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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대안교육 제도화, 우리의 대안은 무엇인가

민들레
2011-03-30
조회수 15609

대안교육 제도화, 우리의 대안은 무엇인가?

 

❙대안교육연대 제도화 정책연구팀

  

1. 시작하는 말


2009년 11월 「대안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규정」이 개정 ․ 공포되면서 비인가 대안학교의 대안교육 제도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 이전 대안교육 제도화에 대한 비인가 대안학교들의 관심은 극히 적었으며, 학부모들 또한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비인가를 전제로 학교를 설립 ․ 운영하는 대다수 대안학교들이 제도권에 들어갈 수 없는 비현실적 규정과 제도권 진입시 나타날 수 있는 정체성의 혼란, 자율성의 침해 또는 상실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교육 제도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대안학교 설립 ․ 운영에 관한 규정」의 개정에 있었다. 2009년 개정된 「대안학교 설립 ․ 운영에 관한 규정」은 시설, 교과목, 교원 기준 등 비인가 대안학교의 제도권 진입 기준을 대폭 완화하였으나, 개정된 기준 또한 대부분 비인가 대안학교들에게는 현실적 조건과 정서상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대안학교 설립 ․ 운영에 관한 규정」의 개정으로 제도권 진입에 대한 관심보다는 “왜, 비인가 대안학교의 제도권진입 기준을 완화하였나?” “완화된 규정에도 비인가로 남아 있을 경우 정부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안교육 진영의 제도화에 대한 정책적 방안은 무엇인가?”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정부의 비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게 되었다.

대안교육에 대한 제도화는 1998년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특성화학교 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처음 시도 되었다. 이 특성화학교 제도는 정부주도에 의해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 대한 대책과 새로운 학교밖 교육에 대한 체제내 흡수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최초로 대안교육이 사회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의미를 갖고 있다.

두 번째 제도화 시도는 2005년 「초 ․ 중등교육법 60조의3」 신설로 대안학교에 대한 제도권 진입의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후 2007년 「대안학교 설립 ․ 운영에 관한 규정」이 제정 ․ 공포되면서 제도권 진입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었으나, 앞에서 말한 기준의 비현실성과 정체성, 자율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2009년 7월 현재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3개교에 불과하며, 대안학교를 제도권내로 흡수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실패하였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11월 「대안학교 설립 ․ 운영에 관한 규정」이 대안학교의 설립 ․ 인가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 ․ 공포되었는데, 이는 대안학교의 제도권내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마지막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춘진 의원실이 2009년에 「대안교육기관 등의 지원에 관한 법률」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 법률안은 기존의 「초중등교육법 60조3」조항을 폐지하고 ‘대안교육기관 등’을 위한 별도의 법률로 규정하는 새로운 교육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대안교육이 제도화되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대안교육이 국가와 행정관료에 의해 일정부분 통제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제도화는 정부의 통제 아래 정체성의 약화 또는 상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제도권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다양한 교육을 수용할 수 있고, 부모들과 아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학습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춘진 의원실에서 제출한 법률안이 교육의 다양성과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법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안교육을 새로운 교육 영역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된다는 것에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그 동안 진행된 논의들을 참고로 보다 진전된 대안교육의 제도화 방안을 모색하는 구체적인 논의의 시발점을 만들고자 한다. 아무쪼록 풍부한 토론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2. 대안교육 제도화의 필요성

 

대안교육의 제도화는 대안학교들이 제도권내로 들어가 얻을 수 있는 법적지위, 학력인정 등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부의 행정 간섭과 정책적 요구에 의한 정체성 혼란과 자율성의 상실을 우려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특성화학교로 인가를 받아 제도권으로 들어간 학교들이 교육청의 학교운영에 대한 간섭의 심화와 교육과정운영에 대한 통제의 강화로 초기의 설립정신이 약화되어 사립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는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교육의 제도화에 대한 필요성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이종태는 김춘진 의원실에서 주최한 입법 공청회 발제에서 대안교육의 제도화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첫째, 아무리 기존의 교육체제가 문제가 있고 그래서 그 대안을 모색한다고 해도 그것은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교육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든 간에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의 투입을 필요로 한다. 셋째, 이제는 대안교육의 위상을 새롭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할 때가 되었다.“라고 하고 있다.

