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풍향계

[vol.05] 7월 교육 뉴스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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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교육부 장관 지명 철회, 새로운 적임자 물색 중  

새 정부의 교육부 장관 인선을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지면서, 7월 20일 이재명 대통령은 이진숙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자녀의 불법 조기유학, 논문 표절 및 연구 윤리 문제,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부처 장관으로서의 역량 부족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며 교사 단체, 교수 단체, 심지어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 줄지어 사퇴를 촉구하는 상황에 대통령이 나서 논란을 종결한 것이다.  

정부는 새로운 적임자를 물색 중이다. 어떤 이가 교육부 장관이 되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현재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공교육의 신뢰 붕괴와 교육 격차의 고착화이다. 사교육 의존과 수도권 중심의 교육 정책, 현장 교사들의 피로와 교권 침해 문제는 공교육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고교학점제나 AI교과서 도입 등은 현장의 준비 부족과 교사 지원 미비로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교육부가 교육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부 장관은 교육에 대한 철학과 장기적 비전을 갖추고, 공교육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학교 현장과 긴밀히 소통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 간 격차와 사교육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천 역량이 중요하다. 동시에 높은 도덕성과 공정성을 갖춘 리더로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교육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훔친 시험지로 전교 1등 하던 학생, 덜미 잡혀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여학생이 2023년부터 시험지를 미리 빼돌려 성적을 조작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학생은 부모와 교사가 학교에 침입해 훔친 시험지를 사전에 입수해 늘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아왔다. 매 시험마다 전교 1등을 차지하며 교내에서 ‘천재’로 불렸던 이 학생은 2023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시험지를 입수하지 못하자 수학에서 40점을 받으며 의아함을 사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기간제로 일하던 교사와 행정실장이 시험지를 빼돌리는 학부모의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밝혀졌다. 이 학생은 퇴학 처분을 받았고 그간의 성적은 0점 처리되었다. 관련된 학부모와 교사들은 구속 송치되었으며,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하지만 단지 ‘처벌’로 이 문제를 덮을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은 시험지 유출이라는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점수 중심 교육과 부모 세대의 과도한 기대, 그리고 공정성이 무너진 구조의 총체적 붕괴를 보여주는 경고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고교학점제 반대하는 학생들의 기자회견 


7월 22일, 부산의 고등학생들이 고교학점제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지에 동의한 14,000여 학생들을 대표해 20명이 참여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들은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가 진로 맞춤형 교육과 과목 선택권 확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지역·학교·가정환경에 따라 선택의 기회가 불균등하게 주어져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수도권과 농어촌, 특목고와 일반고 사이의 자원 차이로 인해 과목 개설 여부와 교사 배정, 진로 상담 등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일부 학생들에게만 유리한 제도로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교사 부족, 성취평가제의 불명확한 기준, 과중한 행정 부담 등으로 인해 교육 현장은 이미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대학입시 제도와 고교학점제 간의 괴리도 문제 삼았다. 학생들은 자율적인 과목 선택보다는 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제도의 취지와 충돌한다는 것이다. 내신 5등급제 도입 등으로 변별력과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학생들은 교육 당국이 충분한 준비 없이 제도를 강행함으로써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부담과 혼란을 떠넘기고 있다며, 고교학점제의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했다.

 

세계로교회, 이승만학교 인가 추진에 ‘부적합’ 판정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세계로교회와 부설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우측 건물). 


부산 세계로교회가 ‘세계로우남기독초중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대안학교 인가를 추진했으나, 지난 7월 2일 부산시교육청 대안학교설립운영위원회 심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학교는 올해 3월 비인가 상태에서 188명의 학생을 입학시켰다. 학교명에 포함된 ‘우남’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다. 손현보 담임목사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가치관을 가르치겠다”며 일명 ‘이승만학교’ 설립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입학식에서 손 목사는 “이승만 대통령은 이순신보다 10배, 50배 위대하다” “김구는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중국 국적을 취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세계로교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반대 집회인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를 주도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과 목적이 학교부적응자나 개별적 특성 교육을 위한 대안학교의 취지에 어긋나며, 정치적·역사적 편향 가능성과 학생 선택권 보장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종교 관련 수업에서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보완 대책과 한 교실당 수용 인원이 28명으로 일반학교와 다를 바 없는 것을 보완 사항으로 지적했다. 학비가 연간 1170만원에 이르는 데다 손현보 목사가 국고 지원으로 대안학교를 운영하겠다고 장담한 바 있어 교회 측은 교육청의 지적 사항을 보완해 다시 인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교육계는 ‘이승만학교’ 설립이 교육의 공공성에 배치된다고 비판하며 이번 심의를 환영하고, 공공교육의 본질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_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