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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대안교육 현장의 교육실천은 마땅히 국가의 지지와 지원을 받아야 한다

민들레
2011-03-30
조회수 11956

대안교육 현장의 교육실천은 마땅히 국가의 지지와 지원을 받아야 한다

 

❙김경옥(2010년 대안교육연대 운영위원장)

    

1. 2006년의 추억 - 어떻게 국가 지원을 받기 시작했나?

 

대안교육에 대한 정부 차원의 호의적 태도는 90년대 중후반부터 두드러졌다. 특히 ‘교실 붕괴, 학교 폭력, 왕따’로 대변되던 학교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간디학교와 영산성지학교의 실천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1998년 특성화학교법이 제정되고, 그에 따른 각종 지원책도 쏟아져 나왔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대안학교로서의 특성화학교가 삼십여 곳으로 늘고, 찾아오는 아이들도 해가 다르게 늘어났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미인가 상태의 대안 초등학교들이 여기저기 생겨나면서 아예 제도권 교육에는 발길도 들이지 않은 아이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언론은 물론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고, 교육부를 비롯한 교육 관련 기관들은 앞다퉈 대안교육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기도 했다.

 

2005년 교육부 주도의 대안교육 활성화 방안이 모색되면서, 교육부 관계자가 미인가 대안교육 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며 대안교육연대로 직접 찾아왔다. 대안교육연대는 대안교육운동에 동의하는 개인이나 미인가 대안교육 현장의 연대체로, 대안‘교육운동’차원에서 정보를 교류하고, 대안교육의 더 나은 실천을 모색하며, 우리 사회에 새로운 교육실천을 확산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중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건강하고 신뢰할 만한 거버넌스 경험을 갖지 못했던 터라 고민도 컸다.

교육부는 대안교육 활성화를 위한 법제화(뒤에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교육법 60조 3’으로 구현되었다)와 동시에 미인가 대안교육 현장에 ‘특별교부금’으로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게다가 그 재정지원 사업을 대안교육연대와 함께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대안교육을 실천하는 활동가들에게는 이런 제안이 흔쾌하지만은 않았다. 교육부의 숨은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구심은 계속 이어져 2009년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표현되기에 이른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 돈이 우리가 낸 세금임에도 떳떳한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은, 건강한 교육을 위한 우리 노력에 대한 정당한 자리매김 속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대책 없이 늘어나는 학교이탈자들에 대한 임시방편의 시혜성 배분이라는 성격과, 우리를 빌미 삼아 공교육 영역에 시장과 경쟁의 개념을 끌어들이려 했던 의도가 있음을 일찍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혹 이 돈을 당근 삼아 우리를 길들이려 한다면 당장에라도 받기를 그만두면 양심에 부끄럽지는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하고 받기는 했는데… ’(대안교육연대 정책위원 일동, 2009년 11월)

 

위와 같은 의구심 내지는 문제의식이 대안교육연대 안에서는 강했고, 운영위원회 안에서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다. 교육부에서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보이는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 대안교육의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고 그 의미가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의견과 그래도 그걸 받았을 때 몇 푼 되지 않는 ‘돈’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고, 또 그 돈이나 혜택을 보고 운동성을 갖지 않은 이들이 대안교육을 사칭하면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대안교육연대 운영위는 적은 ‘돈’이지만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현장이 있고, 이런 지원이 대안교육의 공공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문턱을 낮추는 데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이 재정지원 사업을 수용하여 대안교육연대가 일정 역할을 맡기로 결정했다.

 

 

2. 그리고 2009년의 생생한 기억 - 어떻게 지원되고 있나?

 

2006년도부터 시작된 미인가 대안교육 시설 재정지원 사업은 예산 규모가 조금씩 커져 2009년에는 12억원 가까이 되었다. 현장 지원 금액도 적게는 1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2400만원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지원 현장 수도 총 94개로 2008년에 비해 20여 곳이 늘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대안교육을 바라보는 교육당국의 시각과 심의기준, 심의절차 전반에서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첫째, 대안교육을 바라보는 교육당국의 시각은 탈학교 학생들을 학교 밖에서 돌보는 공교육의 보완재 정도인 듯하다. 그렇기에 미인가 대안교육 현장에 재정지원을 하는 것은 ‘불법 기관’에 전향적으로 시혜를 베푸는 일이 된다.