또한 이혜영은 “대안교육 또는 대안교육기관이 법제화됨은 필연적으로 대안교육 또는 대안교육기관들이 향유하던 자유 ․ 자율권의 일정 부분이 국가의 행정권한에 의해 규율됨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그래도 법제화를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이유는 “첫째 아직까지 대안교육기관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인가 대안학교들의 불안한 법적 지위 때문이다. 둘째, 교육은 다른 어느 사회적 활동보다 많은 인적 ․ 물적 자원의 투입을 요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셋째, 그동안의 노력에 의해 특성화 학교로서 또 각종학교로서 일부 대안교육기관들이 공교육제도에 정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학교들도 국가 ․ 사회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새로운 요구를 기대 받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위에서 대안교육 제도화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두 분의 입장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대안교육이 제도화해야 한다는 이유가 국민들의 학습에 대한 권리의 인정보다는 정부에서 말하는 법적 테두리안에서의 제한적 권리를 인정하고, 현재 비인가 대안학교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필요성을 인정하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대안교육 제도화가 교육의 다양성과 학습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면, 제도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첫째, 우리사회가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교육은 정부주도의 교육만이 인정되는 제도속에서 국민이 주도하는 교육에 대해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대안교육이 정부주도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사회에 자리잡아가는 상황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학습권의 제한에서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습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 국민들의 학습에 대한 권리가 정부의 제한적인 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인류보편의 공공적 가치를 지향하는 교육’이라면 법적 테두리 밖에서 필요에 의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지는 교육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국민이면 누구든 자신의 이념, 가치, 철학 등에 따라 자유롭게 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고, 교육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모든 아이들에게 대안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대안학교의 대부분은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들거나, 새로운 교육내용으로 아이들과 만나고자 하는 교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렇기 때문에 학교운영에 있어서 재정의 대부분은 학부모들에 의해 충당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부모가 재정적 부담능력이 없는 경우 아이들이 대안학교를 선택하고 싶어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차원에서라도 다양한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국가의 재정 지원 근거를 제도적으로 마련함으로서 모든 아이들에게 대안교육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 줘야 한다.

 

 

3. ‘대안학교’ 넘어 ‘대안교육’ 제도화

 

지금까지 대안교육 제도화 관련 논의는 주로 ‘대안학교’를 어떻게 제도화시킬 것인가를 중심으로 되어왔다. 정부는 물론이고 대안교육 진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육부가 중심이 되어 진행시킨 대안교육 제도화는 명백히 ‘학교’에 대한 인정 여부였다. 특성화학교 관련법, 초중등교육법 60조 3이 그렇다.

학교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결국 ‘학교’의 구성요소들을 검증하고 인증하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구성요소에 대한 심의 기준이 좀 낮아질 수는 있지만 구성요소가 달라질 수는 없었다. 시설, 교사자격, 교육과정, 학비 등이 학교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라는 전제를 가지고 접근하였고, 이런 요소들에 대한 점검은 필수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대안교육 진영 안에서의 논의도 이를 어떻게 완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졌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화 논의는 이 전제를 넘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대안학교’가 아닌 ‘대안교육’으로 제도화 논의를 진전시켜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교 설립에 관한 법률 범주가 아닌 범주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이에 대한 구체적 인증시스템을 제안할 때 대안교육의 실천을 제대로 인정하는 실질적인 제도화가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대안교육의 바른 실천과 우리들의 지향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도 ‘대안학교’가 아닌 ‘대안교육’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대안교육운동은 애초부터 학교태만을 전제로 하는 교육운동이 아니었다. 학습자의 특성과 조건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배움의 형태를 찾아가는 것이 대안교육운동의 실천이었고, 이 방향 속에서 여러 다양한 모형들이 나왔다. 홈스쿨링을 포함해 학교태가 아닌 실천들도 다수 있었고, 학교태라 하더라도 기존의 학교와는 규모나 발상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의 실천들이 이어졌다.

