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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선집 4] 대안의 길을 찾는 교사들

민들레 선집 4. 대안의 길을 찾는 교사들_교사로 성장한다는 것은

  • 저자 김희동 외
  • 발간일 2020년 3월 15일
  • ISBN  9788988613887
  • 책값 10,000원


책소개


유선생님보다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은 재주가 많습니다. 혼자서 음악도 만들고, 영상도 편집하고, 덕질로 다져진 해박한 지식 덕에 특정 콘텐츠에 대해서도 척척박사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유선생님(유튜브)의 제자들입니다. 잘 가르치는 학원 강사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요. 이런 세상에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교사란 어떤 존재인가를 고민하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교사의 역할을 생각해봅니다. 1부는 교사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2부는 교사로 성장해가는 노하우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 가운데


선생님이 습관적으로 뱉는 말 한 마디에 휘둘려서 네 인생을 스스로 망가뜨리는 건 바보스러운 짓 아니냐”고 얘기한다. 아이들은 그게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아듣는다. 그리고는 내가 먼저 가상의 담임이 되어 최대한 아이를 무시하는 말을 한다. 첫 대면에 거친 말을 해도 아이가 담담하게 “네! 선생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연습을 하게 한다. 그러고 나서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학생이 되고 아이가 담임선생이 되어 나한테 말을 함부로 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처음에 아이는 머뭇거리다가, 교장인 나한테 “야. 인마, 그러면 되냐! 너는 집에서 어떻게 배웠니!” 그렇게 말하면서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웃는다.

담임선생님이 무슨 말을 해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연습을 그렇게 한 다음에 아이를 교실에 들어가게 한다. 자신의 내면을 보게 하는 편지와 5분 정도의 역할 연습만으로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공격성을 행동화하지 않는 기적과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이렇게 자기와의 데이트를 거친 전입생들은 다시 사고를 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 _방승호 <전학 온 아이 꼬리표 떼어주기>


우리는 새로 출발하면서 처음부터 교사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전체로서의 교사회에 주목했다. 교사 개개인이 아이들 혹은 학부모와 낯설게 일대일로 맞닥뜨려서 성공 혹은 실패를 겪는 것이 아니라, 교사회 안에서 협동과 상부상조를 통해서 성공하는 교사가 될 수 있도록 했다. 교사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미숙하고 불안정한 대안학교의 실정을 감안하건대(여전히 대안학교는 아슬아슬해 보인다), 협동하고 상부상조하는 교사회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늘 옆에 있고 함께하는 선생님들과 협동하는 구조와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대안학교에서 실패하는 아이들이 없어야 하듯이, 대안학교에서 실패하는 교사가 없어야 한다. 그럴 때 실패하는 대안학교가 안 생길 것이다. 또는 적어도 줄어들 것이다. 실패하는 교사가 없는 학교, 그 답은 ‘전체로서 하나인, 상호보완적으로 함께 성장하는 교사회’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모든 대안학교는 교사를 키우는 학교가 되었으면 한다. _이철국 <대안학교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고, 실패할까>


제가 보기엔 선배교사들이 상처가 있는 것 같아요. 연차가 있다는 건 그만큼 경험도 많지만 상처도 있다는 건데, 그 상처를 안고 살아요. 아이들이나 부모들에게 받은 상처. 삶을 바쳤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그동안 자신이 희생해왔다는 피해의식, 보상심리나 패배의식도 있는 거 같아요. 그걸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끌고 가니까 기운이 빠지는 거예요. 뭘 새롭게 하려고 해도 두렵고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신입교사들 앞에서 드러내기는 어려운가 봐요. 선배교사들끼리는 모여서 힘든 얘기도 하고 그러는데 깊은 얘기를 할 때 항상 신입교사들은 빠져 있어요.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짐을 내려놓고 같이 들면 되는데, 신입교사 입장에서는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죠.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요. 얘기를 나눠야 도와줄 수 있고 나도 내 어려움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데, 그분들이 다 짊어지고 가려고 하고 자기들끼리만 풀려고 하면 우리가 낄 틈이 없죠. 그만큼 사이는 점점 멀어지는 거예요. (G학교 3년차) _편집실 <대안학교 교사답다는 게 뭐지?>


저자 소개

김희동 _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10년 동안 꽃피는학교 교장으로 있다가 지금은 통전교육연구소를 꾸리면서 공부모임과 청소년 고전학교를 열고 있다.

박상옥 _ 서른여덟에 교직에 몸을 담아, 젊은 날 시작한 교사들보다 빠르게 교직의 생로병사를 겪었다. 대안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방승호 _ 몸을 움직여 마음을 변화시키는 ‘모험놀이’ 상담과 노래를 접목한 ‘카운슬링 콘서트’를 20여 년째 열고 있다. 『기적의 모험놀이』, 『마음의 반창고』 외 여러 책을 썼다.

성태숙 _ 서울 구로동에서 자라 지금도 구로 한가운데서 파랑새공부방을 꾸리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공부방 이야기를 풀어 쓴 『변방의 아이들』을 썼다.

안성균 _ 산돌학교를 거쳐 지금은 산마을고등학교 교장으로 있다.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 대표, 삶을위한교사대학 이사를 맡고 있다.

양영희_ 29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공저 『혁신학교 보내도 될까요?』 『다시 혁신교육을 생각하다』 『교실에서 날아온 별똥별』 같은 책을 썼다.

이부영 _ 34년간의 교직을 그만둔 뒤 이오덕 선생님의 일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가 되는 삶을 실천하며 ‘삼시세끼 일놀이공부 꿈의학교’와 ‘일놀이공부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윤승 _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등학교 교사. 학생들과 반말을 주고받는 교사, 수학 시간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교사로 알려져 있다.

최영환 _ 재미교포 3세로 미국의 공립 대안학교인 메트스쿨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다. 2006년 7월에 열린 서울시대안교육센터 교사 워크숍에서 특강을 했다.

현병호 _ 격월간 『민들레』 발행인. 『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를 썼다.


차례


엮은이의 말 _ 유선생님보다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요?


1부 이 시대의 교사로 산다는 것

흔들리는 교사의 고백 | 박상옥

가르치는 이들의 자리는 어디일까 | 양영희

누구도 삶의 교사이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 앞에서는 | 김희동

전학 온 아이, 꼬리표 떼어주기 | 방승호

자퇴생, 교사가 되다 | 이윤승

공부방 교사로 산다는 것 | 성태숙


2부 교사로 성장한다는 것은

대안학교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고, 실패할까 | 이철국

대안학교 교사답다는 게 뭐지? | 편집실

교사로서 성장한다는 것 | 최영환

중요한 것은 수업기술이 아니라 관계다 | 이부영

선생님은 훌륭하다는 믿음이 배움으로 이끈다 | 현병호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 안성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