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민들레

필요하다면 어디든 갑니다. 찾아가는 연사방!

안녕하세요, 요전에 세월호 10주기 글로 짧게 인사를 드렸던 제천간디학교 재학생 김단오입니다.

저는 지금 간디학교 6학년 1학기 교육과정인 ‘사회체험학습’을 민들레에서 진행 중입니다. 사회체험학습은 학생이 스스로 특정 단체를 찾아, 14주 이상 그 단체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사회에 대한 경험을 쌓는 교육과정입니다. 저는 이 교육 과정을 간디학교가 아닌 다른 대안 교육을 보고 싶어, 민들레로 왔습니다. 앞으로 저의 이야기가 여기 ‘오늘, 민들레’에 매주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오늘 오전의 교육 과정은 연결과 ‘사유의 방’, 줄여서 연사방입니다. 연사방은 공간 민들레의 가장 중요한 교육과정 중 하나인데요. 총 두 교시로 나뉩니다. 오전의 ‘한 주 나눔’과 오후의 ‘주제 학습’. 그중 오늘 글에 담기는 것은 ‘한 주 나눔’입니다. 한 주 나눔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말 동안 지난 한 주 자신이 느낀 배움을 정리해서 구글 공유 드라이브에 작성하고, 월요일 아침까지 서로 공유한 글에 댓글로 피드백이나 질문을 서로에게 달아줍니다. 그 후 월요일 1교시에 그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지난주 자신의 배움을 정리하고 되돌아봅니다. 그리곤 다른 친구들이 느낀 한 주도 보게 되죠. 서로 다른 시선의 배움을 매주 공유하며 사유의 과정을 확장시켜 나갑니다. 또한 서로의 느낀 점과 성찰에 질문과 피드백을 해줍니다. 이 과정에서 각자가 스스로 발견하지 못한 모습이나 성장을 서로 발견해 주기도 하며, 다시 시작되는 한 주에 힘이 될 공감과 응원을 나눕니다.

한 주 나눔은 한마디로, 지난 한 주를 매듭짓고 다시 시작하는 한 주의 시작이 되는 교육 과정 입니다.

이번 주 한 주 나눔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연사방은 두 반으로 나뉘는데, 도영 길잡이가 담당하시는 저희 반의 원년 멤버인 효민이가 3주째 건강 문제로 학교를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런 효민이가 보고 싶었던 저희는 지난주에 다 같이 효민이의 집 앞으로 찾아가 한 주 나눔을 하기로 모의를 마쳤습니다. 그렇게 이번 주 한 주 나눔을 효민이의 집 앞 카페로 가서 효민과 함께했습니다. 오랜만에 효민이를 만난 저희는 이참에 연사방 반 이름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고민과 논의 끝에, 우리 1년 배움에 연사방이 방향을 잡아줄 거라는 의미로 ‘나침반’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렇게 이름을 정하곤, 본격적으로 한 주 나눔을 시작했습니다.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지금, 학생들은 각자의 달라진 삶에 적응하며 분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 스스로와 싸우고, 끊임없이 성찰하는 모습이, 한주 나눔에 고스란히 묻어 나왔습니다. 하지만 각자가 힘든 상황임에도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피드백은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친구의 고민에 도움이 될 질문을 고심해서 던지고 친구의 성장점을 찾아주기도 하며 한 명 한 명 빠짐없이 지난주간을 나눴습니다.

효민이가 함께한 덕분에, 평소보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진지한 고민들이 오고 간 한 주 나눔이었습니다. 민재는 지난 주 사랑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러곤, 사랑의 기본은 믿음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모습을 존중하며 믿어주는 것. 그게 사랑의 바탕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민재의 사랑론에 따른다면, 우리의 이번 한 주 나눔은 사랑 위에서 나눴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