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 (19세, 민들레 5년차)
맨 처음 어떤 계기로 민들레라는 곳을 접하게 되셨어요?
크게 문제의식이 있었다기보다 일반 학교의 강압적인 태도 같은 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학교를 잘 안 나갔고 또 학교에서 하지 말라는 행동도 계속하다 보니까 결국에 유급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어요. 유급하기 싫어서 학교를 그냥 나왔고, 갈 곳이 어디 있을까 찾아보다가 삼촌의 권유로 오게 됐어요.
민들레의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처음에 왔을 때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다가와서 이름을 물어보고 말을 걸어줬어요. 첫날에 제가 잠깐 있다 가는 건데도 먼저 다가와주는 그런 행동이 저한테는 새롭게 와닿았고요. 또 일반 학교는 보통 학생들이 한 공간에 다 몰려있고, 선생님이 감시하면서 공부를 하는데 민들레는 다 흩어져서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있던 분위기라 신기했어요.
지금은 민재가 그렇게 새로운 사람을 환영해주는 역할을 하고 계신데요. 민들레에서 보낸 첫 해는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첫 해는 민들레에 대한 이해가 아예 없었고, 그냥 그 자유로움을 즐기면서 다녔던 것 같아요. 학기 중에 여행도 가고, 수업하다가 같이 나가서 동네 산책도 하고 그랬거든요. 재미있게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걸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지금 민재는 글도 열심히 쓰시고 수업도 열심히 참여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글쓰기나 공부를 그렇게 잘하거나 열심히 했던 건 아니었는데 계속하다 보니까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조금씩 늘기도 했어요. “글을 잘 썼다” “좋은 생각이다” 같은 칭찬들이 저한테는 크게 와닿았고 그런 칭찬받는 재미가 좋아서 계속 쓰게 된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걸 글로 더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민들레 수업 중에 가장 기억에 남거나 도움이 됐던 수업은 뭔가요?
작년에 <세상 읽기>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문학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탐구하는 수업이었어요. 문학과 제가 전혀 연결이 안 될 줄 알았는데 글을 쓰면서 정말 제 모습이 보이는 게 재미있었어요. 또 <시민학>이라는 수업에서 ‘시민성이란 무엇일까’ 하는 주제와 관련해서 방대하고 어려운 질문들을 가지고 계속 얘기하다 보니까 내 삶과 맞닿아 있는 것도 많았고요. 내가 몰랐던 걸 알게 되면서 재미를 많이 느꼈어요.
오랫동안 민들레를 다니면서 스스로 어떤 변화나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느끼시나요?
매년마다 새로운 배움이나 성장이 있었는데 제일 큰 건 제가 저 스스로를 판단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어떤 부분에서는 할 수 있는데 못한다고 자기합리화를 할 때도 많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저를 부풀리기도 했거든요. 근데 민들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러기 위해서 어떤 공부나 어떤 활동을 해야 되는지 이런 걸 좀 더 제대로 진찰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게 저한테는 제일 큰 배움이었어요.
민들레의 특징 중 하나가 학년이 없고 다양한 나이의 학생들이 같이 어울려서 수업을 듣는 것인데요. 이런 관계 안에서도 느끼는 게 많았을 것 같아요.
막내였을 때는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던 것 같은데 올해 맏형이 되면서 상대방에게 어떤 것이 필요할까를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단순히 어울리는 것에서 나아가서 것보다는 어떤 것들이 저 사람한테 남을까, 어떤 것들이 저 사람한테 더 좋은 말일까 같은 것들을 고민하고 있더라고요.
혹시 민들레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있다면 민들레를 어떻게 소개해주고 싶으세요?
민들레에 관심 있다는 건 좋은 일인 것 같은데, 저는 그만큼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것들도 많으니까 감수할 수 있느냐를 먼저 물어보고 싶어요. 저는 제가 단기간에 이렇게 성장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동안 제가 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들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과제나 활동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 같은. 물론 혼자서 온전히 100퍼센트 책임지라는 얘기는 아니지만요. ‘민들레가 좋은 곳이지만 가벼운 곳은 아니다’라는 생각 때문에 저는 어렵게 느껴지거든요. ‘여기 와서도 네가 포기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요. 저는 그것만 할 수 있다면 민들레에 오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러면 민재는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어려움을 지나오셨는지 궁금해요.
