어떤 기예를
갈고닦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훈련에 적절한 태도를 계발해야 한다. _4장 중
교사는 학생에게 ‘결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실패의 보증수표임을 알려줘야 한다.
학생은 결과가 아니라 그것에 이르는 ‘방법’에 오롯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과정을 신뢰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학생은 무엇을 ‘제대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덜 걱정하게 되고, 성취를 돕는 요소에 더 온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_5장 중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모든 행동이 자기 자신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기억해야 하는 점은
몸에 밴 끈덕진 습관들도 자기 자신의 일부라는 점이다. _6장 중
자세에 주의를 기울이는 소수의 무술가와 음악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취하고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어떤 기술을 숙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특정한 동작들이 아니라
오히려 몸의 움직임을 적절한 방식으로 제어할 줄 아는 것이다. _7장 중
목표는 우리 밖에 있지 않다. 공을 쳐서 홀에 넣는 것이나 음계를 연주하는 것은
사실 전적으로 자기 안의 여러 요소들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목표를 자기 안의 한 요소로 인식할 때 외적인 목표 달성에 대한 걱정은 사라진다.
목표가 외적인 도전 과제가 아닌 내적인 훈련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지성적이지 않은 애씀으로 목표를 성취하려는 열망을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_8장 중
옮긴이의 말 가운데
나는 청소년기에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 탁구를 연습하며 어떻게 하면 실력이 더 늘 수 있나 고민했다. 그래서 자연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탁구를 배우고 있나 살펴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러니를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어떤 사람은 탁구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실력이 쑥쑥 늘었지만, 어떤 사람은 십 년 이상 탁구를 쳤다는데도 여전히 초보자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나는 단순히 탁구를 오래 많이 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력이 늘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력하면 된다’는 구호가 아닌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게 뭔지는 잘 몰랐다.
그 비밀을 찾고 싶어서 다시 사람들과 나 자신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마추어들은 대개 자신을 관찰하고 기본 원리를 이해하면서 기술을 터득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모방하며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기술을 배우면 그것이 나중엔 습관이 되어 자신에게 익숙한 (하지만 대개는 별로 효율적이지 못한) 방식으로만 기술을 구사하게 된다. 그 뒤엔 연습을 한다며 잘못된 방식의 스윙만 반복하게 되고, 이는 몇 년씩 탁구를 쳐도 실력이 제자리를 맴도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주변 사람을 모방하는 것’이나 ‘해내려고 애만 쓰는 것’은 우리를 엇나가게 만들기 쉽기 때문에 이것은 적절한 배움의 방식이 아니었다.
나는 우선 몸과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걸 공을 치는 데 적용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탁구를 배우는 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건 ‘공을 네트 너머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것을 공을 치는 데 적용하는 ‘지성적인 연습’이었다. 이렇게 몇 가지 원리를 이해하고 그 원리를 내면화 했을 때, 나는 제대로 ‘연습’이라는 걸 할 수 있었다. 공을 ‘잘 치는데’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터득해야 할 ‘원리를 유념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적용하니 연습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실력도 더 빠르게 늘었다.
