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04] 6월 교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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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YMCA 볍씨학교 학생들이 거리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청소년 모의투표' 투표소를 운영하고 있다.


21대 대선, 투표권 없는 청소년들이 뽑은 대통령은?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

제21대 대선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정책국의 주관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진행된 청소년 모의투표에는 만 17세 이하 17,466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1.64%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19.56%,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18.07%, 권영국 후보는 3.79%를 득표했다.

청소년들의 지역별 투표 결과에서는 대체로 기성 정치 지형과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광주, 전남, 경기, 충청 등 대부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며 고른 지지를 받았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대구, 경북 등 전통적인 보수 지지 지역에서 선전했다. 그러나 투표 최종 결과에선 이준석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앞서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제주에서는 권영국 후보가 28% 특표율로 이재명 후보(44%)의 뒤를 이었다. 

모의투표에 참여한 청소년 1만7천여 명 중 1천6백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한국YMCA전국연맹 김진곤 사무국장이 민들레로 보내온 온라인투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성별에 따른 지지율 차이도 눈에 띄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남학생, 여학생의 고른 지지를 받았고, 이준석 후보는 남학생 지지율(23.2%)이 여학생(20.2%)보다 높았고, 권영국 후보는 여학생 지지율(8.1%)이 남학생(5.4%)보다 높았다.

이번 모의투표는 단순한 선거 체험을 넘어서 청소년들의 실제 정치적 선호와 판단 기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향후 청소년 참정권과 정치교육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청소년들이 뽑은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전국 청소년 모의투표 대표단이 직접 대통령 당선증을 전달하며, 청소년들이 제안한 주요 정책들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시도 및 시군구별로 상세히 정리되어  있는 투표 결과는 www.18vot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박스쿨’ 논란… 학교 돌봄교실에 드리운 극우의 그림자 

최근 ‘리박스쿨(Rebax School)’이라는 보수 단체가 초등학교 돌봄교실 프로그램과 얽힌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리박스쿨은 창의융합 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지향하는 민간교육단체로, 방과후학교와 늘봄학교의 프로그램 강사를 양성하고, 교육 콘텐츠를 공급해왔다. 서울교육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민간 자격증 발급도 병행했으며, 다양한 창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을 딴 리박스쿨 명칭에서 드러나듯이 이 단체의 실제 목적은 정치 선전과 조직적 여론 개입이라는 의혹이 짙다. 그간 ‘자유손가락군대(자손군)’이라는 온라인 여론조작 조직을 운영하면서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는 댓글을 작성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이 단체는 정치 활동에 동원할 인력을 모집하는 수단으로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 발급’을 이용한 것으로도 의심받고 있다. 

서울, 광주 등지에서는 리박스쿨이 발급한 자격증을 보유한 강사가 실제 수업을 진행한 사례가 확인되어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교육부의 전수조사 결과 강사 43명이 전국 57개 초등학교에서 최대 4년간 늘봄학교 수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가운데 32명은 지금도 수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늘봄학교에 앞서 작은도서관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의 돌봄에 침투하려는 시도도 확인되었다. 시사인 취재에 따르면 리박스쿨은 ‘새별작은도서관협회’를 만들어 작은도서관 운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강사 지원을 제공하려는 정황이 드러났다. 

리박스쿨의 활동자금 출처가 어디인지, 글조작 활동과 강사 양성·파견 간에 어떤 연계가 있었는지, 교육부와 서울교대 등 공공기관은 이 단체와의 협약 과정에서 어떤 검증 절차를 거쳤는지 밝혀야 할 의혹이 수없이 남아 있다. 국회는 오는 7월 청문회를 열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비롯, 관계자들을 소환해 사안을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다.

한 대입 컨설팅 업체 A사가 자사 SNS에서 홍보한 리박스쿨의 초중고교 역사 강사 양성 프로그램. A사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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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고교생 3명 사망, 근본적인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지난 6월 21일 새벽, 부산에서 예고 2학년 여학생 세 명이 숨진 채 발견되어 충격을 안기고 있다. 학생들이 남긴 유서에는 특정 인물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학업 부담, 대학 입시와 관련된 고민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성명을 통해 청소년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처한 삶의 조건과 학교, 사회, 국가가 함께 만들어낸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동급생 세 명이 함께 자살한 전례 없는 사건에 대해 아직 정치권에서는 이렇다 할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구체적 사망 원인과 해당 학교 운영을 둘러싼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까닭도 있겠지만 교육 문제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만약 병영에서 현역병 세 명이 함께 자살했어도 이렇게 조용할까.

부산교육청은 해당 학교법인에 대한 특별감사를 시작했다. 6월 24일, 학생들을 지도해온 강사들과 학부모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와 교직원들의 비리 의혹 등을 폭로하기도 했다. 관련 있는 책임자의 처벌과 함께 그동안 풀지 못한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초중고생은 21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8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신건강 문제, 가정 문제, 대인관계 문제, 학업과 진로 문제 등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 복합적인 원인의 뿌리에는 아이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경쟁적 교육환경이 있을 것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더 이상 꽃다운 아이들을 이렇게 잃을 수는 없다.

 

_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