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왕국의 건국신화에 따르면 쑥과 마늘만 먹고 백일 동안 굴속에서 지낸 미련한 곰이 여자가 되어서는 어떤 사내랑 연애를 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커서 연애왕국을 세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연애를 잘 하려면 무엇보다 곰탱이 같은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연애왕국의 일반적인 연애론이다. 연애센터에서는 아이들에게 인내심을 길러주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데, 시험은 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사춘기 예방 백신만으로는 안심이 안 되었는지, 십대 아이들이 다니는 중급 연애센터에서는 수시로 시험을 본다. 시험 강박증은 마치 아이들의 머리에 이식된 마이크로칩처럼 아이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방과후에도 아이들은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작 연애를 할 시간이 없다. 시험공부가 진짜 연애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순진한 아이들은 곰탱이 후손들답게 백일이 아니라 천일 가깝게 햇볕도 제대로 못 보면서 연애능력 평가시험을 준비한다.
시험성적이 연애능력을 증명해준다고 믿는 어른들은 거의 없지만, 고급 연애센터로 진급하기 위해서는 연애능력 평가시험을 잘 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그런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시험이 오히려 연애를 왜곡시킨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몇 해 전 초급 과정에서는 시험을 없앴지만, 중급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초급 과정에서도 또 다시 시험을 보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시험을 보지 않으면 학생들이 연애 실력을 향상시킬 의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제로는 몇 년 뒤에 보게 될 연애능력 평가시험을 대비해서 미리 시험 훈련을 시키자는 의도일 것이다.
연애왕국 사람들은 연애능력 평가시험이 일생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다. 고급 연애센터를 다니지 않으면 연애 상대를 고르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그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드물게 연애 능력이 탁월한 사람 중에는 초급 과정만 마치고도 멋진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외모가 확실하게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나 흉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때문에 연애능력 평가시험은 연애왕국 국가 차원의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하여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이 시험을 둘러싸고 많은 사건들이 벌어진다. 한번은 시험 문제의 정답이 두 개로 판정나는 바람에 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 두번째 데이트 때 남성이 취할 가장 바람직한 행동은?'이라는 문제였는데, 정답은 '손을 잡는다'였다. 그런데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를 답으로 한 아이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결국 법정에서 둘 다 정답으로 인정하는 소동이 일어난 것이다.
최근 연애능력 평가시험 때는 일부 학생들이 휴대폰 문자 서비스를 이용해 컨닝한 것이 들통이 나서 연애왕국이 또 한번 떠들썩했다. 성적에 대한 강박증 때문에 시험 볼 때 컨닝을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는 것은 연애왕국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컨닝 실력이 연애 실력도 키워주는 건지, 연애왕국에서는 사실 컨닝 잘 하는 사람이 연애에서도 성공한다는 풍문이 떠돌고 있다. 컨닝을 잘 하자면 기회포착 능력이나 임기응변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므로 일리가 있다는 것이 연애심리학자들의 통설이다.
연애센터에서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연애를 하는 아이들은 너나 없이 휴대폰의 다양한 기능들을 놀라울 만큼 잘 활용하고 있다. 엄지족으로 불리는 이들은 엄지손가락만으로 1분에 300타가 넘게 자판을 두드린다고 한다. 이렇게 평소에 갈고 닦은 문자 전송 실력이 연애능력 평가시험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된 모양이다. 역시 진짜 연애 실력과 컨닝 실력은 비례하는 것인지 모른다.
연애왕국의 건국신화에 따르면 쑥과 마늘만 먹고 백일 동안 굴속에서 지낸 미련한 곰이 여자가 되어서는 어떤 사내랑 연애를 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커서 연애왕국을 세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연애를 잘 하려면 무엇보다 곰탱이 같은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연애왕국의 일반적인 연애론이다. 연애센터에서는 아이들에게 인내심을 길러주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데, 시험은 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사춘기 예방 백신만으로는 안심이 안 되었는지, 십대 아이들이 다니는 중급 연애센터에서는 수시로 시험을 본다. 시험 강박증은 마치 아이들의 머리에 이식된 마이크로칩처럼 아이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방과후에도 아이들은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작 연애를 할 시간이 없다. 시험공부가 진짜 연애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순진한 아이들은 곰탱이 후손들답게 백일이 아니라 천일 가깝게 햇볕도 제대로 못 보면서 연애능력 평가시험을 준비한다.
시험성적이 연애능력을 증명해준다고 믿는 어른들은 거의 없지만, 고급 연애센터로 진급하기 위해서는 연애능력 평가시험을 잘 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그런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시험이 오히려 연애를 왜곡시킨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몇 해 전 초급 과정에서는 시험을 없앴지만, 중급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초급 과정에서도 또 다시 시험을 보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시험을 보지 않으면 학생들이 연애 실력을 향상시킬 의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제로는 몇 년 뒤에 보게 될 연애능력 평가시험을 대비해서 미리 시험 훈련을 시키자는 의도일 것이다.
연애왕국 사람들은 연애능력 평가시험이 일생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다. 고급 연애센터를 다니지 않으면 연애 상대를 고르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그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드물게 연애 능력이 탁월한 사람 중에는 초급 과정만 마치고도 멋진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외모가 확실하게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나 흉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때문에 연애능력 평가시험은 연애왕국 국가 차원의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하여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이 시험을 둘러싸고 많은 사건들이 벌어진다. 한번은 시험 문제의 정답이 두 개로 판정나는 바람에 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 두번째 데이트 때 남성이 취할 가장 바람직한 행동은?'이라는 문제였는데, 정답은 '손을 잡는다'였다. 그런데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를 답으로 한 아이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결국 법정에서 둘 다 정답으로 인정하는 소동이 일어난 것이다.
최근 연애능력 평가시험 때는 일부 학생들이 휴대폰 문자 서비스를 이용해 컨닝한 것이 들통이 나서 연애왕국이 또 한번 떠들썩했다. 성적에 대한 강박증 때문에 시험 볼 때 컨닝을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는 것은 연애왕국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컨닝 실력이 연애 실력도 키워주는 건지, 연애왕국에서는 사실 컨닝 잘 하는 사람이 연애에서도 성공한다는 풍문이 떠돌고 있다. 컨닝을 잘 하자면 기회포착 능력이나 임기응변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므로 일리가 있다는 것이 연애심리학자들의 통설이다.
연애센터에서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연애를 하는 아이들은 너나 없이 휴대폰의 다양한 기능들을 놀라울 만큼 잘 활용하고 있다. 엄지족으로 불리는 이들은 엄지손가락만으로 1분에 300타가 넘게 자판을 두드린다고 한다. 이렇게 평소에 갈고 닦은 문자 전송 실력이 연애능력 평가시험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된 모양이다. 역시 진짜 연애 실력과 컨닝 실력은 비례하는 것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