이런 다양한 대안교육운동의 모형이나 실천들이 제도화 과정에서 소외되어선 안 된다. 사회적으로 교육이 학교태라는 형태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하고, 학습자의 교육적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화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대안교육 진영 안에서도 공유할 필요가 있겠다.

 

 4. 대안교육 제도화의 방향

 

대안교육의 제도화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다. 헌법 제31조에는 “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교육에 대한 권리를 명시하고 있으며, 교육기본법 제3조에서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학습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세계인권선언 제26조 3항에서는 “부모는 자녀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종류를 선택함에 있어서 우선권을 가진다”라고 교육의 종류를 선택함을 인간으로서의 권리로 인정하고, 교육의 선택을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으로 제한하는 것은 반인권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UN어린이 권리조약 제29조는 “ 우리가 교육을 받는 것은 우리가 가진 사람됨, 재능,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맘껏 개발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교육을 통해 우리는 자유로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이해하고, 깨끗한 환경을 생각하며, 책임질 줄 알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라고 규정하여 자신의 능력 개발을 통해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이는 현재 우리사회의 경쟁을 통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교육과는 다른 교육을 말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대안교육의 제도화는 국제적 합의 사항에 대한 실천과 국내 헌법 및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권리와 학습권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제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5. 대안교육 제도화의 주요 내용

 

1) 대안교육의 성격

 

정부의 대안학교 및 대안교육에 대한 성격규정은 법률에 근거해 살펴볼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60조의3에서 대안학교는 “학업을 중단하거나 개인적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 등 체험위주의 교육, 인성위주의 교육 또는 개인의 소질 ․ 적성 개발위주의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로 규정하고 있다. 김춘진 의원실이 제출한 「대안교육기관 등의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서는 “대안교육이란 학업을 중단하거나 개인적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으려는 학습자에게 현장실습 등 체험 ․ 인성위주나 개인의 소질 ․ 적성 개발을 위주로 하는 교육(제2조1항)”으로 규정하고, “대안교육기관이란 대안교육을 실시하는 기관 중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인가를 받지 않은 기관(제2조2항)”을 말하고 있다.

정부나 김춘진 의원실에서 제출한 법안은 공교육의 보완적 의미에서 대안학교 및 대안교육을 말하는 것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대안교육 관계자들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혜영은 ‘대안’이라는 의미를 “하나는 기존의 것과 다름 그 자체에 초점을 둔 가치중립적인 개념이 ‘대안’이라면, 다른 하나는 특정한 가치의 추구를 전제하는 가치 지향적 개념”이라고 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대안교육이 기존의 것과 다름보다는 생명, 평화, 자유, 공동체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으로서 이에 맞는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2) 학습권의 보장

 

국민들의 학습권에 대한 법적 근거는 교육기본법 제3조(학습권)에서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학습권을 규정하고 있고, 김춘진 의원실이 「대안교육기관 등의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하면서 교육기본법 제3조(학습권)을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본인의 능력, 적성, 소질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개정안을 함께 제출하였다.

현재의 교육기본법에 명시되어 있는 규정보다는 김춘진 의원실이 제출한 개정안이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함으로서 보다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함께 제출한 교육기본법 개정안에서는 “9조의2(대안교육)①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교육을 중단하거나 개인적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으려는 학습자에게 현장실습 등 체험 ․ 인성 위주나 개인의 소질 ․ 적성 개발을 위주로 하는 교육을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 ․ 실시하여야 한다.