어려움은 지금도 계속 생기지만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저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해결해 나가고 있어요. 제가 아까 100% 책임지는 건 아니라고 말했던 것처럼, 민들레에 저보다 뭔가를 잘 알고 있는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이 언제든 뒤에 있는 거니까 ‘망했다’ 했을 때 온전히 저 혼자 책임을 지지는 않거든요. 공간민들레는 교육 공간, 그러니까 실패해도 되고 좌절해도 되는 공간이라고 저는 알고 있어요. 그래서 깨져도 아예 다 깨지는 게 아니라 부분적인 깨짐이고, 다른 사람들이 그걸 이해해주니까 다시 또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굳이 안 해도 되는데 제가 하겠다고 해서 자료 조사하고 발표하고… 더 많이 깨져보려고 해요.

오랜 기간 민들레에 있으면서 느낀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민들레 특성상 1년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별을 많이 했거든요. 그게 저한테는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더 많은 생각이랑 더 많은 얘기를 나눴으면 어땠을까 같은 생각도 많이 들고요. 근데 새로운 친구들이 올 때마다 다양한 것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기도 해요. 많은 사람들을 떠나 보내고 만나면서 오묘한 감정이 드네요.
이제 민재에게도 민들레와 이별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어떠신가요?
익숙한 공간, 그리고 제가 인정받는 공간에 있다가 세상에 나가면 다시 쌓아야 되는 것들 투성이잖아요. 내가 이렇게 익숙한 공간을 나갔는데 다른 공간에서도 내가 ‘나의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기대가 같이 있어요.
앞으로 민재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세요?
정확한 계획이 있지는 않은데 8월에 검정고시를 다시 한 번 볼 것 같고, 지금 영상 편집 학원을 다니면서 취업도 준비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그냥…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어떤 사람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민들레는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존재하면 좋을까요?
민들레는 앞에 ‘교육 공간’이라는 말이 붙잖아요. 그 말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교육 공간’이라는 말에서 안심하게 되거든요. 쌤들이랑 얘기하면서도 “여기는 ‘교육 공간’이기 때문에 어떤 거든 해볼 수 있고 그리고 그걸 우리가 도와줄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런 공간으로 계속 남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무엇이든 계속 배울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는 공간. 그걸 혼자 힘으로 하는게 아니라 모두가 진심으로 애를 써서 같이 해주는 그런 공간. 그런 공간으로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민들레는 민들레만의 일을 다 하고 있는 거 아닐까 해요.
김민재 (19세, 민들레 5년차)
맨 처음 어떤 계기로 민들레라는 곳을 접하게 되셨어요?
크게 문제의식이 있었다기보다 일반 학교의 강압적인 태도 같은 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학교를 잘 안 나갔고 또 학교에서 하지 말라는 행동도 계속하다 보니까 결국에 유급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어요. 유급하기 싫어서 학교를 그냥 나왔고, 갈 곳이 어디 있을까 찾아보다가 삼촌의 권유로 오게 됐어요.
민들레의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처음에 왔을 때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다가와서 이름을 물어보고 말을 걸어줬어요. 첫날에 제가 잠깐 있다 가는 건데도 먼저 다가와주는 그런 행동이 저한테는 새롭게 와닿았고요. 또 일반 학교는 보통 학생들이 한 공간에 다 몰려있고, 선생님이 감시하면서 공부를 하는데 민들레는 다 흩어져서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있던 분위기라 신기했어요.
지금은 민재가 그렇게 새로운 사람을 환영해주는 역할을 하고 계신데요. 민들레에서 보낸 첫 해는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첫 해는 민들레에 대한 이해가 아예 없었고, 그냥 그 자유로움을 즐기면서 다녔던 것 같아요. 학기 중에 여행도 가고, 수업하다가 같이 나가서 동네 산책도 하고 그랬거든요. 재미있게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걸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글쓰기나 공부를 그렇게 잘하거나 열심히 했던 건 아니었는데 계속하다 보니까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조금씩 늘기도 했어요. “글을 잘 썼다” “좋은 생각이다” 같은 칭찬들이 저한테는 크게 와닿았고 그런 칭찬받는 재미가 좋아서 계속 쓰게 된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걸 글로 더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민들레 수업 중에 가장 기억에 남거나 도움이 됐던 수업은 뭔가요?
작년에 <세상 읽기>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문학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탐구하는 수업이었어요. 문학과 제가 전혀 연결이 안 될 줄 알았는데 글을 쓰면서 정말 제 모습이 보이는 게 재미있었어요. 또 <시민학>이라는 수업에서 ‘시민성이란 무엇일까’ 하는 주제와 관련해서 방대하고 어려운 질문들을 가지고 계속 얘기하다 보니까 내 삶과 맞닿아 있는 것도 많았고요. 내가 몰랐던 걸 알게 되면서 재미를 많이 느꼈어요.
