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이 온다: 기억을 넘어, 함께 만드는 평화
가을 질문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여행 계획을 세웠다. 10월의 질문여행은, 한 해 농사로 치면 수확을 앞둔 마지막 갈무리 작업 같은 것이다. 내가 배운 게 뭔지를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곳에서 재확인하고, 더 채워야 할 것과 정리해도 될 것을 구분하기도 하는 등 열매를 잘 거두기 위한 채비를 한다.
질문여행은 해마다 우리 교사들을 각성시킨다. 이대로 괜찮을까 염려되다가도 이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그래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 가도 좋겠어! 하고 안심하게 된다. 학교를 넘어 더 넓은 세상에서 사람과 현장을 만나고 온 아이들의 소회와 결심덕분이다. 각자의 경험을 잘 정리하고 해석하는 시간을 이어가면서 또 하나의 여행을 준비했다. 11월 4일에서 5일까지 1박 2일 광주로의 여행이었다. 이 여행은 특별히 일본에서 온 키노쿠니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었다.
민들레와 키노쿠니 학교의 인연은 벌써 20년 가깝다. 일본의 혁신적인 사립학교로 유명한 키노쿠니 학교는 55년 전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30년 전 고등학교까지 설립되면서 초중고 12년의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다. 학습자 주도와 자율 그리고 비경쟁 교육을 꾸준히 실천해, 한국의 교육실천가들에게는 꿈의 학교기도 했다. 특히 프로젝트 활동을 전면화해, 학습자의 감성과 지성 그리고 사회성의 성취를 만들어 내는 교육과정은 민들레 교사연수의 단골 메뉴다. 민들레의 프로젝트 교육활동도 키노쿠니의 것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20여 년 전 설립자 호리 선생님의 책을 민들레 출판사에서 출간하게 된 인연으로 김경옥은 키노쿠니학교로 초대를 받아 학교를 방문하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2025년 11월 1일 키노쿠니 고등학교 학생 23명이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길에 민들레와의 교류를 희망해, <11월 3일 서로의 학교에 대해 공부하기/ 홈스테이 하기/ 1박 2일 광주여행>으로 교류 계획을 세웠고, 그 일환으로 다녀오게 된 여행이다.
11월 4일부터 5일까지 1박 2일의 여행은, 먼저 각자의 언어로 <소년이 온다>를 읽고, 광주를 찾았다. 광주 사람들은 역사와 작별하지 않는 일상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 그래서 과거가 현재를 어떻게 살리고 있는지, 기억의 힘으로 어떤 오늘을 누리고 있는지 배우고 기억하는 일정이었다. 오월 어머니들을 만났고, 망월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도 만났다. 지금을 살고 있는 광주의 청소년도 만났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망월묘역에서의 한 나절이었다. 우리는 모두 <소년이 온다> 책을 손에 들고 묘역 입구에 들어섰다. 민들레와 키노쿠니 학생 두 명이 앞장 서고 나머지 일행은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묘역의 입구 광장을 걸어 들어갔다. 안내에 맞춰 분향을 하고 고개 숙여 묵념을 하고... 그리고 각자의 언어로 소년이 온다의 구절을 낭송하기도 했다. 함께 추모하고 기억하고 기억을 만들어 가는 그 자리도 사람들도 너무 소중했다. 모두 용케 지금의 교육 속에서 살아 남아 이 자리에 이렇게 서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배우고 싶다며, 광주여행을 제안한 키노쿠니 친구들이 새삼 고맙기도 했다.
오늘 광주에서의 이틀이 이들을 어디로 데려갈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역사의 무게와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에 대한 기억은 소중히 가져갈 것을 안다. 그리고 서로에게 배우려는 맘 덕분에 서로의 세상이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도 안다. 그 힘으로 그들은 또 그들의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
소년이 온다: 기억을 넘어, 함께 만드는 평화
가을 질문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여행 계획을 세웠다. 10월의 질문여행은, 한 해 농사로 치면 수확을 앞둔 마지막 갈무리 작업 같은 것이다. 내가 배운 게 뭔지를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곳에서 재확인하고, 더 채워야 할 것과 정리해도 될 것을 구분하기도 하는 등 열매를 잘 거두기 위한 채비를 한다.
질문여행은 해마다 우리 교사들을 각성시킨다. 이대로 괜찮을까 염려되다가도 이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그래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 가도 좋겠어! 하고 안심하게 된다. 학교를 넘어 더 넓은 세상에서 사람과 현장을 만나고 온 아이들의 소회와 결심덕분이다. 각자의 경험을 잘 정리하고 해석하는 시간을 이어가면서 또 하나의 여행을 준비했다. 11월 4일에서 5일까지 1박 2일 광주로의 여행이었다. 이 여행은 특별히 일본에서 온 키노쿠니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었다.
민들레와 키노쿠니 학교의 인연은 벌써 20년 가깝다. 일본의 혁신적인 사립학교로 유명한 키노쿠니 학교는 55년 전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30년 전 고등학교까지 설립되면서 초중고 12년의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다. 학습자 주도와 자율 그리고 비경쟁 교육을 꾸준히 실천해, 한국의 교육실천가들에게는 꿈의 학교기도 했다. 특히 프로젝트 활동을 전면화해, 학습자의 감성과 지성 그리고 사회성의 성취를 만들어 내는 교육과정은 민들레 교사연수의 단골 메뉴다. 민들레의 프로젝트 교육활동도 키노쿠니의 것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20여 년 전 설립자 호리 선생님의 책을 민들레 출판사에서 출간하게 된 인연으로 김경옥은 키노쿠니학교로 초대를 받아 학교를 방문하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2025년 11월 1일 키노쿠니 고등학교 학생 23명이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길에 민들레와의 교류를 희망해, <11월 3일 서로의 학교에 대해 공부하기/ 홈스테이 하기/ 1박 2일 광주여행>으로 교류 계획을 세웠고, 그 일환으로 다녀오게 된 여행이다.
11월 4일부터 5일까지 1박 2일의 여행은, 먼저 각자의 언어로 <소년이 온다>를 읽고, 광주를 찾았다. 광주 사람들은 역사와 작별하지 않는 일상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 그래서 과거가 현재를 어떻게 살리고 있는지, 기억의 힘으로 어떤 오늘을 누리고 있는지 배우고 기억하는 일정이었다. 오월 어머니들을 만났고, 망월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도 만났다. 지금을 살고 있는 광주의 청소년도 만났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망월묘역에서의 한 나절이었다. 우리는 모두 <소년이 온다> 책을 손에 들고 묘역 입구에 들어섰다. 민들레와 키노쿠니 학생 두 명이 앞장 서고 나머지 일행은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묘역의 입구 광장을 걸어 들어갔다. 안내에 맞춰 분향을 하고 고개 숙여 묵념을 하고... 그리고 각자의 언어로 소년이 온다의 구절을 낭송하기도 했다. 함께 추모하고 기억하고 기억을 만들어 가는 그 자리도 사람들도 너무 소중했다. 모두 용케 지금의 교육 속에서 살아 남아 이 자리에 이렇게 서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배우고 싶다며, 광주여행을 제안한 키노쿠니 친구들이 새삼 고맙기도 했다.
오늘 광주에서의 이틀이 이들을 어디로 데려갈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역사의 무게와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에 대한 기억은 소중히 가져갈 것을 안다. 그리고 서로에게 배우려는 맘 덕분에 서로의 세상이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도 안다. 그 힘으로 그들은 또 그들의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