또 나 자신을 관찰하면서 승부나 결과에 집착하는 것, 실수를 했을 때 스스로를 질책하는 것, 이기는 것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 배우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기려는 마음이 처음에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배움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내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시합 중에 공을 세게 넘기려고 하거나 이기고 싶다는 욕망이 자꾸 고개를 들지만 거기에서 주의를 거두고, 내 몸의 균형과 움직임 그리고 준비 상태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결심을 계속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렇게 생각을 전환했을 때 탁구가 더 쉬워졌고, 또 누군가에게 탁구를 더 쉽게 가르칠 수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연습과 경기를 하는 것은 마치 나를 가다듬어가는 수행처럼 느껴졌다. 라켓을 내려놓은 지 꽤 오래되었지만, 그 때 탁구를 치며 발견한 것들은 무엇을 하건 적용할 수 있는 배움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이 책의 저자도 어떤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고수하는 것,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집중하는 습관은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다. 이를테면 탁구를 칠 때는 공을 강하게 치려고만 하거나,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건반을 누르는 데 급급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우리는 어떤 결과를 내는 데 자신의 생각과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망각하고, 애만 쓰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일차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공이나 피아노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안에서 생각과 움직임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기술을 배운다는 건 일차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움직임을 가다듬어간다는 의미이고, 이 때 우리는 어떤 원리에 따라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배움에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기술을 터득할 수 있고, 또 자신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지은이_시어도어 다이먼 Theodore Dimon
인간의 진화와 발달, 심리학, 해부학에 기초해 정신 및 신체 훈련 분야를 연구하는 다이먼연구소Dimon Institute 설립자이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는 법을 배우기』는 몸을 쓰는 기술에서 인간의 정신과 신체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지난 삼십 년간의 연구를 보여주는 책이다. 『Anatomy of Moving Body』 『Your Body, Your Voice』 『The Undivided Self』 같은 책을 썼다. 다이먼 박사의 작업에 대한 소식은 웹사이트 www.dimoninstitute.org를 참고하면 된다.
옮긴이_원성완
몸과 마음을 병들게 만드는 공부가 아니라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배움의 길을 오래 전부터 찾아왔다. 치유와 성장에 관심이 많아 해부학, 진화론, 심리학, 뇌과학, 움직임 둥을 탐구해왔고, 종종 워크숍도 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배움이란 무작정 애쓰는 게 아닌, 의식적인 탈학습un-learn과 재학습re-learn의 과정임을 배웠다. 하루하루 새로운 배움과 발견 속에서 기쁘게 살고자 한다.
차례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_ 배움에 실패하는 까닭
1장_ 배우는 법
1. 배움의 역설
애쓸수록 배움에서는 멀어지고・새로운 배움의 방식 찾기
2. 낡은 관념이 유발하는 문제
배움에 우회적으로 접근하기・과제를 다루기 쉽게 만들기
3. 배우려면, 실험하라
틀릴 수 있는 자유・배움에 실패하기 위한 무의식적 전략들
4. 지성적으로 배운다는 것
과정에 초점 맞추기・멀리 내다보면서 배울 줄 아는 능력
5. 학습 장애와 심리 문제
심리가 아닌 교육 방식의 문제・제대로 해야 한다는 두려움
2장_ 기술의 구성 요소
1. 움직임의 요소
반사운동과 수의적 운동・애씀 없는 행위
2. 심리적 요소
인식・주의・눈과 손의 협응・움직임 자 각 I, II
움직임을 조율하는 생각
3장_ 긴장의 문제
1. 긴장 패턴 이해하기
2. 머리와 몸통의 관계
3. 움직임의 기본 원리
4. 부분적인 기능 이상
5. 이완의 문제
6. 몸과 마음의 이분법
7. 자신을 돌보기
4장_ 긴장과 수행불안
1. 두려움을 낳지 않는 학습 환경 만들기
2. 원리를 고수하고 결과에는 초연하기
3. 주의와 행동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기
5장_ 반응의 역할
1. 행위의 무의식적 요소
2. 생각이 움직임으로
3. 감각-운동 신경회로, 익숙한 습관
4. 익숙한 노력이 아닌, 의식적인 연습
5. 낡은 생각과 습관적인 행동의 결합 깨기
6. 습관적인 ‘반응’에서 의식적인 ‘행동’으로
6장_ 습관의 역할
1. 어설픈 동작이 기술에 미치는 영향
2. 잘한다고 해서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3. 습관이 목표에 이르는 수단이 될 때
4. 과정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목표를 이루기
7장_ 행위 속의 무위
1. 불안해하는 운전 교습생
2. 애쓰는 테니스 교습생
관찰 vs 행하기・원리를 터득하기・움직임의 조절
8장_ 무위의 기술 배우기
1. 노래 부르기와 호흡
2. 피아노 연주와 생각
3. 목표는 자신 안에 있다
후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_ 즐겁게 배우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