오랫동안 민들레를 다니면서 스스로 어떤 변화나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느끼시나요?
매년마다 새로운 배움이나 성장이 있었는데 제일 큰 건 제가 저 스스로를 판단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어떤 부분에서는 할 수 있는데 못한다고 자기합리화를 할 때도 많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저를 부풀리기도 했거든요. 근데 민들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러기 위해서 어떤 공부나 어떤 활동을 해야 되는지 이런 걸 좀 더 제대로 진찰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게 저한테는 제일 큰 배움이었어요.
민들레의 특징 중 하나가 학년이 없고 다양한 나이의 학생들이 같이 어울려서 수업을 듣는 것인데요. 이런 관계 안에서도 느끼는 게 많았을 것 같아요.
막내였을 때는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던 것 같은데 올해 맏형이 되면서 상대방에게 어떤 것이 필요할까를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단순히 어울리는 것에서 나아가서 것보다는 어떤 것들이 저 사람한테 남을까, 어떤 것들이 저 사람한테 더 좋은 말일까 같은 것들을 고민하고 있더라고요.
혹시 민들레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있다면 민들레를 어떻게 소개해주고 싶으세요?
민들레에 관심 있다는 건 좋은 일인 것 같은데, 저는 그만큼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것들도 많으니까 감수할 수 있느냐를 먼저 물어보고 싶어요. 저는 제가 단기간에 이렇게 성장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동안 제가 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들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과제나 활동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 같은. 물론 혼자서 온전히 100퍼센트 책임지라는 얘기는 아니지만요. ‘민들레가 좋은 곳이지만 가벼운 곳은 아니다’라는 생각 때문에 저는 어렵게 느껴지거든요. ‘여기 와서도 네가 포기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요. 저는 그것만 할 수 있다면 민들레에 오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러면 민재는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어려움을 지나오셨는지 궁금해요.
어려움은 지금도 계속 생기지만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저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해결해 나가고 있어요. 제가 아까 100% 책임지는 건 아니라고 말했던 것처럼, 민들레에 저보다 뭔가를 잘 알고 있는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이 언제든 뒤에 있는 거니까 ‘망했다’ 했을 때 온전히 저 혼자 책임을 지지는 않거든요. 공간민들레는 교육 공간, 그러니까 실패해도 되고 좌절해도 되는 공간이라고 저는 알고 있어요. 그래서 깨져도 아예 다 깨지는 게 아니라 부분적인 깨짐이고, 다른 사람들이 그걸 이해해주니까 다시 또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굳이 안 해도 되는데 제가 하겠다고 해서 자료 조사하고 발표하고… 더 많이 깨져보려고 해요.
오랜 기간 민들레에 있으면서 느낀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민들레 특성상 1년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별을 많이 했거든요. 그게 저한테는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더 많은 생각이랑 더 많은 얘기를 나눴으면 어땠을까 같은 생각도 많이 들고요. 근데 새로운 친구들이 올 때마다 다양한 것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기도 해요. 많은 사람들을 떠나 보내고 만나면서 오묘한 감정이 드네요.
이제 민재에게도 민들레와 이별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어떠신가요?
익숙한 공간, 그리고 제가 인정받는 공간에 있다가 세상에 나가면 다시 쌓아야 되는 것들 투성이잖아요. 내가 이렇게 익숙한 공간을 나갔는데 다른 공간에서도 내가 ‘나의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기대가 같이 있어요.
앞으로 민재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세요?
정확한 계획이 있지는 않은데 8월에 검정고시를 다시 한 번 볼 것 같고, 지금 영상 편집 학원을 다니면서 취업도 준비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그냥…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어떤 사람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민들레는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존재하면 좋을까요?
민들레는 앞에 ‘교육 공간’이라는 말이 붙잖아요. 그 말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교육 공간’이라는 말에서 안심하게 되거든요. 쌤들이랑 얘기하면서도 “여기는 ‘교육 공간’이기 때문에 어떤 거든 해볼 수 있고 그리고 그걸 우리가 도와줄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런 공간으로 계속 남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무엇이든 계속 배울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는 공간. 그걸 혼자 힘으로 하는게 아니라 모두가 진심으로 애를 써서 같이 해주는 그런 공간. 그런 공간으로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민들레는 민들레만의 일을 다 하고 있는 거 아닐까 해요.