둘째 심의기준에서도, 공모 공고에 밝혔던 심사기준과는 달리 가장 중요한 심의기준이 ‘복귀 가능성’이었다. 아이들을 학교로 다시 복귀시키거나 대안교육 현장이 인가를 받아 제도 안으로 들어갈 의지가 있는지가 평가의 첫 번째 기준이었다.

셋째 심의과정도 문제다. 16개 시도교육청이 제각각 관할 지역에 있는 대안학교를 심사해 4단계로 등급을 매기고 그 결과를 교육부로 제출토록 했다. 등급 간에는 엄격한 격차를 둬 지원 금액을 달리했다. 또 최종 심의를 맡은 심의위원 수도 줄고, 대안교육에 대한 시각이나 심의기준을 두고도 의견 차가 커 논란을 벌이다가 결국 일부 위원이 퇴장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밝힌 것처럼 처음 이 사업이 실시될 2006년 당시만 해도, 대안교육연대를 비롯한 대안교육 활동가들의 우려와 달리 재정지원을 둘러싼 갈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교육당국도 재정지원을 하면서 별다른 조건을 붙이지 않았고, 대안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서로 큰 차이가 없어 3년 정도 별다른 문제없이 재정지원 사업은 이루어졌다. 그런데 2009년에는 그 지원사업의 내용과 결과가 사뭇 달라 대안교육운동 진영 안에서 해묵은 고민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왜 우리는 돈을 받았을까?’

 

 

3. 그리고 2010년 우리의 요구

- 대안교육 실천은 ‘마땅히’ 국가의 지지와 지원을 받아야 한다

 

올해도 이 사업은 계속될 것이고 성격을 달리해 집행될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지난 4년 동안 이루어진 이 사업의 성격이나 의미를 짚어봤다. 돌아보면 이 사업을 두고 대안교육 진영이 꼭 해야만 했는데 하지 않았던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부가 주체인 이 사업에 임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한 마디로 ‘비판적 지지’였다. 당신들의 입장을 해석하고 짐작하고 정리하긴 했지만, 이 사업의 성격을 견인해내지는 못했다. 지원의 대상이기 이전에 공공적인 교육의 주체로서 지원 사업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정리하고 규명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견인하는 역할을 했어야 마땅하다. 이는 대안교육 진영 스스로 자신의 건강성을 확인하고, 이를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확산시키는 공적인 역할을 다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안교육은 그 자체로 명백히 공공적 교육 실천이다. 단순히 공교육의 보완재나 하위 파트너(그 역할도 물론 중요하다)가 아니라 현 교육제도의 문제를 넘어서려는 대안적 실천이다. 대안교육 현장에서 배우고 익히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은 개인의 출세나 성공을 쫓기보다, 스스로 서고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익혀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교육은 의무라기보다 헌법상으로도 보장된 국민의 권리다. 남들 다 다니는 학교를 안(못) 다닌다고 교육 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국가의 재정지원은 불법단체에 정부가 전향적으로 베푸는 시혜나, 제도권으로 복귀할 의사가 있는 현장 중심으로 베푸는 길들이기 수단이 아니라, 제도 안이든 밖이든 보편적이고 공공적인 가치를 학습하고 실천하는 교육 현장이나 학습자에게 차별 없이 주어져야 마땅하다. 지금 대안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국가를 등지거나 공부를 포기한 사람들이 아니라 지금의 교육 시스템과 잘못된 교육정책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을 따름이다.

 

끝으로 미인가 대안교육 현장에 대한 국가 지원을 당당히 요구하려면 대안교육 현장 스스로 공공적 책무성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왜, 무엇을, 어떻게, 누가’ 이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지 언제나 묻고 답하기를 게을리하지 말기를 우리 스스로에게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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