②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부모 또는 보호자가 학습자를 학교에 보내지 아니하고 그 부모 또는 보호자가 주체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을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 ․ 실시하여야 한다.”라는 조항을 신설하여 대안교육 및 홈스쿨링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명시하고 있으며, 국가는 대안학교 또는 홈스쿨링에 대한 학습자의 선택에 대해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학습권 보장에 따른 정책적 지원을 실시할 의무를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대안교육 학습자들에 대해 다양한 방식의 교육을 통한 학습의 질 향상을 보장하기 위해 공교육 수준의 재정지원을 정부의 의무로 규정해야 한다. 또한 대안교육기관의 안정적인 공간확보 및 유지, 홈스쿨링 학습자들의 네트웍 구성 및 공동학습을 위한 공간 마련 등 대안교육 학습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공간마련과 운영에 필요한 비용 지원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3) 재정지원의 확보

 

이혜영의 조사에 따르면 “비인가 대안학교의 학부모와 교사들은 학교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로 학부모 47.4%, 교사 43.8%가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로 응답하였고, “51.6%의 학부모들이 수업료가 비싸다”고 응답하여 비인가 대안학교 재정의 대부분을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것에 대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에서는 교육세를 납부하는 국민으로서 비록 제도권 밖의 학교이지만 의무교육인 초․중등교육을 시키면서 교육비를 납부하는 것은 이중으로 교육세를 납부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대안학교 학부모들로 하여금 교육세 반환운동이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비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은 2006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비인가 대안교육기관 재정지원 사업’으로 2008년의 경우 약10억5천만 원, 2009년의 경우 약11억5천만 원을 신청한 비인가 대안학교에 대해 심사를 통하여 지원하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이 지원 사업은 법률적 근거에 의한 지원보다는 교과부의 특별교부금으로 임의적 성격이라 할 수 있다.

김춘진 의원실이 제출한 「대안교육기관 등의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대안교육기관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제17조)”라고 규정하여 대안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부의 재정지원의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대안교육 제도화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근거를 마련해서 부모들의 재정부담 완화와 기관운영에 있어서 재정 안정화를 이루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4) 학력의 인정

 

현 교육제도에서 학력을 인정받는 경우는 제도권 학교(각종학교,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포함)를 졸업한 경우와 검정고시를 통하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 따라서 비인가 대안학교 학생들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은 검정고시를 통하는 경우가 유일한 것이다.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는 부모, 교사, 학생들의 경우 학력인정에 대한 기대보다는 교육과정과 교육내용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공교육에서는 교육과정의 이수만으로 학력을 인정하는 현 제도에서 비인가 대안학교 학생들은 각 학교가 추구하는 바에 따라 교육과정을 이수 하였음에도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불평등성을 지적하고 있다.

학력인정은 대안교육 학습자의 교육과정을 제도적으로 인정할 경우 당연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의 제도권 학교로 인가를 받아 학력을 인정받는 경우나 개별적으로 검정고시를 통하여 인정받는 경우 외에 별도의 대안교육제도화가 이루어질 경우 대안학교 학습자 또는 홈스쿨링 학습자의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의 사례에서 보면 2008년 북한이탈주민의 학력을 인정하는 법안이 마련되어 2009년부터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학력을 인정해 주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의 학력인정 방안을 대안교육 학습자에게도 적용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혜영은 「학력인정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 비인가 대안학교 학습자에 대한 학력인정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학력인정과 관련하여 김춘진 의원실이 제출한 「대안교육기관 등의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서는 “대안교육기관의 장은 해당 학교에 입학하려는 사람에게 졸업자는 「초 ․ 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를 졸업한 자와 같은 학력이 인정되지 아니함을 알려야 한다(제16조)”라고 학력 미인정에 대한 고지를 의무화 하고 있다. 이는 비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은 할 수 있으나 학력인정은 안된다는 것으로 제도권내로 들어오지 않는 한 학력인정은 할 수 없다는 현재의 교육정책에 대한 현실 인식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5) 자율성의 보장

 

비인가 대안학교들이 「대안학교 설립 ․ 운영에 관한 규정」에 의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근거 법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가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시설과 교사기준 및 교사자격 요건, 교과과정 편성 등에 있어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물리적 어려움도 있지만, 특성화 학교의 사례에서 보듯이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순간 법 체제 속에서 정부기관에 의한 각종 행정조치 및 학교운영,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간섭과 통제가 현실화 되어 정체성의 혼란과 자율성에 대한 침해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안학교 관련한 법 어느 곳에도 대안학교의 운영 및 교육과정에 있어서 자율성을 보장하는 조항은 조문화 되어 있지 않기에,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다.

대안교육 제도화에서는 대안교육기관 및 학습자의 교과과정, 시설기준, 교사기준, 학교운영에 관한 행정 등에 대한 자율성을 확보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학교 설립 이념 및 추구하는 가치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 학습에 지장 없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설기준, 정부에서 인정한 자격과 관계없이 학교의 철학, 이념,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교사의 자격기준, 기존 제도권 학교와는 다른 대안교육기관 및 학습자의 특수한 상황에 맞는 학교 및 학습자에 대한 행정정책 등의 내용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대안교육기관 및 학습자의 안전, 위생, 급식, 건강 등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여 학습자가 안전한 시설에서 건강하게 배움을 실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재정운영에 있어서 예․결산 공개, 외부기관에 의한 감사 등 대안교육기관의 재정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자율성의 보장은 정부에서 법적 지위 보장과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원칙에 의해 대안학교들이 자율적 내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외부의 간섭을 배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안교육제도화가 이루어 질 수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대안교육제도화가 이루어지면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는 의미에서, 제도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회적 인정을 통한 대안교육의 지속성을 위해 내부 평가 ․ 체계의 마련은 필요하다.

대안교육관련 내부 평가 ․ 관리 시스템에 관해서는 첫째, 자체적으로 교사양성 및 재교육이 가능한 체계가 있어야 하겠다. 대안교육의 특수성에 맞는 대안교육 교사들을 스스로 양성할 수 있는 교육체계와 기존 대안교육 교사들에 대한 재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하여 교사의 질적 향상을 이루어 갈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만 하겠다.

둘째는 대안교육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대안교육 현장들을 평가 · 인증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겠다. 대안교육 협의체 또는 대안교육 평가기관을 통해 평가기준 마련, 현장 점검, 평가 인증 등을 통해 외부의 간섭 없이 대안교육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셋째, 대안교육 현장들의 지속가능한 재정자립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대안교육이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단기간에 현실화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대안교육 진영은 사회적 공감을 바탕 후원을 포함한 공공적인 재원 만들기를 위해 노력해야하며, 필요하다면 재원 마련을 위한 다양한 수익사업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부적인 자율관리 시스템의 정착은 대안교육기관들의 외부 간섭을 배제한 자율성을 확보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

 

 

6. 맺음말

 

1998년 특성화 학교의 도입으로 시작된 대안교육에 대한 제도화 시도는 2005년 초중등교육법에 각종학교로서 대안학교를 인정하게 되었다. 이후 「대안학교 설립 ․ 운영에 관한 규정」의 제정과 개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의 대안교육에 대한 제도화가 정부 주도로 진행되었다면, 김춘진 의원의 법안은 정부 외의 기관에서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고 추진한 제도화 정책이다. 이는 대안교육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여 우리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을 확보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김춘진 의원실이 제출한 법안이 내용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으나, 기존의 학교교육과 평생교육으로 구분되는 제도권 교육에 대안교육이 새로운 교육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시발점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법안이 제정되어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법적 지위 확보와 재정 및 운영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면, 우리 사회에서 대안교육의 공간은 더욱 확대 될 것이다. 그러나 법적 지위 확보와 지원이 이루어져도 가치추구에 중심을 두고 있는 대안교육 진영의 정체성 ․ 자율성이 침해 받는다면, 단호히 거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김춘진 의원실의 법안제출 등 사회적 변화에 대하여 대안교육 진영의 제도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대안교육의 제도화에 관한 합의된 입장을 정리하여, 대안교육 제도화 관련 논의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대안교육 진영의 교사, 학부모 등의 적극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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